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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석선장에게 주치의 보내는 건 부적절하다.

뉴스에 따르면 대통령은 오늘 밤 늦게 도착예정인 석 선장의 치료 목적으로 성남공항에 주치의를 보낸다고 한다.

대통령 주치의는 평시는 물론 위급할 때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인물이다. 대통령의 건강상태와 몸의 특성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임무를 띠고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녀야 할 주치의를 위독한 다른 사람을 치료할 목적으로 보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주치의가 자리를 비운 사이 대통령이 위험에 처하는 긴급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겠는가? 그런 까닭에 이번 주치의 파견은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고 지금 바로 취소해야 한다. 

책임을 맡은 아주대병원 외상센터 과장이 석 선장 도착시간에 맞춰 서울공항에 나가 있을 예정이고 도착하자마자 아주대병원으로 직행할 예정이다. 이 병원은 만반의 치료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다.

왜 대통령이 나서는가? 대통령이 나서면 오히려 도움이 되기는커녕 치료에 혼선을 줄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무모한 군사작전으로 위독해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염려하는 걸 비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마당에 서울 공항에 주치의를 보낸다는 것은 누구도 납득하기 힘들 것이다. 

이번 주치의 파견 계획이 아덴만 군사작전의 무모함을 덮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가 묻고 싶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주치의 파견은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치료에 도움이 특별히 되는 것도 아님에도 주치의 파견을 시도하는 것은 대통령이 위중한 증상을 보이는 석 선장의 간호에 그만큼 관심이 크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의도가 담겨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일이다.

지금이라도 주치의 파견 계획을 거두어들이기를 바란다. 대통령은 석 선장의 치료는 아주대 병원에 맡기고 자신의 무모한 결정 때문에 국민을 사경에 헤매게 만든 일을 차분히 반성하고 다시는 그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 다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무모한 군사작전이 시도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동안 아덴만 군사작전을 대통령의 대단한 업적인양 선전해 온 정부다. 대통령과 청와대부터 정부 여당까지 자화자찬에 열을 올리고 순치된 언론이 이비어천가를 읊조리고 있던 사이 석해균 선장은 의식불명에 빠져 사경을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선장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라는 단 한마디로 선장의 건강 상태가 별로 심하지 않는다는 듯 말하고 '생명은 지장이 없기 때문'에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듯 말하는 사이 대한민국의 국민 석해균 선장은 죽음 문턱을 오고 간 것이다.

대통령 자신이 직접 작전을 지시했다고 하면서 "21명을 무사히 구출했다"고 말하는 사이 석해균 선장은 총을 최소 5~6발 맞고 국민 누구도 알지 못하는 고통,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고통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홍보에 열 올리는 정성의 10000분의 1만 관심을 돌렸다면 의료진을 5일이 지나서야 파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민의 생명에 대한 안전은 소홀히 하면서 이비어천가를 외쳐대는 사람들과 대통령을 탓하기 전에 국민과 나 스스로가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할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프라이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석해균 선장 , #아덴만 군사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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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창우입니다. 특별히 내세울 게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마음만은 뜨겁습니다. 옳은 일이랄까 상식이랄까 나름의 기준으로 세상을 보고 때론 슬퍼하고 때론 즐거워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한 여인의 남편이고 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노원구 상계동에서 30년 동안 살아오면서 가난 때문에 힘들고 지친 사람들의 모습을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 현실에 눈감지 않고 할 말을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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