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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복직과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부평공장 아치 위에서 21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법원 판결에 근거해 21일 집행관들이 농성 현수막을 철거하려 해 충돌이 일어났다. 강제 해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오전 11시 GM대우 부평공장 정문에서는 인천지역 야 5당 대표들이 참석해 'GM대우 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 문제'에 GM대우가 나서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11시 20분께 법원 집행관들이 매트리스 수십여 개를 아치 농성장 아래 펼쳤다. 이 과정에서 GM대우 비정규직, 야 5당 관계자, 민주노총, 시민단체 회원들과 충돌이 발생했다. 이에 경찰 1개 중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문을 차단하고 집회 참가자들과 집행관을 분리했다.

 

GM대우 측은 지난 1일 아치 농성에 들어간 이들을 상대로 '방해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 14일 '방해금지 가처분 집행' 판결을 내렸다. 집행관들은 21일 오전에 농성장을 방문해 판결문을 근거로 집행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집행관들은 사다리차 3대와 매트리스 수십여 개를 동원해 강제집행에 들어갔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과 GM대우 정규직 노조 간부 수십 명이 이를 저지했다. 곳곳에서 충돌이 발생하자 GM대우차비정규직지회 신현창 지회장은 마이크로 집행관과의 면담을 두 차례 신청했다.

 

신현장 지회장, 민주노동당 이용규 인천시당위원장, 이시욱 금속노조 부위원장 등은 "매서운 추위에도 21일째 농성하고 있는 농성자들이 매트리스를 펼치자 극도로 흥분한 상태니, 집행을 중지하고 대화로 문제를 풀자"고 제안했다. 실제 아치 위에서 농성하고 있는 황호인(40)씨는 아치에 묶어 놓았던 현수막 줄을 목에 걸고 신발을 집행관들을 향해 던지는 등 극렬하게 저항했다. 소방서에서 준비해온 에어매트리스가 펼쳐지자, 집행관과 경찰 측을 향해 고함을 지르는 등 저항을 이어나갔다.

 

이용규 위원장은 중재에 나선 경찰에 "철거민들을 상대로 집행해도 살고 있는 당사자가 저항하면 한 두 차례 집행을 중지한다. 단 한 차례 통보하고 강제집행을 한다면 21일째 한파를 맞으면서 싸워온 농성자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오늘 강제집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집행관들은 두 차례 집행을 시도했으나 좌절되자 경찰 중재로 12시 40분께 집행을 중지하고 철수했다.

 

강제집행 초읽기... "한국 임원 날라 갈 판"

 

아치 위 고공 농성이 21일째 이어지면서 GM대우 측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M대우 입장에서는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계속되는 투쟁이 상당히 부담스러워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GM대우는 농성을 빨리 정리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하지만 GM대우차비정규직지회는 이달 말까지 집회 신고를 낸 상황이고, 인천지역 시민사회와 야5당 등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21일째 농성과 집회가 계속되면서 GM대우 비정규직 문제는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에 이어 전국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노총도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GM대우 비정규직 투쟁을 전국투쟁으로 전환하기로 결의하고 이달 29일 GM대우 부평공장 정문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법원 판결에 근거해 집행을 강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비정규직 투쟁이 장기화되면서 GM대우에서 노사문제 등을 담당하는 한국 고위 임원이 다음 인사 시 문책을 받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GM대우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21일 "비정규직 문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여, 문책론이 나오고 있다"며 "송영길 시장이 직접 나서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음에도, 해결책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모두를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GM대우, #GM대우 비정규직, #비정규직, #GM대우 부평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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