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 내부 모습. 총339석(=1층 236석ㆍ2층 103석, BOX석ㆍ장애인석 포함)이다.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 내부 모습. 총339석(=1층 236석ㆍ2층 103석, BOX석ㆍ장애인석 포함)이다.
ⓒ 이정민

관련사진보기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관료는 15년 전 조례 내용대로 책정한 그대로 가격이지만, 민간 전문독립법인의 아트센터 규격에 비추어볼 때 (우리와) 단순 비교대상으로 우위를 판단하기엔 어렵다. 이는 그동안의 물가연동에 따른 금리 상승과 부대비용 가치를 따져볼 때, 부평아트센터의 가격 산정기준을 자체적으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각 극장의 운용방향과 합리적 산정기준을 잘 이해해 더 이상의 대관료 논란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근 지역예술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평아트센터의 대관료와 관련해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관 관계자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돌아온 답변 내용이다.

70년대 초기 수십여 개에 불과했던 극장이 전국적으로 700여 개정도로 확대되면서 지역마다 대관료의 적정성을 놓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기본대관료 외에 음향·마이크·부대시설 사용료가 극장마다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것. 문화행정 전문가들은 극장의 설립과 운영형태, 시설규모를 바로 이해해 대관 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논쟁을 줄여야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기자는 부평아트센터와 비슷한 규모의 극장 대관료 자료를 입수해 산정가격표를 비교해봤다.

부평·구로·마포·계양·인천문예회관 '비등'

부평아트센터(이하 부평)와 시설규모가 비슷한 구로아트밸리(이하 구로)·마포아트센터(이하 마포)·계양문예회관(이하 계양)·인천종합문예회관(이하 인천)의 대관료를 비교해봤다. 대관료를 살펴보면, 보통 1일 기본대관이라 함은 오전·오후·야간으로 나누어 책정한다.

부평은 오전 5만 5000원·오후 7만 5000원·야간 22만 원이다. 구로는 오전 20만 원·오후 20만 원·야간 40만 원이다. 마포는 오전 25만 원·오후 25만 원·야간 50만 원이다. 계양은 오전 10만 원·오후 13만 원·야간 20만 원이다. 마지막으로 인천은 오전 12만 5000원·오후 15만 7000원·야간 23만 5000원이다.

이어 음향시설 사용료를 따져보면, 부평은 순수예술(=유선마이크 3개, 무선 2개, 모니터스피커 2개, 녹음, 녹화)과 종합구성물 공연(=유선 8개, 무선 8개, 모니터스피커 4개, 녹음, 녹화)을 포함해서 기본음향(유선마이크 3개, 스피커)은 1회 10만 원이다. 구로와 마포의 기본음향은 대관료에 포함된다. 계양의 기본음향은 2만 원이고, 인천은 1만 원이다. 기본음향 외의 추가 비용은 극장마다 다르다.

이와 같은 금액을 모두 합산한 결과, 표준가격 기준 순수예술공연(소공연장 기준)으로 산정하면 부평 67만 원, 구로 92만 5000원, 마포 113만 원, 계양 50만 원, 인천 57만 7000원이다. 또 종합구성물 공연(대공연장 기준)으로 산정하면 부평 101만 5000원, 구로 139만원, 마포 191만 원, 계양 60만 5000원, 인천 64만 7000원이다.

극장 설립 취지와 운영형태 이해 우선돼야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내부 모습<사진출처ㆍ구로아트밸리 홈페이지>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내부 모습<사진출처ㆍ구로아트밸리 홈페이지>
ⓒ 이정민

관련사진보기


이에 대해 부평아트센터 관계자는 "(건물이 민간자본투자방식으로 지어져) 수익률을 매년 내야하는 부담감 때문에 대관료를 비싸게 책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 뒤 "독단적으로 책정한 것이 아니라 공공요금물가심의위원회와 부평구문화재단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여러 극장의 표준가격을 고려해 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뒤 시설 운영형태에 따른 사업방향이 대관규칙에 반영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즉, 인천문예회관은 인천시에서 직영하고, 계양이나 서구문화회관은 시설관리공단이 지자체로부터 운영을 위탁받았고, 마포·구리·충무·부평아트센터 등은 지자체에서 민간 전문가에게 맡겨 운영하는 등 운영형태가 다르다는 것이다.

부연 설명하면, 직영사업소체제일 경우 수익률보다는 공공의 목적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펼치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어 조수미 공연과 같은 유명 음악회라도 다른 극장보다 적은 비용으로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관료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다.

계양이나 서구처럼 위탁관리사업소체제는 수익률에 무게를 두다보니 기획공연보다는 대관공연 중심으로 운영된다. 별도의 사업운영비(=연평균 3000만~5000만 원 정도)가 턱 없이 모자라기 때문에 수익률에 의존하다보면 상대적으로 대관의 문턱이 낮아 공연의 질과 고객만족도가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아울러 전문 정규인력을 뽑기엔 인건비 맞추기가 힘들어 공연 기획력이 열악해질 수 있다.

반면에 부평아트센터와 같이 전문독립법인으로 운영되는 극장은 운영주체의 성격으로 보면 직영사업소체제와 비슷하지만 수익률이 사업성과에 반영돼 임기별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트센터 입장에서는 되도록이면 장기적인 공공사업과 기획공연, 질 높은 문화상품의 콘텐츠와 더불어 수익성 좋은 상품을 계속해서 발굴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다.

부평아트센터 관계자는 "공공성과 수익성의 접점을 찾는 게 특히 어려운 부분이다. 또 지역예술단체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하지만 극장으로서는 공연장의 이미지와 외부 인지도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 뒤 "이로 인해 기획공연 이외의 나머지 30%로 충족되는 대관공연도 극장의 운영방향과 가치관에 부합되는 공연을 선별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결코 지역예술인들에게 문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극장의 운영 조례상 많은 부담을 안고 운영해야하는 한계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공연 대관 시에도 중립성을 지킬 수밖에 없다. 일부 단체에서 '왜 이렇게 까다롭게 적용하고, 잘 안 해주냐'라고 하는데, 이것 또한 운영상의 묘를 적용하기보다는 기본적인 극장의 제도와 연관돼있기에 쉽게 수락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운영형태에 대한 이해와 조례 제정 시기, 그리고 물가연동 금리와 시설인프라의 우수성을 이해해준다면 대관료가 비싸다는 인식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만약 그럼에도 수긍이 안 된다면 다시 적정가격에 대해 언제든 함께 풀어볼 준비는 돼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평아트센터 무대음향 관계자도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600~800석 규모의 공연장들과 비교해서 보면, 우리 대관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선택사양(=option: 옵션)으로 대관할 경우 경직성을 배제해 신청자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최대한 존중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실제로 장비 매입가격기준으로 볼 때, 보통 여타 극장에서는 취득가액(기본음향 기준)의 1%로 딱 정해서 책정하지만, 아트센터는 1% 내에서 적정가격으로 조율해 책정해주고 있다"며 "또한 기본장비 가격과 브랜드 가치, 기기의 우수성을 고려해보면 감가상각(=고정자산의 가치감소 산정)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단순히 숫자 우위의 비교논리가 아닌 공공재 성격의 장비가치와 표준가격 가이드라인, 품질사양 등을 총체적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아트센터, #대관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