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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뷰(OhmyView)>는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의 눈높이로 제품을 꼼꼼히 따져보는 기사입니다. 대상은 따로 없습니다. 자동차든, 휴대폰이든, 금융상품이든...가장 친소비자적인 시각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또 이 공간은 각 분야에 관심있는 전문블로거나 시민기자 등 누구에게도 열려있습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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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첫차인 올란도가 9일 첫 선을 보였다.
 쉐보레 첫차인 올란도가 9일 첫 선을 보였다.
ⓒ 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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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올란도(Orlando)'다. 지난해 말 '대우' 마크를 떼고, '쉐보레(CHEVROLET)'라는 지엠(GM) 브랜드를 단 첫 자동차다. 미국의 디즈니월드 등 테마 파크로 유명한 플로리다주의 '올란도'라는 곳에서 따왔다. 자동차 이름치고는 약간 생경한 감도 있다.

지엠 대우로선 여러모로 의미 있는 차다. 첫번째 '쉐보레'를 달고 나오기도 하지만, 국내에서 디자인과 생산을 총괄하는 차기도 하다.

그래서였을까. 9일 열린 신차 발표회도 서울 한복판 용산의 전쟁기념관 광장에서 진행됐다. 아예 광장을 통째로 빌려서 거대한 돔 형태의 구조물도 만들었다. 이름도 '쉐보레 타운'이라고 지었다. 이곳에선 내 주에 새로운 소형차 '아베오'도 공개된다.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기자들에게 "쉐보레는 한국"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올란도와 함께 앞으로 8개의 신차를 한국 내수시장에 공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자신있는 표정을 지었다.

액티브라이프자동차(ALV)? 도대체 무슨 차?

GM대우의 마이크 아카몬 사장이 9일 쉐보레 올란도 출시 기자회견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GM대우의 마이크 아카몬 사장이 9일 쉐보레 올란도 출시 기자회견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 GM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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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올란도'를 직접 보자. '올란도'를 실제로 보니, 이미 사진으로만 봐 왔던 것과 사뭇 달랐다. 이 차 앞에 서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언론은 편의상 다목적자동차(MPV)라고 해 왔다. 이 역시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아카몬 사장은 이날 "올란도는 다목적 차량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아니다"면서 "전혀 새로운 차"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놓은 것이 '액티브 라이프 자동차(ALV, Active Life Vehicle)'라는 것이다.

이 회사 디자인센터 김태완 부사장의 설명은 이렇다. '올란도'는 세단의 편안하고 조용한 면과 다목적 차량의 넓은 실내공간 등 실용성, SUV의 스타일 등 좋은 점만 모아 놓은 새로운 자동차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출퇴근 등 일상생활에서 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과 주말에 레저용으로 써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회사쪽 말대로라면, 세단부터 SUV, MPV 등을 모두 아우르는 자동차다.

과연 소비자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올란도가 시중에 본격적으로 나오는 것은 다음 달 2일이다. 세간의 진짜 반응은 그때부터다. 9일 기자들에게 선보인 '올란도'를 1시간 넘게 서울 도심과 고속도로, 그리고 지방도로에서 직접 경험해 봤다.

독특한 '올란도'의 디자인과 실내 공간은?

우선 디자인. 앞에서 보니 쉐보레의 '십자가' 엠블렘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예전 같으면, 지엠대우의 부채꼴 로고였던 자리였다. 이렇게 바뀐 엠블렘 하나로 자동차는 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의외로 앞 인상은 차분하다 못해 심심한 생각마저 든다. 옆을 보니 차가 길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앞바퀴의 축과 뒷바퀴의 축 사이의 거리가 2760미리미터. 2000cc 급 미니밴에선 가장 길다. 하지만 일반 미니밴과는 다르게 차체 지붕이 뒤쪽으로 가면서 낮아진다.

최근 자동차 디자인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이다. 회사는 이를 두고 SUV 스타일의 외관과 낮은 루프라인, 감각적인 '박스타입'이라고 했다. '감각적'인지는 직접 보시고 판단하시기 바란다. 뒤쪽은 직선으로 처리된 램프의 모양 탓인지, 강한 인상을 준다.

운전석에 앉았다. 운전대를 중심으로 한 계기판과 옆의 센터페시아 등 전체적인 분위기는 잘 정돈돼 있는 느낌이다. 회사는 비행기 조종석처럼 좌우 대칭으로 설계했다고 했다. '피아노 블랙'이라는 회사쪽의 설명이 없었다면, 그냥 검정이라고 느꼈을 법한 센터페시아도 나름 고급스러웠다.

또 신기했던 것은, 센터페시아 오디오박스의 버튼을 누르면, 감춰져 있던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회사는 이를 '시크릿 큐브(Secret Cube)'라고 소개했다(참, 자동차회사는 정말이지 이름을 그럴듯하게 잘 짓는다).

김태완 부사장은 "그 어떤 차에서도 볼 수 없는 공간"이라며 "중요한 물품을 넣어둘 수 있고, 아이팟 등을 연결할 수 있는 포트도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내부 직원의 아이디어가 실제 자동차에 적용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특허를 출연해 놓은 상태다.

내비게이션이 없다? 실내 공간이 넓긴 하지만...

