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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부터 2011년 <오마이뉴스> 지역투어 '시민기자 1박2일'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투어에서는 기존 '찾아가는 편집국' '기사 합평회' 등에 더해 '시민-상근 공동 지역뉴스 파노라마' 기획도 펼쳐집니다. 맛집, 관광지 등은 물론이고 '핫 이슈'까지 시민기자와 상근기자가 지역의 희로애락을 낱낱이 보여드립니다. 7월 지역투어 두 번째 행선지는 대구경북과 울산입니다. [편집자말]
대구광역시의 수성구 파동과 달성군 가창면 용계동을 잇는 작은 다리(용계교)에서 출발하여 신천의 상류를 거슬러 올라가면,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얕고 맑은 물가가 여기저기 있다. 대표적인 곳은 용계다리 아래위, 냉천동 건너편, 가창초교 아래 등으로, 아이들과 놀기에 아주 적당하다.
 대구광역시의 수성구 파동과 달성군 가창면 용계동을 잇는 작은 다리(용계교)에서 출발하여 신천의 상류를 거슬러 올라가면,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얕고 맑은 물가가 여기저기 있다. 대표적인 곳은 용계다리 아래위, 냉천동 건너편, 가창초교 아래 등으로, 아이들과 놀기에 아주 적당하다.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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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면 피서를 떠난다. 도시의 더위[暑]를 피(避)해 어디론가 가는 것이다. 도시는 숨이 턱턱 막히는, 더워서 그만 피해버리고 싶은 곳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디로 가나? 출발지는 도시의 아파트와 아스팔트 차로이고, 목적지는 물과 산이 고이 남아 있는 자연의 속살이다.

콘크리트와 자동차로 대변되는 도시의 이미지는 답답하고 무겁다. 그러나 사람이 살지 않는 곳, 또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와는 반대되는 '천연의 공간' 자연에는 그런 것들이 없다. '고향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은 그런 곳을 그리워한다. 사람도 본래는 자연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대구 '시내'에서 피서를 갈 만한 천혜의 자연공간은 어디일까. 무엇보다도, 자가용을 몰지 않고도 갈 수 있는 곳이라야 한다. 그래야 '대구'라고 말할 수 있고, 자연을 찾아가는 본래적 의미의 피서여행이 된다. <논어>에 '지자요수 인자요산(知者樂水 仁者樂山 :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너그러운 자는 산을 좋아한다)'이라고 했는데, 비록 걷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산 좋고 물 맑은' 곳을 찾아가는 길에 자가용까지 동원해서야 되겠는가.

[하나] 풍덩 뛰어들어 물장구 칠 수 있는 신천이 최고


또 하나,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피서여행이라면 당연히 물이 있어야 한다. 대구의 '물'이라면 낙동강, 금호강, 신천이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낙동강에 들어가서 놀아라'고 할 수는 없다. 낙동강은, 물놀이를 하기에는 강폭이 너무 넓고 수심이 지나치게 깊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구광역시 행정구역 중에는 달성군 화원읍 일부만 간신히 지나갈 뿐더러, 지금은 불도저까지 왕왕 달려대고 있으니 '대구 시내'의 피서지로는 완벽하게 부적격이다.

수성구 상동과 달성군 가창면 용계동을 잇는 용계다리 아래에는, 6월인데도, 물놀이가 한창이다.
 수성구 상동과 달성군 가창면 용계동을 잇는 용계다리 아래에는, 6월인데도, 물놀이가 한창이다.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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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금호강은 동구 반야월에서 동촌유원지, 북구 검단동, 달성군 하빈면과 강창을 두루 흐르니 이야말로 '대구의 강'이다. 하지만 몸을 담그기에는 깨끗하지 못하고, 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한 지점도 없다. 낙동강과 마찬가지로, 강바닥을 뒤엎은 중장비들이 요란하게 오가고 있는 실정이니 더 말할 것도 없다.

