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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10시 30분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지난 15일 현대차 시트공장에서 사측으로부터 폭행 당한 비정규직들이 그날의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19일 오전 10시 30분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지난 15일 현대차 시트공장에서 사측으로부터 폭행 당한 비정규직들이 그날의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 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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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을 쇠볼트 등으로 폭행해 논란이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노조가 19일 지난 15일 농성진압 당시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당시 폭행당하던 비정규직 조합원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으로, 앞으로 폭행 논란의 중요한 증거자료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19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맞은 편에 있는 현대자동차 문화회관 현대차지부 노동대학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시 영상을 공개하면서 폭행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앞서 현대차 사측은 지난 18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조합원들이 볼트를 집어던지고 소화기를 분사하는 등 불법 폭력까지 서슴지 않았고, 이를 저지하던 관리자 일부가 코뼈가 부러지는 등의 중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19일 동부경찰서는 지난 17일 3공장 파업 과정을 두고 사측에서 인계 받은 현대차 비정규직 중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20일 오전 10시 영장실질심사가 있을 예정이다.

이에 맞서 지난 15일 시트공장에서 폭행당한 비정규직 30여 명은 동부경찰서에 강호돈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포함한 13명의 사측 관리자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런 가운데 19일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와 금속노조, 진보정당의 기자회견과 농성이 이어졌다.

폭행 동영상 공개

▲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진압 당시 폭행 영상 지난 15일 현대차가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을 쇠볼트 등으로 폭행하며 진압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19일 공개됐다. 이 동영상은 당시 폭행당하던 비정규직 조합원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이다.
ⓒ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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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노조는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5일 새벽 5시 30분 경 시트1공장에 들어간 후 두서없이 서서 있거나 앉아 있었고, 아직 작업시작 전이라 라인은 정지상태였기 때문에 서로 담소를 나누면서 작업대기 중이었다. 오전 6시 30분경 원청·하청 관리자들과 동원된 용역경비로 보이는 300여 명이 아무런 경고나 의사표시 없이 갑자기 분말소화기, 최루액을 분사하고, 작업장에 있는 볼트, 너트, 자재파렛트, 용접프레임 등을 던지면서 집단 폭행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소방호스를 정조준하여 물을 발사하기도 하고, 소방호스 끝 부분 쇠뭉치를 조합원들의 입에 넣기도 하는 등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며 "소화기 분말가루와 물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고, 최루액 때문에 호흡이 곤란한 지경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때 계속적으로 볼트, 너트, 프레임 등이 날아왔고 그 과정에서 상해를 입었다"며 "조합원 한 사람당 대여섯 명이 붙어 계속 집단 폭행을 가해 조합원들은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특히 이들은 "그들은 도망가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물을 흠뻑 뒤집어 쓴 조합원들의 신발과 상의를 모두 벗기고, 증거를 인멸할 목적으로 핸드폰을 모두 빼앗아 가거나 손괴했다"고 밝혔다.

당시 폭행 당한 조합원들의 증언도 나왔다. 정경훈씨는 "회사는 노조 가입을 막으려는 시범케이스로 우리를 때리는 것 같다"며 "아무런 대처도 할 수 없었고, 밖으로 나와서 경찰에 인계가 될 때까지도 구타를 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나는 심하게 피를 흘렸는데, 경찰은 어떤 응급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그런 걸 보면서 우리나라에 약자편은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진엽씨는 "사측이 공장안에 배치된 프레임, 박스, 각종 자재를 던졌고 이것들은 전부 쇠로 만든 것"이라며 "대부분 조합원들이 여기에 맞았다, 나는 눈 바로 밑에 맞았고, 머리에 맞은 사람도 있었다"고 분개했다.

이어 "프레임 등으로 맞고 나니까 정신이 없었다. 우리가 전혀 저항할 수도 없는 과정에서도 계속 우리를 때렸다"며 "내 잠바를 뒤집어 씌우고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수없이 맞았는데, 어디서 맞았는지 기억도 안 난다. 밖에 나와서야 내가 어디 있는지 알았다"고 말했다

17일 현대차 울산공장 3공장에서 폭행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유지훈씨는 "용역들 장갑에 볼트가 들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파업지침이 떨어져 17일 아침 9시 의장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밖에 용역과 관리자가 600명 대기하고 있었다"며 "문으로 가려는 걸 제지해 라인으로 넘어가려고 걸어가는데, 용역과 관리자가 우르르 뛰어 와 순식간에 모여서 때리고 밟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용역들 장갑에 볼트가 들어 있었는데 그걸 맞고 갈비뼈 5대가 나갔다"며 "어떤 분은 인중이 끊어져서 대수술받은 사람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씨는 "여성조합원들도 때렸고 그것을 막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갈비뼈가 부러졌다"며 "의장부에 있는 조합원과 합의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순식간에 구타가 시작되었고, 양팔이 묶여있는 상황인데도 양팔과 옆구리 등을 가격했다"고 증언했다.

금속노조, 진보정당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에 집중"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파업으로 비정규직 투쟁을 사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25일부터 잔업거부투쟁, 12월 1일 1차 총파업 등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속노조는 파업중인 현대차 공장에 구사대나 공권력이 투입되면 즉각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동당은 현대차 불법 파견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 매우 정당한 투쟁임을 확인한다"며 "이후 당력을 총 집중하여 엄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승리의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법조단체 및 시민사회단체와 적극 연대해 사측에 의해 부당한 폭력을 당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단소송을 추진할 것"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대법원, 고등법원 판결에 따른 정당한 투쟁이므로 불법 폭력을 휘둘러 상황을 악화시킨 것이 사측임을 분명히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신당은 18일 저녁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비정규노동자들의 정규직화와 사측의 성실교섭을 요구하는 철야농성을 벌였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및 부대표단, 고영호 울산시당 위원장, 황보곤 울산동구 의원, 박병석 울산북구당협위원장등 지도부는 18일 오후 7시 사태해결을 염원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후 밤샘 노숙농성을 벌여 공장 앞을 지켰다.

이와 함께 지난 17일 구성된 야4당(진보신당·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 공동조사단이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와 민주당 홍영표 의원, 이찬열 의원, 정기호, 장석태 민변 노동위원회 변호사 등은 19일 오후 2시쯤 현대자동차 강호돈 부사장을 면담, 정규직 전환과 교섭을 촉구한 후 파업중인 제1공장에 들어가 노동자들을 면담했다.


태그:#현대차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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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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