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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해 노사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법원에 소송을 내기로 해 관심을 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는 16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부산지방법원에 '불법해고 복직소송'을 낼 예정이다.

지난해 말 생산직 1/3(400명)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던 한진중공업 사측은 15일자로 172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사측은 그동안 여러 차례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220여 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속노조 문철상 부산양산지부장(오른쪽)과 채길용 한진중공업지회장은 14일 새벽에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50미터 높이 17호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정리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문철상 부산양산지부장(오른쪽)과 채길용 한진중공업지회장은 14일 새벽에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50미터 높이 17호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정리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 최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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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사측은 14일 영도조선소와 다대포조선소, 울산조선소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사측은 생활관에서 숙식 투쟁 중인 노동자들에 대해 퇴거 통보를 했으며, 경찰에 시설 보호 요청을 했다. 사측은 공권력 투입 요청도 검토하고 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16일 오전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부산지방법원에는 '불법해고자 172명 복직소송'을 동시에 할 예정이다.

이번 구제신청과 복직소송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산지부 소속 4명의 변호사가 도와주고 있으며, 노성진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700여 명은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공장에서 숙식을 하며 계속 농성하고 있다. 노조 지회는 "회사가 무리하게 용역과 경찰을 현장에 투입하는 사태에 대하여 결사투쟁의 각오로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며 "영도조선소 정문은 노동자 사수대가 지키고 있어 노동자들과 시민단체회원 등의 현장출입은 자유롭다"고 밝혔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지난 1월 6일부터 35m 높이 85호 크레인에서, 금속노조 문철상 부산양산지부장과 채길용 한진중공업지회장은 14일 새벽부터 50m 높이 17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15일 오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정리해고 분쇄 집회를 열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15일 오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정리해고 분쇄 집회를 열었다.
ⓒ 최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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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엄정한 법집행"... 민주노총 "훈수와 협박 중단하라"

한국경영자총협회(아래 경총)가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낸 입장이 논란이다. 경총은 15일 "한진중공업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경영계 입장"이란 자료를 통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등 노동계 역시 사태 해결을 빌미로 노조의 불법행위가 지속될 경우 회사가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노조는 타워크레인 점거 등 불법행위를 즉각 해제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하여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정치권은 노사문제에 대한 부당한 간섭과 노조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불공정한 행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경총은 "정부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한 법집행을 해야 한다"면서 "회사는 불법행위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직장폐쇄를 실시하였는 바,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노조의 불법 점거 시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경총이야말로 훈수와 협박을 중단하라"는 제목의 반박 성명을 냈다. 민주노총은 "경영자 단체는 늘 노사관계가 악화되기 전에는 입에 지퍼를 달고 있다, 노사관계 악화기미만 보이면 똑같은 시나리오로 공권력 투입을 요구한다. 공권력을 옛날 사병 대하듯 하는 못된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금 한진중공업의 노사관계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한진중공업 사측에게 있다"며 "고의적이든 실력이든 경영의 잘못에 대해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정부도 경총의 입장을 핑계로 공권력 투입 등 법과 질서 확립 운운한다면 정부 또한 모든 책임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며 "한진중공업 상황과 관련해 노동자들의 입장은 '생존을 함께 지키겠다는 원칙'이 단호함을 또 명심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그:#한진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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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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