신천이 남았다. 신천은 시내를 관통한다. 그런 까닭에, 걸어서 찾을 수도 있고 웬만한 곳에서는 지하철과 시내버스로 금세 당도할 수 있다. 또, 멀리 팔조령과 헐티재에서부터 금호강에 이르기까지 신천 유역을 타고 골짜기가 터져 있는 덕분에 아무리 무더운 때에도 이곳 천변에는 서늘한 바람이 그치지 않고 불어온다. 신천변 잔디밭이 밤이면 야간 피서를 나온 시민들로 가득차는 것은 당연지사라는 말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상동교와 동신교 사이의 신천 일원에서 물장구를 치고 놀 수는 없다. 아이들과 함께 더 상류로 올라가 보자. 시내버스를 타고 가서 가창면 소재지인 용계동에 내렸으면 용계교 아래로 가고, 냉천동이나 대일리에 내렸으면 도로 건너편에 곧장 펼쳐져 있는 넓은 개울로 가자. 물이 깊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넓어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고 작은 풍선보트를 타기에 적당하다.

게다가 아직은 수성구의 상동과 파동, 달성군의 가창면에 거주하는 시민들 정도에게만 알려져 있기 때문에 혼잡하지도 않으니 금상첨화다. 시내버스로 갈 수 있고, 가까우면서도 물놀이 하기에 충분하니 이만 하면 대구 '시내'에 있는 수준급 가족 피서지라 추천해도 괜찮을 것이다.

신천 상류(가창면) 피서의 '플러스 알파'

녹동서원.
 녹동서원.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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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아이들이 조금 더 커서 단순한 물놀이를 넘어서는 피서여행도 괜찮다면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녹동서원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 왜군 선봉장으로 쳐들어 왔다가 곧 귀화하여 전쟁터에서 이름을 떨친 김충선 장군을 기리는 서원이다. 우리나라 서원 중 가장 특이한 내력을 가진 곳인데다, 기존의 충절관 말고도 근래에 한일우호관도 갖추었으니 역사여행지로는 어느 곳에 견주어도 결코 손색이 없다.
녹동서원은 가창면 우록동에 있다. 시내버스 종점 직전에 하차하면 된다. 버스를 타고 있으면 저절로 서원 앞에서 내리게 된다.

실제로 가창면 신천 상류에서 즐기는 물놀이와, 우록동 녹동서원 답사를 하나의 여정으로 묶으려면 먼저 서원부터 가야 한다. 물놀이를 하고 지친 몸으로 서원에 가기보다는, 아침에 서원을 보고 햇살이 뜨거운 한낮에 물속에 들어앉아 있는 게 낫기 때문이다.

녹동서원에서 한참 더 안으로 들어가면 남지장사에 닿지만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피서여행 때는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버스 종점에서 오르막을 한 시간씩이나 걸어야 하는 데다, 그 길에는 나무그늘도 없다.

[둘] 앞산을 우습게 보지 말라, 특히 고산골은!

신천의 풍경. 멀리 보이는 산이 앞산이다. 사진에서 물이 끝나는 듯이 보이는 지점이 상동교인데, 그 다리 뒤쪽에 녹색빛을 띤 볼록한 봉우리가 옛날의 용두산성 흔적이고, 그 봉우리의 오른쪽으로 난 계곡이 고산골이다.
 신천의 풍경. 멀리 보이는 산이 앞산이다. 사진에서 물이 끝나는 듯이 보이는 지점이 상동교인데, 그 다리 뒤쪽에 녹색빛을 띤 볼록한 봉우리가 옛날의 용두산성 흔적이고, 그 봉우리의 오른쪽으로 난 계곡이 고산골이다.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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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에 앞산 안지랑골에 놀러 간 아낙네는 세 번 물벼락을 맞는다고 했다. 계곡에 철철 넘쳐흐르는 물에 흠뻑 젖고, 잦은 비에 또 젖고, 그 정취에 빠져 오래도록 놀다가 늦게 귀가한 탓에 남편에게 호통을 맞아 눈물에 또 젖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과거에는 앞산 일대도 대단한 계곡수가 넘쳐났던 곳이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 현상 탓인지 신천도 물이 줄었고, 앞산 계곡들도 예전같이 시원한 물줄기를 보여주지 못한다. 그렇게 시원했다는 안지랑골 계곡수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아직도 대구 시민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골짜기가 있으니 바로 고산골이다.

