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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목동시장에 족발집이 개업을 했다.
▲ 족발집 면목동시장에 족발집이 개업을 했다.
ⓒ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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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에 며칠 가게단장을 하더니 족발집이 들어왔다. 오픈을 했기에 그래도 자칭 면목동 지킴이인 내가 모른 척 할 수 없어 장사 잘 되시라는 덕담 한마디 보태어 족발을 하나 샀다. 내가 사람을 좋아하는 탓도 있겠지만 사장님 두 분이 인상이 너무 좋고 재미있는 분이었다. 앞으로 오며가며 잘 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절로 흥이 났다. 더구나 정겨운 사람끼리 무릎 맞대고 먹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 좋았다.

족발을 삶는 가마솥을 전국을 돌며 수소문해서 구해 오셨다는데 가마솥에 족발을 넣고 꺼내는 모습에서 온화한 인상과는 달리 장인정신이 엿보인다. 그리고 족발을 써는 손길에서 자기가 만든 족발을 먹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면 나더러 오버한다고 할런지 모르겠으나 진실로 나는 그 애정을 보았다.

족발을 삶기 위해 일부러 주문을 해서 맞춘 가마솥이다.
▲ 가마솥 족발을 삶기 위해 일부러 주문을 해서 맞춘 가마솥이다.
ⓒ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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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지만 구두를 닦고 또는 족발을 삶고 글을 쓰는 일이고간에 스킬만 익혀서 가볍게 내보이지 말고 일의 이치를 깨달으면 좋지 않겠나 싶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세상의 이치를 내가 하는 일에 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자기가 하는 일에 기쁨과 슬픔도 담고 인생의 희로애락 모두를 담아서 판다면 글을 사서 읽든 족발을 사서 먹든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에게 살아있는 행복이요, 풍요가 아니겠나 싶다.

어찌 되었든 나는 족발에 소주 한 잔을 하며 장이 안 좋아 다음날 바지에 똥 쌀 걱정보다는 인상 좋은 사장이 썰어놓은 족발에서 사람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족발집 사장의 애환을 엿보았다. 가게세도 만만찮은 터에 아무쪼록 적당히 많은 돈 버시기를 두 손 모아본다.

사장님 인상이 너무 좋으시다. 둘이서 한 컷!
▲ 족발집 사장 사장님 인상이 너무 좋으시다. 둘이서 한 컷!
ⓒ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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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면목동, #족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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