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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안양시의회의 의견청취를 다수의 주민이 반대하여 무산시킨 바 있는 안양시 만안구의 뉴타운사업이 역시 주민의 힘으로 무산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활짝 열어 놨다.

 

추위가 극성인 27일 오전 8시부터 안양시청의 현관에는 만안구 뉴타운 지역 내의 주민들이 몰려 들었다. 이들은 안양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현관과 시장실로 통하는 계단 앞에서 한참 동안 추위와 안양시의 무관심과 싸움을 시작하였다.

 

주민들의 요구는 지난 20일 안양시의회에서의 의견청취가 보류되었으므로 안양시에서도 이달 30일과 새해 1월 4일에 예정 공고된 공청회의 보류를 공고하라는 것. 하지만 최대호 안양시장은 일정상 시간에 쫒겨 만날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놓아 주민들은 30여 년만에 찾아온 혹독한 추위 속에서 마냥 지루한 기다림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끈질기게 기다린 주민들은 오후 늦게 6시가 넘어서야 안양시 관련 부서의 공청회 취소 공고를 게시한다는 약속을 받아 내고 일단 돌아갔다.

 

만안구 뉴타운사업은 결정고시를 위하여 시의회의 의견청취와 공청회만을 남겨 두고 있는데, 지난 20일 300여 명의 주민들이 의회를 방문하여 뉴타운사업과 관련한 안건상정을 무산시키고 시의회의 의견청취를 보류시켰던 바 있다.

 

이날 의회의 집회에 참가했던 한 주민은 "안양시는 주민공람 기간이 끝나고 시의회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우선 먼저 요식행위로서의 시의회 의견청취를 선택하였다"면서 "실제로 뉴타운사업을 반대하는 이 지역의 주민들은 주민공람이 실시되는 짧은 기간동안 무려 1300여 장의 주민의견서를 접수하였지만 시의회에서는 그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뉴타운사업을 반대하는 또 다른 주민은 "뉴타운사업도 완전히 파괴하고 새로 건설한다는 면에서 4대강 훼손사업과 일맥상통한다"며 "전면철거 후 개발하는 방식은 옳지 못하며 거주하고 있는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면서 도시를 개발하는 도시재생이 적합할 것"고 주장하면서 '우선 백지화 후 재설계'를 강조하였다.

 

한편 27일 뉴타운사업을 찬성하는 주민 수 명도 시의회를 방문하여 지역구 시의원들에게 일정을 강행할 것을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태를 지켜 보던 한 공무원은 "안양시의 사업 강행이 계속 주민간의 갈등을 증폭시킬 수도 있다"며 "특히 세입자들이 뉴타운사업과 관련한 논쟁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전월세 값의 이상 폭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권리자들 간의 갈등에서 더 나아가 세입자들까지 이번 뉴타운사업에 관여하게 된다면 큰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하였다.

 

수도권에서의 뉴타운사업이 지난 선거들에서 졸속적으로 지정되고 추진되어 왔으며 실제로 많은 곳에서 논란과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안양시 만안구의 뉴타운 사업 철회 가능성은 다른 뉴타운사업 지역의 주민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이다.

덧붙이는 글 | 김헌 만안구뉴타운 반대위원장은 12월 28일 오후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함께 다시 안양시청을 방문하여 관계공무원들이 약속을 이행하도록 더 강하게 촉구하겠다고 전했다. 


태그:#만안구뉴타운, #뉴타운반대주민, #뉴타운사업철회, #안양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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