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린이집에 갔더니 딸아이가 반갑게 뛰어 나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오늘따라 유난히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함께 집을 향해 걸으며 눈이 다 녹아 버린 얘기를 나눴습니다.

"아빠, 눈이 다 녹았어."
"어~그래. 눈이 다 녹아 버렸네. 건희야, 눈이 왜 녹았을까?"
"눈이 다 하늘 나라로 올라가서 그래~"

참 딸아이다운 상상력입니다. 또 맞는 말이기도 하구요. 아무튼 이렇게 기발한 상상을 하며 연방 말을 거는 아이를 보니 확실히 오늘은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있었나 봅니다.

집에 도착하니 맛있는 저녁 밥상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둘째 아이는 효녀답게(?) 잠들어 있어 오랜만에 우리 세 식구만 평화롭게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녀석, 제법 많은 양의 밥을 떠줬는데도 잘 먹습니다. 약간의 투정을 부리며 장난을 치려고도 했지만 버섯도 주고, 어묵도 주며 살살 달래니 밥도 잘 먹습니다.

유치원 가방 안에 반짝이는 이게 뭐지?

 딸아이 가방 속에 있던 선물의 모습
 딸아이 가방 속에 있던 선물의 모습
ⓒ 임정혁

관련사진보기


 선물을 들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
 선물을 들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
ⓒ 임정혁

관련사진보기

식사를 먼저 끝낸 제가 딸아이의 어린이집 가방을 보았습니다. 수첩을 꺼내 보니 오늘은 별다른 얘기가 없었습니다. 23일까지 산타행사에 필요한 선물을 준비해 달라는 메모만 있더군요. 그런데 가방 안쪽에서 웬 반짝거리는 게 보였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무슨 선물을 받아왔나 싶었습니다. 물건을 꺼내 딸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어~건희야, 이거 뭐야?"
"어~그거, 아빠 엄마 선물이야."

무슨 말인가 싶었습니다. 갑자기 생뚱맞게 선물이라니…

"그래? 무슨 선물인지 한번 볼까?"

참 궁금했습니다. 반짝이는 포장지 안에 있던 물건은 원형이었고, 약 1cm 가량의 두께를 지닌 매우 가벼운 물건이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부모님께 드리는 선물 만들기를 했나'하는 막연한 추측만을 가진 채 포장을 차근차근 살피며 궁금한 마음으로 '선물'을 개봉했습니다. 그리고 순간 저는 '빵~'하고 터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환하게 웃던 딸아이, "아빠 건희가 이렇게~ 다 만든거야"

 선물의 정체가 공개되는 순간, 우리 부부는 크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선물의 정체가 공개되는 순간, 우리 부부는 크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 임정혁

관련사진보기


선물은 바로 '테이프 종이'였던 거지요!  딸아이는 신나서 선물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자신이 어린이집에서 이걸 보고 엄마 아빠 팔찌를 할 수 있도록 가져왔다는 겁니다. 특별히 선생님께 테이프를 달라하여 직접 포장까지 한 것이라 합니다. 그리고는 직접 제 팔에 끼워주기까지 합니다.

"아빠, 건희가 선생님한테 달라고 해서 이렇게~ 다 만든 거야!"

하하, 이 녀석 오늘따라 유난히 기분좋아 보인다 했더니 바로 이런 깜짝 선물 때문이었나 봅니다. 접착용 테이프 종이를 팔찌라 생각하고, 이걸 부모님을 위해 특별히 포장까지 해온 정성과 상상력이 참으로 갸륵하고, 어여쁩니다. 너무 고맙고, 예뻐서 뽀뽀를 하며 감사인사를 하고 말았습니다.

"에구, 우리 예쁜 건희! 너무 너무 고맙다!"

애 하나 키우는 데 1억씩 든다하지요. 돈으로 자식을 기르는 것마저 계산하는 요즘의 세태가 우습게만 느껴집니다. 1억이면 어떻고 10억이면 어떻습니까. 아이가 주는 행복이 그 이상인데 말이지요. 아이를 기르며 많이 울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이런 작은 순간의 행복이 모든 걸 날려 버립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녀석이 좋아하는 요술봉 하나 꼭 사줘야겠습니다. ^^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필자의 블로그 하늘바람몰이(http://kkuks81.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