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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자료사진)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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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국민참여당(이하 참여당) 대표가 "정책에 대해 마치 종교를 바꾸듯이 에이(A)에서 비(B)로 변화했음을 말로 밝히라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헌법이 왜 양심의 자유를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진보진영이 참여당의 통합 진보정당 합류 제안에 내걸었던 전제조건 '조직적 성찰'에 대한 답변이다. 진보진영은 한미 FTA, 비정규직법, 이라크 파병 등 참여정부 당시 진보정당과 궤를 달리했던 신자유주의 정책들에 대한 성찰을 참여당에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유시민 참여당 대표는 10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진보진영의) 그런 요구도 통합의 소망에 대한 표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그 소망을 실현하는데 유효한 방법은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진보통합과 새로운 정당을 논하는 마당인 만큼, 과거에 있었던 이견 해소나 정책적·이념적 거리의 축소를 다룰 때는 매우 품격 있고, 각 주체들의 존엄, 인격적·정치적 존엄을 존중하는 가운데 노력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유 대표는 이어 "우리가 하려는 것은 마음의 통합이지, 정치인이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그러는 정치공학적인 것은 아니다"며 "사람은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존재이고 이는 직업 정치인뿐만 아니라 일반 유권자 평당원들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진보진영의 요구를 참여당 전체에 대한 '사상 전향 강요'로 읽은 셈이다. 진보진영 내부에서 참여당의 합류 움직임에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유 대표의 의견에 대한 적지 않은 격론이 예상된다. 

"개방형통상국가는 객관적 현실"... 한미 FTA 유보 

그는 한미 FTA, 비정규직 등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특히 유 대표는 진보양당 모두 반대하고 있는 한미 FTA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유 대표는 한미 FTA와 관련, "표면상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참여정부 당시 보건분야 주무장관으로서 반드시 지켜야했던 점을 다 없애버리고 개인 유시민으로서 입장을 요구하면 말을 할 수 없는 것이다"며 "당시 제가 했던 말이나 선택을 다 분리해서 평가하는 것은 매우 난폭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개방형 통상국가'인 한국 상황에서 진보진영의 주장처럼 이미 현실이 된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부정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유 대표는 "한국을 개방형통상국가라고 말한 것은 객관적 현실을 서술한 것"이라며 "진보진영 입장에서 개방형 통상국가가 된 현실을 직시하고 제대로 그 문제를 다룬다면 그렇게 적대적으로 입장이 나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본다"고 말했다. 또 "그런 문제에 대해 이성적 대화로 거리를 좁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공공분야의 비정규직 사용·파견 및 사내 하청 금지 등 매우 과감한 해법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 주어진 세계경제 환경 및 대외 여건 ▲ 노동시장 문제를 바라보는 이론적 프레임 ▲ 보수담론의 생산력 및 유통능력 등이 있었다"며 "참여정부 때 개선을 못한 것은 역량과 용기의 문제였지 이념적 편향의 문제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진보진영이 '진보'라는 가치를 이념적·이론적 틀로 묶어두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정당이 참여당을 위해 문호를 활짝 열어달라는 주문이었다.

유 대표는 "경계를 넓히려고 막 부딪혀 가면서 경계선 근처를 왔다갔다 하는 게 바람직한 현실에서의 진보정치"라며 "현실 정치와 정치인은 아주 작은 진전 하나, 구체적인 변화를 일궈내기 위해 사람들과 섞여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당에 대한 진보정당 내부의 반발에 대해서는 "양당(민노당·진보신당)의 내부 의사 결정 과정에 부담을 드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진보는 품이 넓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세습 논란, 연대협력하는 정치세력 간에 던져서는 안 될 질문 형식"

유 대표는 진보진영 통합 논의과정에서 뜨거운 쟁점이었던 북한의 3대 세습 문제에 대해서도 "적어도 연대협력하는 정치세력 간에는 던져서는 안 될 질문의 형식"이라며 민주노동당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정당들이 이 문제를 다룰 때는 국가운영과 관련해 다뤄야 한다"며 "(북한의 3대 세습을)좋아할 대한민국 국민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나, 그런 마땅한 문제를 '너 좋아, 싫어' 공개적으로 말하라는 것은 수준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시기 진보진영에 필요한 합리적 대북정책, 남북관계에 대한 기본 정책,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는 정책이 무엇이냐를 논의해야 한다"며 "너무나 명백한 문제를 가지고 왜 경쟁적 관계에 있거나 갈등 관계에 있는 다른 정치세력에 대해 정서적 굴욕을 강요하는 식의 질문을 던지냐"고 반문했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와 대담집 저술 등으로 제기됐던 '밀월 관계' 논란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대담한 것을 책으로 묶는 작업이기 때문에 너무 큰 의미를 둘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 대표 역시 이날 새벽 트위터를 통해 '밀월 관계' 언론 보도 내용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정치분석기사를 믿지 말아야겠다, 넘겨짚기에서 시작해 갈등 생기라고 부채질"이라며 "나는 이해관계로 움직이는 사람도 뒷골방에서 은밀히 움직이는 사람도 아니다"고 밝혔다.


태그:#유시민, #진보대통합,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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