고산골은 흔히 심신수련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계곡 중턱에 유격장이 설치되어 있는 데서 연유한 속칭이다. 그러나 고산골의 진정한 자랑거리는 등산로 왼쪽 골짜기를 따라 끊이지 않고 흘러내리는 시원한 계곡물이다. 다만 사람들이 아직 그 진면목을 잘 알지 못할 뿐이다. 골짜기와 등산로 사이를 나무들이 가로막고 있는 탓에 곳곳에서 물보라를 일으키는 작은 폭포들과 계곡수가 눈에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들머리에 공룡 발자국도 있고, 차고 맑은 계곡물이 왕년의 명성에 걸맞게 철철 흘러내리며, 시내버스로 한걸음에 닿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산골은 분명히 대구 시민들에게 멋진 피서지이다. 한걸음에 내달려 시원한 고산골 계곡수에 발을 한번 담가보시라.

앞산 고산골 피서의 '플러스 알파'

고산골 입구.
 고산골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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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골 입구에는 식당가가 형성되어 있다. 식당가가 끝나는 지점부터 물이 시원하게 흐르는 고산골 계곡 첫머리가 시작된다. 공룡 발자국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공룡 발자국을 찾기는 생각보다 쉽다. 길에 안내판이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공룡 발자국은 고산골로 올라가는 산길과 불교 노인 요양원 사이의 물가 바위에 있다.
공룡 발자국보다 약간 상류에는 건열 화석과 연흔 화석도 있다. (오른쪽 사진의 하단에 건열 화석이 보인다. 바위에 드러나 있는 흰 선들이 바로 건열 화석이다.) 옛날에 바다나 호숫가였던 곳에 남아 있는 건열 화석(물기가 없어지면서 돌이나 흙 위에 희끗희끗하게 생긴 다각형의 무늬)과 연흔 화석(물결 무늬), 그리고 공룡 발자국이 고산골 여기저기에서 발견되는 것은 대구가 아득한 옛날에는 지금처럼 땅이 아니었고 거대한 호수였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증거물들이다.

"지구 마지막 빙하기 이전에 어마어마한 공룡들이 뛰어놀던 이곳 고산골을 오늘은 우리가 피서를 왔구나!" 이렇게 말하면 아이들이 신기해 할 것이다.

피서는 산과 물을 찾아가는 일이다. 대구 '시내'의 물은 신천에 있고, 산은 고산골에 있다. 다만 물 중에서 바다는 '대구의 피서지'라 할 수 없으니 논외로 쳐야겠다.

앞산의 고산골은 앞에서 말했고, 대구의 산지(山地) 중 피서지로 추천할 만한 곳을 더 거론해 보자. 물론 깊은 계곡이 있어 맑고 서늘한 물이 콸콸 흐르는 산이라야 한다. 그냥 등산로와 나무만 있어서는 아이들을 만족시킬 수가 없다.

