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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뷰(OhmyView)>는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의 눈높이로 제품을 꼼꼼히 따져봅니다. 대상은 따로 없습니다. 자동차든, 휴대폰이든, 금융상품이든...가장 친소비자적인 시각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또 이 공간은 각 분야에 관심있는 전문블로거나 시민기자 등 누구에게도 열려있습니다.

애플의 아이패드2가 국내 출시된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사옥 올레스퀘어에서 한 시민이 아이패드2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2가 국내 출시된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사옥 올레스퀘어에서 한 시민이 아이패드2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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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패드2가 출시된 4월 29일 아침, 전국 판매장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일부 고객은 새벽부터 대기했지만 출시 첫날인 데다 매장마다 배정된 단말기 수도 수십 대에서 수백 대 정도로 제한돼 대부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더 얇고 더 가볍고, 아이패드 1세대에 없던 양면 카메라와 화이트 모델까지. 그것도 미국 출시 한 달여 만에 한국에 등장한 아이패드2는 그동안 잠복돼 있던 태블릿 수요를 깨우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이번에 KT뿐 아니라 SK텔레콤에서도 아이패드2가 출시돼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통사들도 기존 3G(WCDMA) 데이터 요금제 외에 선불 요금제, 와이브로 요금제 등 다양한 요금제를 선보이는 한편, 자사 휴대폰 가입자에겐 추가 할인하는 등 본격적인 요금 경쟁에 나섰다.

과연 아이패드2는 이통사 3G 요금제에 꼭 가입해야 할까? 불가피하다면 어디서 어떻게 사는 게 가장 유리할까? 소비자 관점에서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가정용은 와이파이로 충분... 와이브로-선불요금제 쓸 만

애플의 아이패드2가 국내 출시된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예약가입자들이 아이패드2를 만져보고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2가 국내 출시된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예약가입자들이 아이패드2를 만져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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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2를 와이파이(무선랜)가 설치된 가정이나 회사에서 주로 쓴다면 굳이 비싼 3G 겸용 제품이나 이통사 '노예계약'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개인적으로 아이패드 1세대 와이파이 전용 제품을 3개월째 쓰고 있지만 사용하는 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차량으로 이동하거나 와이파이 접속이 어려운 지역에서 주로 쓴다면 기존 이동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는 3G 요금제도 고려해 볼 만하지만, 사용량이 많지 않다면 아이폰4, 갤럭시S 같은 스마트폰을 '무선공유기'로 활용하거나 선불요금제로도 충분하다.

이통사 요금제에 가입하면 당장 목돈을 내지 않아도 되고 단말기 값이 크게 할인되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을 일으키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2년 약정에 묶이는 데다 자칫 다 쓰지도 못하는 데이터 요금만 매달 부담해야 해 '배보다 배꼽'이 될 수도 있다.

실제 78만4000원짜리 아이패드2 16GB 제품을 3G 데이터 4GB 요금제에 가입하면 단말기 실구매가가 '21만8000원'이라고 선전하지만, 고객이 24개월 동안 총 부담하는 돈은 130만~140만 원대로 단말기 값 2배에 가깝다. 굳이 이통사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면 아이패드2 와이파이 전용 제품을 위한 '와이브로 요금제'가 그나마 유리하다.

3G 요금제는 KT 유리... 자사 휴대폰 가입자는 추가 할인

애플의 아이패드2가 국내 출시된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예약가입자들이 아이패드2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2가 국내 출시된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예약가입자들이 아이패드2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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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패드2가 국내 출시된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예약가입자들과 시민들이 아이패드2를 살펴보고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2가 국내 출시된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예약가입자들과 시민들이 아이패드2를 살펴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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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KT와 SK텔레콤의 아이패드2 3G 데이터 요금제를 비교해 봤다. 일단 24개월 동안 할부 형태로 내는 '단말기 실구매가'만 놓고 보면 양사가 비슷했다. 하지만 매달 내는 '3G 데이터 요금제' 기본료까지 합치면 KT가 좀 더 유리하다.

매달 3G(WCDMA) 데이터 2GB를 쓸 수 있는 KT '올레 데이터 평생 2G' 요금제 기본요금은 2만7500원(부가세 제외), SKT '태블릿29' 요금제는 2만9000원으로 KT가 1500원이 싸다. 마찬가지로 4GB 요금제도 KT가 4만2500원, SKT가 4만5000원으로 2500원 차이가 난다. 부가세 포함해 24개월 내는 돈으로 따지면 각각 3만9600원, 6만6000원씩 차이가 나는 셈이다.

'결합 할인'도 중요한 변수다. SK텔레콤은 자사 정액요금제 가입자가 아이패드2 요금제 가입시 매달 2000~4000원 추가 할인해준다. 올인원35, 45 요금제 가입자가 '태블릿29' 요금제 가입시 월 2000원, '태블릿45' 요금제는 월 3000원씩 빼주고, '올인원55' 요금제 이상은 각각 3000원, 4000원씩 깎아준다.

