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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5월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예비역장성 초청 국방개혁 설명회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이 인사말하고 있다.
 5월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예비역장성 초청 국방개혁 설명회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이 인사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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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종종 상반된 입장을 가진 두 집단이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경우를 보곤 합니다. 이번에는 MB 정부가 '연내 입법화, 내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1~2030'(아래 개편안)을 바라보는 예비역 단체들과 시민사회의 우려가 그러합니다.

안보 전문가를 자처하는 전통적 보수집단인 예비역 장성들은 그동안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나 햇볕정책으로 상징되는 대북정책에서 시민사회 목소리와는 정반대 입장에 서 있었습니다. 때문에 시민사회와 예비역 장성들의 일치된 지적은 다소 낯선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각론으로 들어가면 양 집단의 우려와 걱정이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번 국방개혁안이 추진되는 과정과 그것이 구현하고자 하는 군 구조에 대해서는 이들의 우려가 일치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편안은 지난 1990년 이른바 '8·18 군제개편' 이후 처음으로 군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총 73개 과제를 담고 있는 개편안의 주요 골자를 살펴보면 ▲ 오는 2015년까지 대장직 1개를 포함 30여 개의 장성직위 폐지 ▲ 현재 444명인 장성의 수를 2020년까지 380여명으로 축소 ▲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 ▲ 육·해·공군 참모총장을 합참의장의 작전지휘 계선 안에 포함시키는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 등입니다.

이 중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은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 문제입니다. 현재 군 지휘체계는 국방장관으로부터 군령권(군사력을 운용하는 용병(用兵) 기능)을 부여받은 합참의장과 군정권(군사력을 건설·유지·관리하는 양병(養兵)기능)을 부여받은 각군 참모총장이 작전 지원을 협의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개편안에서는 합참의장이 합동참모본부(아래 합참) 직할의 합동부대를 지휘하는 것은 물론 각군 참모총장과 관할 부대에 대해 작전지휘까지 하게 되어 있습니다.

합참의장에게 있는 군령권과 각군 참모총장에게 있는 군정권을 통합해 군을 일사불란한 단일 지휘체계로 재편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는 작전지휘계선에서 벗어나 있던 각군 참모총장이 합참의장의 지휘를 받아 예하부대를 작전 지휘하게 되며, 각군 본부(육·해·공군본부)와 작전사령부(육군1·3군사령부, 해군작전사령부, 공군작전사령부, 해병대사령부)는 2014년 말까지 통합됩니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관료화·행정화된 군을 전투형 조직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군 총장이 군정권과 군령권을 함께 갖게 돼 오히려 권한이 더 커지고 각군의 전문성을 더 잘 발휘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 또한 적지 않습니다. 효율성만 극대화한 나머지 육군 출신 합참의장 한 사람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된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각군의 전문성과 자율성이 심각하게 저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해·공군 예비역 장성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과도한 권한집중은 오히려 효율성 저해

또 과도한 권한 집중은 그 자체로 개편안이 내세우고 있는 상부지휘구조 슬림화를 요원케 하고 효율성도 오히려 저해시킨다는 것이 이들의 우려입니다. 현재도 한국군 합참의장은 전시작전 지휘권, 지휘관 임명동의권, 운영통제권 등 강력한 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 많은 권한을 준다는 것은 오히려 업무 부담을 과중하게 맡겨서 효율성과 집중력을 떨어뜨릴 것이란 지적입니다.

국방부는 합참의장의 늘어난 권한만큼 이를 보좌할 합참차장을 현재의 1인(중장)에서 3인(대장, 중장)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그동안은 군정권만 행사하다가 합참의장의 명령계선 안으로 들어간 각군 참모총장 밑의 참모차장들도 1인에서 2인(작전지휘본부장, 작전지원본부장)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합참의장-각군 작전사령관-군단장·함대사령관·전투사령관으로 이어지던 기존의 지휘라인에서, 신설되는 합참1차장과 각군 참모총장 밑의 1차장이 지휘라인에 들어오게 되어 지휘계통이 현행 3단계->5단계로 복잡해져 작전수행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예비역들의 우려입니다.

