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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현대기아차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 들어가 있다. 내부는 하이브리드 전용 2.0 누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30Kw짜리 전기모터,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 등으로 채워졌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현대기아차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 들어가 있다. 내부는 하이브리드 전용 2.0 누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30Kw짜리 전기모터,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 등으로 채워졌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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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이브리드차가 많이 나오던데 탈 만하냐?"

얼마 전 대학친구인 정아무개가 물었다. 그는 결혼 12년 차에 중견기업 차장이다. 10여 년 가까이 타고 다니던 소형차에서 갈아타 볼 참이다. 초등학생인 아들이 텔레비전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 광고를 보고 "'한번 타보자'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당초 기존 가솔린 중형차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들의 강압(?)적인 권유로, 인터넷 등을 찾아보기 시작했다는 것. 그리곤 기자에게 물었다. "넌 타봤으니, 어땠느냐"고.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핵심은 '친환경'과 '높은 연료효율(연비)'다.  기름을 적게 쓰면서, 가솔린차가 내뿜는 해로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일본 토요타 자동차는 이미 35년 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해왔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은 모델과 차를 내다 팔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10여종이 넘는 하이브리드차를 내놓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달부터 선보인 K5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과거보다 분명 나아졌다. 토요타식 하이브리드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기술을 통해 성능을 개선시킨 점이 눈에 띈다.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을 얹어 놓은 것이나, 30Kw짜리 전기모터, 6단 자동변속기,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 등이다.

연비 1리터당 21킬로미터의 함정... 23.1㎞/ℓ vs 10.4㎞/ℓ

결국 하이브리드의 높은 연비를 유지하려면, 자신의 운전습관을 제대로 봐야한다. 그리고, 바꿔야 한다.
 결국 하이브리드의 높은 연비를 유지하려면, 자신의 운전습관을 제대로 봐야한다. 그리고, 바꿔야 한다.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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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와 쏘나타는 서로 디자인만 다를 뿐, 같은 하이브리드시스템을 갖고 있다. TV 광고처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이유는, 엔진 시동을 걸 때나 낮은 속도로 움직일 때 전기모터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고속구간에서 일정한 속도로 갈 때도 모터가 움직이기도 한다. 이는 현대기아차만의 기술이다.

회사 쪽에서 내놓은 공식 연비는 1리터당 21.0킬로미터. 지난달 경기도 일산과 강원도 속초 등지의 국도와 고속도로 등에서 직접 타 봤다. 자유로에서 탔던 K5의 경우는 23.1킬로미터, 강원도 국도에서 쏘나타의 연비는 22.9킬로미터였다. 공인 연비보다 높았다. 함께 행사에 왔던 일부 기자들은 이보다 더 높은 경우도 있었다.

물론 그만큼 고통 아닌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5월 중순 때 이른 여름 날씨에 에어컨은 켜지도 않았다. 창문도 닫았다. 속도 역시 철저히 50~60km/h의 정속으로 움직였다. 급가속이나 급정지 역시 하지 않았다. 옆자리에 있던 동료기자의 얼굴이 약간 일그러진다. 

K5 하이브리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같은 엔진과 미션 등 시스템이 똑같은 쌍둥이 차다. 디자인도 기존 가솔린 K5를 거의 그대로 썼다.
 K5 하이브리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같은 엔진과 미션 등 시스템이 똑같은 쌍둥이 차다. 디자인도 기존 가솔린 K5를 거의 그대로 썼다.
ⓒ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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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일반적인 운전습관대로 움직였다. 에어컨도 켰다. 고속도로 구간에선 가속능력도 테스트했다. 계기판의 속도계는 어느새 180km/h를 가리킨다. 가솔린차처럼 치고 나가는 맛은 떨어졌지만, 가속감은 좋아졌다. 하지만 평균연비는 크게 낮았다. K5는 12.2㎞/ℓ
, 쏘나타는 10.4㎞/ℓ였다. 차이가 너무 났다.

민병순 현대기아차 연구개발팀장은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운전습관에 따라 연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가속페달을 자주 밟거나 급가속 등을 하면, 전기모터가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하이브리드의 높은 연비를 유지하려면, 자신의 운전습관을 제대로 봐야한다. 그리고, 바꿔야 한다. 물론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한 사람이 마치 스포츠카를 몰듯이 운전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긴 하다.

정말 경제적일까... 3년 후면 본전 뽑는다고?

또 하나 현대기아차가 내세운 것은 경제성이다. 원래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가솔린차보다 비싸다. 아무래도 전기모터에 배터리까지 별도로 들어가는 비용 때문이다. 대부분 나라에서 친환경차에 보조금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하이브리드차를 구입하면, 소비세와 교육세, 취득세, 각종 채권 등을 깎아주고 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옆쪽에 하이브리드를 나타내는 '블루 드라이브' 문구가 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옆쪽에 하이브리드를 나타내는 '블루 드라이브' 문구가 있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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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프리미어모델 값은 3118만 원이다. 여기에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등 130만 원이 깎이고, 부가가치세를 더하면 2975만 원이다. 이게 판매값이다. 여기에 차 등록때 내는 취득세와 공채 매입 등을 할인받게 되면 3043만 원이 든다. 같은 급의 가솔린 중형차보다 대체로 300만 원정도 더 비싸다. K5 하이브리드는 쏘나타보다 50~100만 원 정도 싸다.

현대기아차 쪽에선 기존 가솔린차보다 300만 원 정도 비싸지만, 현재의 고유가 상황이 계속되면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회사 쪽 설명대로라면, 기름값을 리터당 1950원으로 잡고, 공인연비로 1년에 2만 킬로미터를 달린다고 하면 3년 이상 타면 이득이라는 것이다.

만약 기름값이 이보다 떨어지거나, 경제 운전이 몸에 배어있지 않거나, 거의 매일 자동차를 타지 않는 사람이라면 3년 안에 상대적으로 높은 자동차 값을 빼내기란 어렵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와 반대인 경우라면 3년이라는 시간이 단축될 수도 있다.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사람이라면, 이래저래 신경쓸 일이 많은 셈이다.

친구는 과연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탈까?

그리고, K5와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디자인이나 편의장치 등은 기존 가솔린차에서 볼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 들어가 있다. 대신 쏘나타의 디자인 변경이 눈에 띄긴 하다. 개인적으로는 기존 쏘나타 디자인보다는 좋다. 지난달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4000여 대나 계약됐다. 초기 반응치고는 좋은 편이다. 지금 계약하더라도, 차를 받기까지 2~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다시 친구 이야기로 돌아가자. 친구에겐 차를 타본 느낌 등을 들려줬다. 하지만 결국 차를 타는 사람은 기자가 아닌 그 자신이다. 자신의 운전 습관부터, 어떤 용도로 차를 탈 것인지 잘 생각해보라는 말을 남기긴 했다. 10년 가까이 준중형차를 꾸준히 몰아온 그를 보면, 하이브리드차가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헤어질 즈음에 기자에게 물었다. "넌, 차를 바꾸면 (K5나 쏘나타) 하이브리드로 할거냐?"고. 내 대답은 "모르겠는데…" 였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뒷 모습.
 쏘나타 하이브리드 뒷 모습.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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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쏘나타 하이브리드, #K5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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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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