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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이 뼈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 벌떡수 약수터 이 물이 뼈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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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덕 약수!

많은 사람들이 이 약수 이름을 듣는 순간 남자들에게 좋은 물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이 약수터 이름의 유래는 이렇다.

옛날 조선시대에 전혀 걷지 못하는 앉은뱅이 한사람이 있었다. 그는 꿈에서라도 두발로 걸어 보는 게 소원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다녔다. 그러던 그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강원도에 복주산이라고 있는데, 이 산에 오르다 보면 신기하게 생긴 바위 밑에서 물이 나오는 곳이 있다, 이 물을 100일 동안 마셔라"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친지들의 지게에 올라타고 약수터 옆 바위 아래 움막을 친 이 앉은뱅이는 100일간 물을 마셨고 100일째 되는 날 거짓말처럼 벌떡 일어나 집으로 돌아갔다. 여기서 유래된 이름이 벌떡수(水) 즉, 벌덕 약수다.

이 약수가 탈모에 좋다?

'욕심도 많지'라는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한 아주머니가 '저 사람이 화천군수인데, 가져다가 노인네들 나눠 준다지 뭐유~' 라는 말을 해 준다.
▲ 지게를 이용해 물을 두통이나 지고가는 노인을 만났다 '욕심도 많지'라는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한 아주머니가 '저 사람이 화천군수인데, 가져다가 노인네들 나눠 준다지 뭐유~' 라는 말을 해 준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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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수터는 수백년 방치된 채 이름만으로 명맥을 이어오다,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는다.

춘천에 사는 어떤 이는 탈모가 심했다. 좋다는 약이란 약은 다 썼는데, 몇 달 사이에 대머리가 된 그에게 누군가로부터 화천 다목리에 있는 벌떡수 약수를 장기간 복용해 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속는 셈 치고 며칠 간격으로 커다란 통에 물을 떠다 마셨더니, 머리가 나기 시작해 1년도 안돼 옛 모습을 되찾았다.  

이 소문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이 약수를 찾기 시작하면서 오솔길도 생기고, 이 곳을 즐겨찾는 사람들은 나무토막을 이용해 계단도 만들었다.

이곳에 오려면 화천읍내보다 포천으로 돌아오는 것이 빨라

"이곳을 다녀가려는 서울 사는 양반들이 이곳 주소가 강원도 화천군이라고 해서 서울에서 화천행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시간이 배나 더 걸립니다. 상봉동에서 다목리행 버스를 타면 2시간이면 이곳에 쉽게 올 수 있습니다."

다목리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이외수 작가 집필 공간인 감성마을까지 2km 정도를 걸어 들어가, 임도를 따라 500여m 오르다 보면, 비포장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 벌덕 약수터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 위치한 이정표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 위치한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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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푯말을 따라 산(복주산)의 8부 능선까지 966m를 오르다 보면 이런 곳에서 어떻게 물이 나올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의 바위 틈에서 물이 나오는 현장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이 바로 벌덕 약수터다. 

부정한 행위 하면 물이 말라 버려

이런 산 능선에 어떻게 물이 나올수 있을까!
▲ 벌떡약수터 현장 이런 산 능선에 어떻게 물이 나올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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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놓인 쪽박에 한가득 담아 마신 물맛. 내 생전에 물이 참 맛있다고 느낀 건 처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쌀쌀한 날씨인데도 속옷이 촉촉이 젖을 정도로 등산을 했으니 물맛이 오죽했으랴!

"한 겨울에도 얼지 않고,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는 법이 없다"

매일 등산 겸 물을 마시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는 마을 할머니 설명이다.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는 법이 없다
▲ 벌떡 약수터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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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옛날에 물이 바짝 마른 적이 있었어. 글쎄 폐병환자가 약수터 옆에 텐트를 치고 약수를 먹고 있었는데, 몸이 허약하니까 개고기를 사다가 먹었대. 그 이후로 한 1년은 물이 나오지 않았지"
"아! 그래요..."

사실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까 믿기로 했다.

물이란 마시는 사람 생각에 따라 약수도 되고 독약도 되고

벌떡수와 남근바위 왠지 오묘한 조화같기도 한데...
▲ 남근바위 벌떡수와 남근바위 왠지 오묘한 조화같기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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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저) 옆에 있는 바위이름이 뭔 줄 아우?"
할머니가 내게 물으며 가리킨 곳에 촛대 모양으로 높게 솟은 바위가 한개 보였다.
"남근바위라고 하지"
하긴 자세히 보니 그렇게 보이기도 하다.

"그러면 벌떡수라는 게 옛날 앉은뱅이가 이 약수를 먹고 벌떡 일어났다는데서 유래된 게 아니고..."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같이 오신 듯한 할아버지 한 분이 말을 끊는다.
"저 할망구 뻥 치는거야! 이 물에는 상골이 살아. 그래서 뼈가 부러지거나 약한 사람들에게 좋지."

어떤 분의 말이 옳은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시원하게 한잔 더 들이키며 딱 10년만 젊어지길 기원했다. 물이란 마시는 사람의 바람에 따라 흙탕물도 약수가 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태그:#화천군, #다목리, #벌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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