또 합참의장으로의 과도한 권한 집중은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문민통제란 군사보다 정치 우위의 원칙을 규정한 것으로, 무력수단을 독점하고 있는 "군은 반드시 문민에 의한 정치권력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말합니다. 정치권력을 국민이 선택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지탱하는 핵심 원칙 중 하나입니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이 국방장관을 통해 군 통수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역이 아닌 민간인을 국방장관에 임명토록 하고 있는 것도 현역군인 1인에게 과도한 군권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하기 위한 장치죠. 물론 국방부에서는 '문민통제 위협 운운은 과도한 우려'라는 반응이지만 예비역 장성들은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선희 카이스트 교수(예비역 공군 준장)는 "한국에서는 지금 군의 최고사령관인 대통령의 국방에 대한 모든 권한을 현역군인 1인에게 부여해 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교수는 또 "(개편안에 대해) 국방부는 향후 순수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의 출현에 대비해서 장관을 더 잘 보좌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오히려 군 내부 사정에 어두운 민간 출신 장관을 무력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더 크다"고 지적했죠.

김성만 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예비역 해군 중장)도 "(개편안에 따르면) 합참의장은 3인의 합참차장 보좌를 받아 각 군 총장을 지휘함에 따라 무소불위의 군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견제와 균형의 민주주의 원리, 국방에서도 구현되어야

 이명박 대통령이 5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아덴만 여명작전 유공자 환영식에 참석하면서 최영함 대원들의 함성에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김관진 국방장관, 이 대통령, 한민구 합참의장, 유낙준 해병대 사령관.
 이명박 대통령이 5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아덴만 여명작전 유공자 환영식에 참석하면서 최영함 대원들의 함성에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김관진 국방장관, 이 대통령, 한민구 합참의장, 유낙준 해병대 사령관.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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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0년간 두 번의 군사 쿠데타를 경험했던 한국에서 개편안을 바라보는 시민사회의 반응은 예비역 장성들의 시각보다 더 싸늘합니다. 국방개혁은 문민통제 확립과 강화라는 대전제 아래 저비용·고효율의 군대를 만드는데 그 목적이 있는데,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개편안은 문민통제 확립, 군 구조 슬림화, 지휘계선 단축, 합동성 강화 등 그 어떤 과제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고영대 평화통일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이명박 정부의 국방개혁안은 역대 정부의 국방개혁안이 공통으로 추구해왔던 개혁 과제를 완전히 일탈한, 한 마디로 말해 국방개혁에 역주행하는 안"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물론 청와대와 국방부 입장에서는 예비역 해·공군 장성들과 시민사회의 비판에 대해 '해보지도 않고 부정적 측면만 극대화한다'는 불만입니다.

지난 20일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수주대토'(守株待兎)란 고사성어를 꺼내놓았습니다. 같은 날 일간지에 실린 '상부지휘구조개편안'에 대한 예비역 해·공군 단체들의 반대 광고에 대한 유감을 표시한 것이죠. 김 대변인은 "'수주대토'는 지나간 행운을 못 잊어서 새롭게 변화하는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옛날 방식으로만 대처하던 농부의 어리석음을 비유한 말"이라며 "이미 지나간 시절을 운운하며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조직과 사람을 비유하는 내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예비역들을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그토록 중요한 문제라면 오히려 충분히 시간을 갖고 각계의 여론 수렴을 거쳐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는 여론을 겸허하게 수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시민사회는 물론 예비역들조차 대통령 임기 1년 반을 남겨놓고 일사천리식으로 진행되는 개편안에 대해 "군 내부의 의견 수렴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죠.

그 어떤 개혁이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개혁반대 세력으로 몰아붙이고, "국방개혁을 방해할 때는 별들도 옷을 벗겨 버릴 것"이란 강압적 태도로는 국민들은 커녕 군 내부의 동의도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민주주의에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는 인간에 대한 신뢰보다는 불신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잘 할 수 있으니 믿고 맡겨 달라'가 아니라 '누구든지 실수할 수 있으니, 그 가능성을 줄여보자'는 것이 어쩌면 이번 국방개혁안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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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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