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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오가논(네덜란드계 다국적 제약사)이 지난 2002년 5월부터 판매해 온 피하이식 장기피임제인 '임플라논' 부작용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관련 당국의 대응은 여전히 미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플라논'이란, 가로 4cm*세로 지름 2mm 정도 되는 성냥개비 모양의 봉을 팔의 안쪽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피임 방법의 하나다.

의료진, 임프라논 시술 전 부작용 설명 제대로 하지 않아

식약청 의약품관리과 김민우씨의 말에 따르면, 임플라논에 대한 식약청 허가에 대해서는 "임플라논에 대한 안전성 보고와 유효성 문제를 비교했을 때, 전문의약품으로서 유효성 부분이 웃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임플라논 시용에 따른 각종 부작용 및 주의사항이 전달"됐으며, 사용에 대한 부분은 "의료진의 판단 몫"이라 덧붙였다.

하지만 부작용을 호소하는 여성 대다수가 시술 후 나타날 수 있는 각종 부작용에 대해 의료진에게서 자세히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L(30, 직장인)아무개씨의 경우, 고양시 일산의 H산부인과 원장으로부터 지난 2010년 3월 처음 임플라논 시술을 받았다. 시술을 받던 당시 의료진에게서 들은 설명은 "3~6개월 정도 약간의 출혈이 보일 수 있다"라는 정도였다.

그러나 6개월간 지속적인 질 출혈이 있었으며, 6개월 차에 다시 찾은 병원장에게서 들은 설명은 "개인마다 차이를 보일 수 있다. 황체호르몬(여성호르몬)을 처방해 줄 터이니 하루 한 알씩 복용하라"고 했다. 그렇게 약을 먹고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다시 찾은 것만 네 번이라는 L씨. 그녀는 임플라논 시술 후부터 지속적인 질 출혈과 심한 두통 및 빈혈, 복통을 호소하고 있다.

강(28, 주부)아무개씨 역시 "지속적인 출혈은 물론 시술 후 체중이 5kg이나 불었고, 탈모증상으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결국 작년에 임플라논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녀 역시 시술 당시 "생리량이 줄거나 3개월 정도 출혈이 조금 보일지도 모른다"라는 설명 외 부작용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임플라논 질 출혈 부작용 보고 사례자만 34.5%

임플라논 무료 콜센터(080-329-3290)를 운영해 오고 있는 한국 오가논의 의료 전문 상담원에 알아봤다. 그 결과, 피해 여성들이 우선순위로 꼽은 질 출혈의 경우 임상 연구에서 이미 3.6%라 보고된 바 있으며, 시판하면서 보고된 바로는 무려 34.5%다. 부작용 피해 보상과 관련해서 "한국 오가논이 정해 놓은 규정안은 없으며, 시술을 받은 개인마다 유효성과 위해성을 비교해 봤을 때, 위해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시술을 받은 병원 의료진과 상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임플라논 시술 피해 여성들은 주로 질 출혈을 비롯한 두통, 탈모증, 여드름 발생, 부종 등의 피해는 물론 신체적·심리적인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앞서 시판을 해 온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선 "임플라논은 시술 후 질 출혈과 탈모증, 두통,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라고 보고됐다.

임플라논은 프로게스테론 단일제제를 68mg 포함하고 있는 가로 4cm*세로 지름 2mm 정도 되는 성냥개비 모양의 봉을 팔의 안쪽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하루 약 30ug 정도의 호르몬이 혈액으로 방출돼 배란을 억제하는 피임도구다. 시술 시간이 1~3분으로 짧은데다, 피하이식만으로 3년간 피임효과 및 성공률 98%를 보이고 있다고 전해져 국내에 도입되자마자 많은 여성의 기대를 모은 피임 방법의 하나다.

의약품 안전성 및 피해 구조 관련 법안 마련 필요해

지난 5일 임플라논을 세계 최초 도입·시술해 오고 있는 영국의 보건당국이 발표한 집계 결과를 살펴보면, 2000년 이후 임플라논 시술을 받은 여성 가운데 1607건의 부작용이 보고됐으며, 584명이 임신했다. 또, 이와 관련해 영국 언론들은 "부작용을 겪은 여성들 가운데 7명은 시술을 한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20만 파운드(한화 약 3억 6000만 원)의 보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임플라논 피해자들이 지난 2003년 인터넷 사이트인 '안티 임플라논(http://cafe.daum.net/antiimp)'을 개설하고, 이들 중 일부는 법적 소송을 위해 카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참여자 모집과 변호사 선임 비용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식약청의 김민우씨는 "지난 2009년부터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의 추진 하에 의약품의 안전성 및 피해 구조를 위한 '부작용 피해 구조 제도' 법안을 시도해 오고 있으나, 국회에서 여전히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의약품 안전성 및 피해 사례 관련해서 식약청은 물론 보건복지부 관련 업무 담당자들 또한 "어떠한 말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의약품 안전성 및 부작용 및 피해 보상 관련해 조속한 규정 및 법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임플라논 시술 및 피임 관련 정보 제공 사이트 및 연락처>
1. 한국 오가논, 임플라논 무료 콜센터 080-329-3290
개인별 임플라논 적응 과정에 대한 각종 문의 상담 및 임플라논 약제 특성에 대한 기본 정보 제공

2. 피임연구회 
www.piim.or.kr
서울 순천향대학병원 산부인과 이임순교수를 중심으로 20여명의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운영 중인 온라인 사이트 피임연구회에서는 "내게 맞는 피임법"을 간단한 자가테스트를 통해 제공.

3. 와이즈우먼의 피임생리이야기  무료 콜센터 080-575-5757
http://www.wisewoman.co.kr/piim365
생리전증후군, 생리통, 과다월경이나 생리불순 등 생리 관련 불편한 증상이나 피임 등에 대한 정보 제공.


태그:#임플라논, #H 산부인과, #한국 오가논, #안티 임플라논, #K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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