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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아파트 시장을 분석하고 관련 서적을 3권 출간하기도 한 이원재 저자의 <아파트 쇼크>. 그러나 먼저 출간한 부동산 전망 관련 책들과 비교해 볼 때 이 또한 양날의 칼처럼 편파적인 의견이 다분했다.

 

그 이유인 즉,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향해 일부 책의 저자들은 "아파트 값이 저점인 지금이 아파트를 사기에 적당한 시기"라고 했다면, 이 책의 저자는 "계속 내려갈 테니 좀 더 기다려라"라는 편에 서서 말한 까닭이다. 또 일본의 버블 붕괴 현상을 두고 "아파트 가격이 일본의 전처를 밟으며 폭락할 것"이라며 극단적으로 내다본 이유도 있다.

 

그렇게 예측 서술한 내용 또한 객관적이 아닌 지극히 주관적이며 강압적인 느낌을 배제할 수 없다. 이쯤되면 아파트 또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지 않을까?

 

다만, 최근 아파트 매수심리가 수도권·광역시와 지방과의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면서 저자의 "수도권 아파트 버블 붕괴, 이미 시작은 2004년부터"라는 지적은 거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가?

 

조용한 수도권, 지방과는 양극화 달려

 

이미 똑똑한 국민들은 결단을 내리기 시작했음을 그래프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부동산 포털 사이트가 지난 19일 등록한 '경매정보 용도별 통계자료' 차트를 살펴보면, 수도권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여전히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매수 심리 또한 관망세로 더욱 돌아섰음을 알 수 있다.

 

반면 경남과 부산을 포함한 지방권역에서는 주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대전지역의 경우 매각율이 71.9%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그 이유야 대덕 과할벨트나 세종시 호재 때문인 것은 누구나 짐작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잇따른 거래활성화 대책에도 이처럼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전달보다 20% 하락했으며, 전국적으로는 평균 6%가 하락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저자는, 우선 더 이상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남아 있지 않은 시점에서 '꿰차고 앉아 있으면 돈이 되는 아파트'라는 환상을 버린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저자가 소개한 내용에 싣자면 다음과 같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입을 모아 "언 발에 오줌 누기지 그게 무슨 대책이냐?"라고 말한다. 즉, 부산 등 지방 광역권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보인 것을 제외하곤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일대 부동산 시장은 대책 이전과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정부의 8.29 부동산 대책을 기다리던 부동산 업자들까지 "DTI 규제 완화만으로 무너진 아파트(부동산) 시장을 되살릴 수는 없다"고 말하며 등을 돌렸겠는가.

 

이어 저출산과 문화, 생활과 소비 패턴의 변화가 실수요자들의 의식에 변화를 끌어냈으며, 다음 수요자로 기대되는 젊은 층 역시 혹독한 고용 불안을 경험했기에 지난 세대와는 다른 인생관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즉, 지금의 젊은 층에 대해 "그들은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라도 혼인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당당히 말하는 세대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누가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하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저자는 "이제 아파트는 더 이상 투기와 투자의 대상이 아니다"는 확언과 함께 아파트 담보대출자 혹은 투기자·투자자들을 향해 아파트 값이 급락하는 현 상황에서도 장기적인 기대를 가진 자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혹시라도 지금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그나마 챙길 수 있는 것도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말이다. 또 한편으론 아파트에 대한 미련을 버리면 앞으로 얼마든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생긴다고까지 말하면서 말이다. 

 

그토록 급박한 상황일지에 대해선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와 '미국의 부동산과 금융권의 동반 몰락'을 들었다. 이것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바로 코앞에 닥친 우리의 위기라는 설명이다. 그 이유로 각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이 대폭락을 경험한 나라의 수준에 근접해 있거나 넘어선 수준"이라고 분석한 자료와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토대로 "지금 아파트 시장에 나오는 급매물은 늘어나는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내놓는 아파트가 절대 다수"라는 데 뒀다.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마지막 대안이란 것은

 

한편, 저자는 역설적이게도 "아파트 가격은 지금의 전세 가격보다 약 30% 정도 비싼 가격까지 떨어져야만 새롭게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해준다. 아파트 시장의 마지막 투자 집단에 해당하는 "현재 전세 입주자들은 매입 시기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 돈이 없어서 사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마지막 저자의 말은 한층 일리 있는 말이다. 사실 아파트 가격이 아무리 많이 내렸다 해도 수십억이 호가하는 강남권 아파트는 내려봤자 3억이 고작. 이 또한 다시 반등하여 있는 자들의 불안감을 벗어주질 않았나! 오히려 강북 아파트 값이 더욱 떨어져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거기나 저기나 지방권역에 사는 사람들의 눈에는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요, 눈에 띄게 아파트값이 내려가는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즉, 저자가 말하는 <아파트 쇼크>는 수도권에만 해당하는 내용일 가능성이 크다.

 

그들 가운데 소위 황금 알을 낳는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은행 대출을 끼고 있다면, 저자의 설명대로 원금상환은 고사하고 이자를 갚아 나가는 것도 버거워 보인다. 게다가 정말 아파트 가격이 이대로 계속 하락한다면? 저자의 말대로 지금 당장 어째 짐을 벗어던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또, 집 없는 서민들에겐 집을 장만할 기회가 지금 혹은 기약 없는 다음이 되겠지만, 어떤 결정을 내리든 스스로 자신이 내린 판단의 몫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아파트 쇼크 - 집에 일생을 걸 것인가?

이원재 지음, KD Books(케이디북스)(2011)


태그:#아파트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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