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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이트 '서진요' 화면.
 인터넷 사이트 '서진요'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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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이 미쳤다. 남의 인생사에 무슨 권리로 진실을 요구하나."

위자료·재산분할 소송 중인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에 대한 사생활 파헤치기 인터넷 사이트가 출현하자,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들 사이트는 당사자가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상업광고로 인해 결국 돈벌이가 목적인 사이트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들 사생활 파헤치기 사이트의 출현을 아무런 검증 없이 보도하고 전달해 '마녀사냥' 여론을 자극한 언론과 포털사이트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다.

'이지아닷컴', '서진요' 사이트 출연... 돈벌이 목적?

21일 서태지와 이지아의 소송이 세상에 공개되자, 이튿날인 22일 '이지아 그녀는 누구인가'라는 부제를 지닌 '이지아닷컴'이라는 인터넷 사이트가 등장했다. 사이트 운영자는 이지아의 초등학교 졸업 사진, '이지아 외계인설'과 같은 터무니없는 주장 등을 짜깁기해 사이트에 실었다. 이 운영자는 사이트에 "이지아씨의 과거 행적 근거 자료를 보내 달라"고 밝혀놓았다.

이 사이트에는 또한 컴퓨터, 의류, 피부과 광고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사이트의 목적이 '돈벌이'임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또한 이 사이트는 서태지 사생활 파헤치기 사이트인 '서진요'와도 연결돼 있다. '서태지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는 뜻을 가진 '서진요'에는 언론들이 선정적으로 보도한 기사와 사진이 실려 있다.

이는 미국 스탠포드 대를 졸업한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학력을 위조했다고 주장했다가 사회적 지탄을 받고 폐쇄한 인터넷 카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 사이트 운영자는 23일 공지를 통해 "서태지가 나서서 진실을 말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자유민주주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범죄행위가 아니며, 저희에게 사이트를 폐쇄할 것을 종용하며 협박을 하거나 저희를 범법자인 것처럼 말하는 분이 있다면 저희 법률고문과 상의하여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운영자는 또한 "이 웹사이트에서 발생한 광고수익은 대부분 서버 비용과 운영비로 사용될 것이며 일부는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이트에도 의류, 성형외과, 이벤트 회사 광고가 게재돼 있다.

"남의 사생활 캐는 것은 아무 목적 없는 행위"

언론들은 이들 사이트 출현을 두고 '네티즌의 엄청난 집념의 결과', '이지아닷컴에 가면 다 있다', '서진요 등장... 네티즌 폭풍 클릭' 등의 제목으로 앞 다퉈 보도했다. 포털사이트도 이들 기사를 주요하게 배치했고, 이후 이들 사이트는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로 올랐다.

인터넷에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지아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척 등에 대한 추측성 보도와 글이 이어졌다. 이지아의 소속사 키이스트가 23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가족, 친인척 및 지인들에 대한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밝힐 정도였다.

이와 같은 마녀사냥식 사생활 파헤치기에 대해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서태지와 이지아의 결혼·이혼·재산분할은 사적인 문제"라며 "공적인 관심을 쏟을 소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씨 역시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지아닷컴'이니 '서진요'니 이런 게 만들어졌다"며 "연예인들의 경우 사생활이 공개되는 데에서 일반인보다 범위가 넓다고 하나, 무슨 수사대나 되는 양 공개를 원하지 않는 남의 사생활을 캐는 건 아무 목적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서태지-이지아의 경우, 도덕적·윤리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사생활을 공개할지 말지는 본인들 취향의 문제"라며 "이혼소송에까지 이르렀으면 당사자들 모두 힘든 상황일 듯하다, 거기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이라고 전했다.


태그:#서태지, #이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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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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