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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능을 해치지 않는 사육환경에서 자란 닭은 건강하다.
 본능을 해치지 않는 사육환경에서 자란 닭은 건강하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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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천의 친구집에서는 여느 농촌처럼 개와 닭을 키우고 있습니다. 소, 돼지는 사람의 손이 항상 필요하고 일정한 규모의 축사와 분뇨처리 시설 등을 갖춰야 하지만 개와 닭은 몸집이 작아 집에서 키우기 쉽고, 사람의 음식물을 먹어 쓰레기 버릴 일도 없는 등 여러모로 사람에게 유익한 가축입니다.

산짐승 때문에 닭장 속에서 키우는 닭들을 보면서 내가 어린시절 농촌에서 봤던 그 닭들과 다르지 않음을 느낍니다. 정해진 장소에 알을 낳거나 부화하는 일은 본능이라 치더라도 용변을 특정한 장소에서 본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기도 했습니다. 닭들이 놀거나 알은 낳는 곳에서는 닭똥을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닭이 그 위에서 잠도 자고 아래로는 용변을 보는 장소인 횃대는 어둠속에서 볼 수 없는 닭이 위험을 피해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습성을 고려해 닭장 한 켠, 두 발로 겨우 서 있을 정도의 나무로 비스듬하게 만들었습니다. 닭이 횃대 위에서 아래로 용변을 보는 것도 본능 내지 학습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한곳에 모아진 닭똥은(공장식 축분과는 다른) 좋은 유기질 거름으로 농사짓는 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알을 낳거나 품을수 있게 만들어진 닭장안의 부화장소
 알을 낳거나 품을수 있게 만들어진 닭장안의 부화장소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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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IQ16을 사고(思考)의 한계지수 라고 하는데, 앞에 행동들을 볼 때 조류에 속하는 닭은 IQ16 이상의 지능을 가진 동물로 생각됩니다. 또한 닭은 자신이 부화한 병아리를 구분합니다. 자신의 새끼가 아니면 근처에도 못 오게 쪼아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부리로 흙을 파헤치고 유정란을 낳아서 병아리를 부화하는 위와 같은 일련의 행동은 닭이 가진 본능을 해치지 않는 사육환경을 만들어줬기에 가능합니다. 친구가 농촌에서 10년간 수십마리씩 닭을 키우고 있지만 질병으로 닭이 병들거나 죽었다는 말은 못 들었습니다. 닭에게 맞는 생활환경과 먹이로 키우는 닭은 1년이 되어도 그다지 크게 자라지는 않습니다. 닭의 수명이 30년인 것을 감안하면 1년 자란 닭은 영계 수준입니다.

하지만 공장식 축산의 케이지(철망으로 만든 닭사육장)에 갇혀서 옴짝달싹 못한 채 흙을 쪼아야 하는 부리도 절단 당하고 각종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로 사육되는 닭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이런 닭들은 45일만에 처음으로 바깥공기와 햇빛을 보는 날, 고기로 포장됩니다. 더구나 사육기간은 더 줄이면서 고기를 키우는 기술연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닭의 수명은 30년 이지만 공장식축산 닭은 두달도 안되며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닭의 수명은 30년 이지만 공장식축산 닭은 두달도 안되며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 sbs스페셜 생명의 선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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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특정부위(가슴살,다리)의 고기를 얻기 위해 유전형질이 변형된 육계와 알을 얻기 위해 키우는 산란계가 있는데 산란율이 떨어지면 밤에도 불을 밝혀서 하루에 알을 서너 개씩 강제로 낳게 하며, 강제환우(2차 산란을 유도하기 위해 강제로 털갈이를 시키는 작업)를 하는 방법들은 고문이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됩니다. 사람들은 어둠속에서 닭을 10여 일 정도 굶기는 등의 스트레스를 가하여 털이 빠지게 한 후, 다시 털갈이를 통해서 강제로 산란을 유도합니다. 이 과정을 견디지 못하는 닭들은 죽어나가게 됩니다.

오늘날 닭 도살 라인은 대체로 분당 90마리를 죽이는 속도로 움직이며, 최고 속도로 돌린다면 1분에 120마리, 한 시간이면 7,200마리의 닭을 죽일 수 있다. 최저 속도로 돌린다고 해도 20년 전에 비하면 두 배나 빠른 속도다. 그런 속도로 움직이는 이상, 도살 담당자들이 닭들이 더 편안하게 죽도록 배려하고 싶더라도 그럴 도리가 없다. 도살 라인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전기 수조에 이은 자동 목 절단기도 미처 전부 처리하지 못 하고 약간의 닭을 살려 보내게 된다. 그런 닭들은 의식이 남아 있는 채로 다음 단계로 간다. 펄펄 끓는 물이 담긴 탱크에 빠지는 것이다  - <죽음의 밥상> (피터 싱어. 짐 메이슨 지음)중에서-

 어미는 새끼에게 스트레스환경에 대한 경고신호를 주고, 인간이 먹게되면신호를 유전자로 남긴다고 합니다.
 어미는 새끼에게 스트레스환경에 대한 경고신호를 주고, 인간이 먹게되면신호를 유전자로 남긴다고 합니다.
ⓒ sbs스페셜 생명의 선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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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의 경우 공장형 축산에서 길러진 닭은 달걀에 코티존(동물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이 많이 검출되는데, 후성유전학적으로 어미는 새끼에게 스트레스환경에 대한 경고신호를 줍니다. 그 달걀을 인간이 먹게되면 똑같이 준비신호를 받게 되며 스트레스 신호를 유전자로 남긴다고 합니다. 같은 환경에서 사육되는 소, 돼지도 다르지 않습니다. 공장식축산은 더 이상 생명체를 대상으로 기르는 것이 아니라 공산품을 생산해내는 기계에 불과합니다.

이런 부정적인 영향이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그대로 옮겨진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음은 조류독감과 광우병, 구제역 등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선택은 인간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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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도 짓고, 농사교육도 하는 농부입니다. 소비만 하는 도시에서 자급자족의 생산을 넘어서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농부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흙에서 사람냄새를 느꼈을때 가장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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