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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인 일가족 3명이 고객의 로또 당첨금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28일 체포됐다.

광역 토론토의 쏜힐에 사는 정아무개(60)씨와 그의 아들(28), 딸(29) 등에게는 절도 및 돈세탁 등 혐의가 적용됐다. 사건 발생 7년만이다. 경찰은 지난 28일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의 집에서 체포했다고 <토론토 스타> <CBC 방송> 등 언론이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당첨 확인하러 온 손님 복권을 자기 것처럼

토론토 경찰이 캐나다 한인 교포 정씨 가족의 로또 복권 사기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토론토 경찰이 캐나다 한인 교포 정씨 가족의 로또 복권 사기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TheSt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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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수사한 온타리오 경찰은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경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정씨의 아들이 운영하던 벌링턴의 편의점에서 한 고객이 로또 티켓 당첨여부를 확인했다. 이 고객은 당시 '프리티켓(무료복권)'에 당첨되었지만, 편의점측은 고객에게 이를 알리지도, 주지도 않았다.

이 티켓은 '수퍼7 로또'에서 1250만불(약137억원) 대박에 당첨된 것이었다. 복권공사에 당첨확인 전화를 한 것은 정씨의 딸인데, 이 땐 복권소유주인 남동생을 대신해서 전화한다고 했지만, 당첨금을 수령하려고 복권공사를 방문했을 때에는 '복권이 자기 것이며, 남동생도 없고, 자기 가족은 복권판매업종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복권공사 조사관은, 정씨의 딸이 복권구입 장소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거부한 점 등 의심가는 점이 있었지만 불법행위를 입증하지 못해 2004년 12월 당첨금을 지급했다.

한편, CBC 방송은 의심스런 케이스라며 지난 2007년 시사프로그램에서 추적 보도하기도 했다.

체포 다음 날인 29일 밀튼 법정에 출두한 이들은 70만불(약 8억원)의 보석금이 책정된 후 풀려났다. 보석조건으로는 여권을 제출하고, 상호간 의사소통을 금지하는 것 등이다. 법정에서 제시된 증거는 판사가 보도금지 시켜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복권공사에 따르면, 원래의 복권당첨자는 지난 2003년 10월 세인트 케서린에 있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이 복권을 샀고, 정씨가 일하던 편의점에서 당첨여부를 확인하려 했던 것이다. 이 복권주인은 복권을 여러 장 한꺼번에 구입하는 독특한 구매행태를 보이며 가끔씩 다른 복권도 샀다고 했다.

이런 추적이 가능한 것은, 복권공사가 올해 도입한 신기술시스템 덕분이다. 온타리오주 복권공사 회장 폴 가프리는 기자회견에서 "이 시스템으로 고객이 복권을 어디서 구입했는지, 어디서 당첨여부를 확인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그 고객의 복권구입 패턴, 습관까지 알 수 있다"며 꼭 실제주인을 찾아서 당첨금 원금 전액 뿐 아니라 이자까지 지불할 것이라고 했다.

한인 상인들 "손님들 따가운 시선 걱정된다"

CBC방송 웹사이트에는 로그인을 해야 하는데도 약 350여명이 댓글을 남길 정도로 주요 관심사이다. 대부분 당첨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편의점 직원에게 넘겨주기 전에 반드시 복권에 사인하라고 권하는 의견이다.

사건이 발생한 벌링턴과 가까운 해밀튼에서 같은 업종인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인 아무개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하루에도 수십명이 복권을 사러 가게에 오는 데, 내일부터 손님들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기 힘들 것 같다"며 "한인으로서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또 편의점을 운영하는 대다수의 한인들은 매일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경찰은, 이들의 은행계좌, 호화자동차 5대, 호화주택 2채, 상업용 건물 3동 및 당첨금 수령 후 구입한 보석 및 가전제품 등을 압류했다. 경찰에 따르면, 약 1천만불(약 110억원)에 상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법정기일은 10월 27일이다.


태그:#로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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