대구의 산은 앞산, 팔공산, 비슬산이다. 팔공산의 어느 곳이 최고의 물을 자랑하는 곳일까? 일반적 관점에서 말한다면 공산폭포를 자랑하는 치산계곡이라 할 것이다. 집채같이 넓은 바위들 위를 미끄러지듯 솟구치듯 시원하게 넘쳐 흐르는 푸른 물줄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혹서에 시달린 도시인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팔공산 폭포골을 걸어 바른재에 도착하면 시원한 그늘들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팔공산 폭포골을 걸어 바른재에 도착하면 시원한 그늘들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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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이 치산계곡이 아이들 놀이터로는 결코 평화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무릇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뒤따른다는 금언처럼, 치산계곡은 설악산 귀면계곡을 연상시킬 만큼 멋진 풍광을 자랑하지만 아이 어른 가릴 것 없이 모두 '목숨'을 걸고서야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지형과 물살이 위험하다.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라는 말이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절경이다. 게다가, 치산계곡은 팔공산 내에 있기는 하지만 행정구역상 대구 '시내'가 아니니 지금 이 글에서 거론하기에는 적절한 대상도 되지 못한다. 물론 대구 시내에서 그리로 가는 시내버스는 없으며, 자가용을 몰고 팔공산을 우회하여 최소한 한 시간을 달려가야 닿는 먼 곳에 있다.

[셋] 팔공산 폭포골, 그 이름이 헛되지 않도다

시내버스를 타고 동화사에 내리자. 새로 생긴 거대 출입구로 가지 말고 왕년에 드나들던 옛문으로 들어가자. 이 길이 좋다. 들머리에 국가 지정 보물인 마애불상이 미소를 머금은 채 사람을 기다리는 것만 해도 새로 생긴 거대 출입문의 상업성과는 단적으로 대비가 된다. 심지대사가 정을 들고 직접 새겼다는 불상과 잠깐 눈을 마주친 다음, 오랜 세월의 풍상에 시달려 빛깔이 바랜 봉황문 아래를 지나 사찰 경내로 오르라.

새로 생긴 거대 출입구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이 길에는 마애불상과 봉황문만이 아니라 푸른 빛깔이 퐁퐁 틔는 산골 물소리가 연신 사람의 마음을 울려준다. 길도 울창한 고목들 아래로 나 있어 줄곧 그늘이다.

곧 삼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왼쪽 길로 오르면 동화사 일원을 관광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은 그냥 오른쪽으로 접어드시라. 동화사의 문화재들은 하산하는 길에 시원하게 즐기고, 햇살이 뜨거운 지금은 팔공산의 유명한 골짜기 중 한 곳인 폭포골로 들어가자.

흔히 '길은 물을 따라 흐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계곡이 유명하다고 해서 어떤 산을 찾아가보면 길과 물이 서로 떨어져 있고, 물이 보여도 절벽 아래에 있어 내려갈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저 '화중지병'만 잔뜩 보며 입맛이나 다시다가 하산해야 하는 꼴이 허다하다.

그러나 이곳 폭포골은 다르다. 말 그대로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작은 폭포들을 곳곳에 거느린 계곡은 맑고 찬 냇물을 쏟아 줄기차게 청정음을 토해내면서도 줄곧 길을 따라 이어진다.

팔공산 폭포골 일부
 팔공산 폭포골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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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년 전까지만 해도 폭포골 일대는 대구 시민들의 사랑을 집중적으로 받던 휴양지였다. 아직 자가용이 일반화되기 이전이었던 그 무렵, 시민들은 시내버스를 타고 이곳을 찾았다. 폭포골에는 서민이 이용하기에 적합한 작은 주점과 간이식당들이 즐비했다. 시민들은 폭포수가 쏟아지는 소리를 들으며 이곳에서 피로와 더위를 이겨냈던 것이다.

1992년 통일대불이 조성되면서 이곳의 술집 등은 철거되었다. 그러나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는 시조의 예언처럼, 한잔 마시러 찾아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어졌지만 산과 물은 그대로 남아있어 폭포골은 오히려 더 아름다워졌다. 시끄러운 사람 소리들은 사라졌고, 이름 그대로 작은 폭포들이 줄지어 쏟아내는 시원한 물소리와 짙은 녹음이 만들어내는 서늘한 그늘 들은 이곳 폭포골의 원시 상태를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화사로 들어온 사람들은 무턱대고 통일대불 쪽으로 몰려간다. 동화사로 오지 않은 이들은 인근의 갓바위로 운집한다. 물론 종교적 행동이다. 그 결과, 폭포골 물은 한없이 맑아졌고, 나무 그늘은 더욱 시원해졌으며, 산소는 넘쳐흐른다. 폭포골이 과거 한때 유원지가 될 만큼 각광받던 장소라는 사실을 애당초 알지 못하는 이들도 많고, 알았던 이들도 잊어버린 덕분에 이곳은 천연의 본 모습을 재현하게 된 것이다.