반면 KT는 자사 3G 휴대폰 가입자에게 매달 2000원씩 할인해준다. SK텔레콤이 정액요금제 가입자로 한정한 반면, KT는 할인 폭이 낮은 대신 할인 대상을 전체 가입자로 늘린 게 특징이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 정액요금제 가입자는 SKT 아이패드2를, KT 가입자뿐 아니라 SKT 정액요금제 비가입자나 LG유플러스 가입자 역시 KT 제품을 사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셈이다.

예를 들어 아이패드2 16GB(출고가 78만4000원) 제품으로 2GB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KT의 단말기 실구매가는 39만 원, SKT는 39만9400원으로 비슷하다. 여기에 24개월 요금을 합하면 KT는 111만6000원, SKT는 115만5000원으로 KT가 3만9000원 싸다.

여기에 SKT 올인원35, 45 요금제 가입자는 5만2800원, 올인원55는 7만9200원 추가 할인되고 KT 가입자는 무조건 5만2800원이 할인된다. 추가 할인금액까지 감안하더라도 KT 가입자가 좀 더 유리하다. 

아이패드2 3G 데이터 요금제 가입시 단말기 값과 24개월 요금을 합한 실제 고객 부담금 비교.
 아이패드2 3G 데이터 요금제 가입시 단말기 값과 24개월 요금을 합한 실제 고객 부담금 비교.

KT, 1GB 요금제-선불요금제로 차별화

여기에 KT는 월 2만2500원짜리 1GB 요금제와 3G 데이터 선불요금제도 추가했다. 앞서 아이패드1 요금제를 구성해본 KT의 노련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1GB 요금제는 요금 할인이 2GB 요금제보다 1500원 줄어든 1만 원이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이들에게 합리적인 선택이다. 기존 KT 아이패드1 2GB 요금제 가입자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1.5GB였고 4GB 요금제는 2~3GB였다고 한다. 월 1GB 미만 사용 수요도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2GB(2만4000원)와 4GB(3만6000원)짜리 선불 요금제는 단말기 할인이 안되는 대신 외국에서 쓰던 단말기를 국내에 가지고 온 경우나 3G 데이터를 필요할 때만 나눠 쓰는 경우에 유리하다.

3G 요금제보다 '와이파이 전용+와이브로' 조합이 유리

애플의 아이패드2가 국내 출시된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아이패드2의 1호 구매자인 김정윤씨가 아이패드2를 표현명 KT개인고객부문 사장(왼쪽)으로부터 건네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2가 국내 출시된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아이패드2의 1호 구매자인 김정윤씨가 아이패드2를 표현명 KT개인고객부문 사장(왼쪽)으로부터 건네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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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 요금제보다 눈길을 끄는 건 KT가 처음 도입한 '와이브로 요금제'다. 와이브로(광대역 무선 인터넷) 신호를 와이파이로 전환해주는 '에그'를 항상 갖고 다녀야 하고 사용 지역이 전국 82개 도시와 고속도로로 제한되긴 하지만 3G 데이터 속도보다 3배 정도 빠르고 사용 요금도 훨씬 저렴하다.
 
더구나 아이패드2 와이파이 전용 제품이 3G+와이파이 모델보다 12만~15만 원 싸기 때문에 '단말기 가격+총요금'을 따져봤을 때 '와이파이 전용+와이브로 요금제' 조합이 그나마 합리적이다.

아이패드2 16G 모델의 경우 3G+와이파이 버전 가격은 78만4000원, 와이파이 전용 제품은 63만5000원으로 15만 원 차이가 난다. 여기에 월 요금 1만 원(부가세 제외)인 KT '와이브로 1GB 요금제'를 결합할 경우 24개월 총부담 금액은 89만9900원(요금 26만4000원+단말기 63만5000원)인 반면, 3G데이터 1GB 요금제를 24개월 사용시 102만3000원(요금 59만4000원+단말기 실구매가 42만9600원)으로 약 12만 원 이득이다. 이때 '에그'는 2년 약정시 무료로 제공한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다면 와이브로 50GB 요금제도 좋은 대안이다. 월 기본료 2만7000원으로 3G 데이터 2GB 요금제와 비슷하지만, 요금 할인 1만5000원이 적용돼 24개월 사용요금은 24개월 요금 31만6800원(부가세 포함)에 불과하다. 결국 아이패드2 16G 값을 포함하면 95만1800원으로, '3G 데이터 2GB' 111만6000원(요금 72만6000원+단말기 실구매가 39만 원)보다 16만4200원 싸면서도 데이터 사용량은 무려 25배다. 

스마트폰과 무선데이터 소비로 가계 통신비 부담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면 이통사들의 '눈속임 마케팅'에 넘어가지 않는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도 중요하다.


태그:#아이패드2, #KT, #SKT, #태블릿, #와이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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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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