쉐보레 올란도의 내부 모습
 쉐보레 올란도의 내부 모습
ⓒ GM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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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쉬점도 있다. 올란도에는 내비게이션이 내장돼 있는 모델이 없다. 국내 운전자들의 경우 내장된 차를 타든, 따로 장착하든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다음 달에 올란도를 사려는 소비자가 있다면, 따로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는 수밖에 없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문제가 지적되자, 안쿠시 오로라 판매 마케팅 부사장은 "올란도를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100개국을 상대로 개발하다 보니 내장 내비게이션이 이번에 나오지 않았다"면서 "한국 내수시장을 위해 현재 내비게이션을 내장한 모델을 개발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운전대 앞 계기판도 나름 세련됐지만, 각종 숫자 등에 대해 좀더 시의성을 높였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웬만한 중형차 이상에 적용돼 있는 운전석의 자동시트조절장치 등도 없었다. 내비게이션이 없다 보니, 후방카메라 등도 없다. 올란도처럼 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미니밴의 경우 후방 주차할 때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 있다.

물론 운전석을 비롯해 조수석 등에 사이드와 커튼 에어백 등이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또 주행시 자동차의 안전을 위해 각종 전자제어장치 등도 들어가 있다.

실내공간도 7인승이라고는 하지만, 맨 뒷줄에 성인 남자가 들어가 앉기란 만만치 않았다. 평상시엔 마지막 줄은 접어서 짐을 놓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을 듯 했다. 물론 2열도 시트를 180도로 누일 수 있어서,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은 뒤에서 상대적으로 넉넉하게 즐길 수도 있다.

승차감이나 성능은 괜찮았는데...

쉐보레 올란도 차량들이 쉐보레 타운을 빠져 나오고 있다.
 쉐보레 올란도 차량들이 쉐보레 타운을 빠져 나오고 있다.
ⓒ GM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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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전후의 도로주행으로 '올란도'의 성능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았다. 시동은 이미 일반화돼 있는 버튼식이었다. 엔진은 2000cc급 가변 터보차저 커먼레일 디젤(VCDi)이다. 버튼을 누르자, 디젤 특유의 엔진음이 들여왔다.

차를 직접 몰아보니,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 등은 잘 잡은 것 같았다. 직선 구간에서의 가속력이나 오르막 길에서의 등판 능력도 기대이상이었다. 회사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최고출력이 163마력(3800 rpm), 최대토크는 36.7 kg.m(1750~2750 rpm)이다. 이대로라면, 다른 경쟁 자동차들과 비교하더라도 좋은 편이다.

전반적으로 운전 승차감이나 실내 정숙성도 괜찮았다. 올란도의 뼈대를 구성하는 차체가 승용차인 라세티 프리미어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일반 SUV 자동차 등과는 다르다.

연비도 전보다 나아지긴 했다. 하지만, 디젤 엔진치고 약간 아쉬운 점도 있다. 6단 수동변속기의 경우 1리터당 17.4km지만, 6단 자동변속기는 1리터당 14.0km다. 기아차 2.0 스포티지R(자동6단)은 15.6km, 소렌토R 2.0(자동6단) 역시 15.0km다.

대신 자동차 값은 이들 차들보다는 싼 편이다. 올란도는 수동변속기의 경우 1980만 원이다. 자동변속기를 달더라도, 2123만 원부터 최대 2463만 원이다. 스포티지R의 경우 2륜구동 최고급 사양이 2820만 원이다. 같은 기준으로 소렌토R은 3379만 원이나 한다. 물론 이들이 SUV 차량인 데다, 내부 편의 사양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있긴 하다.

이 때문에 올란도의 비슷한 목적(?)의 기아차 다목적차인 카렌스와 비교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적어도 찻값만 따지면 올란도가 카렌스보다 약 200만 원 가량 비싸다. 하지만 카렌스는 디젤이 없기 때문에 당장 비교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그래서 누가 살까?

쉐보레 올란도의 뒤와 옆모습.
 쉐보레 올란도의 뒤와 옆모습.
ⓒ GM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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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누가 이 차를 주로 탈까? 이 회사 오로라 부사장은 "현대적이고, 젊고, 진취적이고 활동적이며 가족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고객"이라고 말했다.

추상적인 말들이 쏟아졌지만, 대개 30대에서 40대 초반까지 어린 자녀를 둔 젊은 가정이 주요한 고객층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대체로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 높고, 연비와 편의, 안전성 등을 꼼꼼히 따지는 합리적 소비계층이기도 하다.

따라서 당장 '쉐보레 올란도'가 얼마나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올란도가 ALV든, MPV든, 기존 자동차 시장에서 관심을 끌 만한 요소는 충분하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도 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좋은 일이다.

미국 '올란도'의 지명을 따온 지엠 대우의 쉐보레 첫차. 올란도에는 미국 프로농구(NBA) '올란도 매직(Orlando Magic)'이라는 팀이 있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사실상 큰 힘을 내지 못했던 지엠 대우가 올해 '올란도'를 시작으로 대거 신차를 내놓으면서 '마술'(?)을 준비하는 듯 하다. 올란도의 '마술(Majic)'이 먹힐지, 기자도 궁금하다. '마술'은 엄밀하게 '눈속임'이지만, 이것이 현실이 되면 더 이상 마술이 아니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 GM대우에서 만든 '쉐보레 타운'의 야경.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 GM대우에서 만든 '쉐보레 타운'의 야경.
ⓒ GM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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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올란도, #쉐보레, #지엠대우, #마이크 아카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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