폭포골의 장점은 또 있다. 걸어서 바른재나 신녕재에 이를 때까지 땡볕에 노출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오솔길 같은 등산로는 줄곧 나무 그늘 속에 묻혀 있다. 티없이 여려 보이는 풀들과 무공해 산흙들은 사람들을 위해 곳곳에 편편한 자리까지 만들고 있다.

아무데나 그늘 아래에 앉아 푸른 물소리를 들으며 쉬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는, 부지런히 길을 걸어 하늘까지 나아가려던 등산객이 문득 '등산은 왜 하나' 싶은 마음에 겨워 털썩 주저앉고 마는 곳, 그곳이 바로 폭포골인 것이다.

동화사 폭포골 피서의 '플러스 알파'

동화사가 임진왜란 당시 영남 지역 승병 사령부였다는 사실을 증언하는 현판 아래 유리에 대웅전이 비쳐 있다.
 동화사가 임진왜란 당시 영남 지역 승병 사령부였다는 사실을 증언하는 현판 아래 유리에 대웅전이 비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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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는 대구를 대표하는 고찰이다. 동화사에는 국가 지정 보물들이 다수 보관되어 있어 역사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봉황문 옆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 좌상, 금당암의 3층석탑, 금당암 입구에 있는 동화사 당간지주와 석조부도, 비로암의 3층석탑과 비로자나불좌상 등 신라때 보물이 대부분이다. 그 외에도 조사전의 사명당대장 진영, 동화사 대웅전과 극락전, 염불암의 마애여래좌상과 마애보살좌상 및 청석탑 등은 꼭 보아야 할 문화유산이다. (단, 금당암의 3층석탑은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 안에 있으니 보기를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992년에 완성된 통일대불('남북통일발원약사여래석조대불'의 약칭)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구경거리이다. 이 대불은 높이가 30m나 되는 세계 최대의 석불이다. 좌대의 높이만도 13m이고, 둘레가 16.5m에 이르는데, 전북 익산에서 출토되는 황동석 5천여 톤을 들여 만들었다. 예술적 가치가 없고, 본디 미륵불을 섬기는 도량이었던 동화사의 성격에 맞지 않게 약사불로 조성되었으며, 지나치게 크다는 점 때문에 비판도 받고 있지만, 어쨌든 그 '크다'는 사실에 힘입어 무수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동화사 대웅전과 비로암 사이에 등산로가 있다. 이 길을 오르면 염불암을 거쳐 동봉에 닿는다. 동봉에서 서쪽으로 잠시 더 걸어 최고봉인 비로봉과 그 너머 서봉에 갈 수도 있고, 동쪽으로 종주로를 걸어 갓바위로 갈 수도 있다. 동화사- 염불암- 동봉의 이 길은 팔공산 등산로의 '대표 선수'이다.

달성군 가창면 신천 상류, 앞산 고산골 계곡, 팔공산 폭포골, 이 세 곳을 대구시민들에게 소개했다. 한 곳씩 다 가본다면 올여름은 시원하게 보낼 수 있다. 모두 맑은 물과 시원한 그늘이 있으며, 크게 번잡하지 않다. 특히 시내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그래서 더욱 아이들과 함께 찾을 만한 가족 피서여행지이다. 또, 교육적 의미가 있는 답사지까지 갖추고 있으니 더 바랄 것도 없을 듯하다.


태그:#지역투어, #폭포골, #대구신천, #고산골, #동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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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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