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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31일 오후 9시 2분]

오후 5시 25분경 염형철·박평수·장동빈씨 이포보에서 내려와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경기도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41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31일 오후  농성장과 연결된 임시 다리를 통해 내려오며 '4대강 파괴 즉각 중단' '강은 흘러야 한다' '흘러라 4대강'이 젓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경기도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41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31일 오후 농성장과 연결된 임시 다리를 통해 내려오며 '4대강 파괴 즉각 중단' '강은 흘러야 한다' '흘러라 4대강'이 젓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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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태양에 뜨겁게 달궈진 지상 27m 콘크리트 상판 위에서 생활한 지 41일 만의 귀환이다.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경기도 여주군 이포보에서 고공농성에 들어갔던 농성자들이 비가 내려 촉촉이 젖은 땅을 밟았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등 세 명의 농성자들은 31일 오후 5시 25분경 이포보를 내려왔다.

그러나 공사현장 입구에서 이들을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과 시민들은 농성자들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경찰은 농성자들이 보를 내려오자 곧바로 세 대의 구급차에 이들을 나눠 태우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구급차는 사람들이 기다리는 현장 입구가 아닌 이포대교 방향으로 난 샛길을 향했다.

41일 만에 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공사 현장 입구를 지키던 200여 명의 시민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쏟아졌다. 일부 환경단체 회원들이 구급차를 뒤쫓아 길을 막아섰지만 곧바로 경찰력에 의해 제지당했다. 박창재 농성상황실장은 "우리는 살인범이나 간첩 같은 구속사유가 명확한 범인들이 체포되면 TV를 통해 얼굴을 볼 수 있지만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농성을 벌인 활동가들의 얼굴은 볼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찰, 48시간 조사 후 구속영장 신청 예정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경기도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41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31일 오후  농성을 중단 한 뒤 경찰에 연행된 가운데, 농성자들을 태운 구급차 3대가 인근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경기도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41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31일 오후 농성을 중단 한 뒤 경찰에 연행된 가운데, 농성자들을 태운 구급차 3대가 인근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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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자들을 안전하게 인도하기 위해 공사현장에 들어간 정당·시민사회 대표들은 농성자들과 가족, 시민들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경찰과 한 시간여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이시재 환경운동연합 대표 등 대표단은 농성자들이 병원으로 이동한 후 공사현장 밖으로 나와 농성자들이 보를 내려오던 순간을 전했다.

▲ '4대강 사업반대' 이포보 농성 41일만에 해제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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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자들을 직접 만난 이미경 사무총장은 "올라가서 내려올 수 있는 다리를 연결하는 사이 세 분이 저의 의지를 확인하고 싶어 해서 앞으로 싸우겠다고 말씀 드렸다"며 "그분들의 모습을 보고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농성자들이 "몸이 망가졌지만 멀쩡한 강이 망가지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농성자들이 내려오는 과정이 길어진 것에 대해 "활동가들이 농성을 시작하며 제기한 세 가지 요구사안이 모두 이뤄지지 않아 스스로 내려오기 힘들어했다"며 "가족과 지지자들에게 인사할 수 있는 기회와 언론의 취재를 요구했지만 경찰이 받아들이지 않아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농성자들은 '4대강 사업 즉각 중단', '국회 사업검증 특위 구성'. '정부 여론수렴기구 구성' 등을 요구해왔다.

31일 경기도 여주군 이포보 고공농성을 벌이다 철수하는 활동가들을 맞이하기 위해 모인 지지자들이 공사현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31일 경기도 여주군 이포보 고공농성을 벌이다 철수하는 활동가들을 맞이하기 위해 모인 지지자들이 공사현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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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농성자들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는 지지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지난 10일 경남 함안보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장에서 내려온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은 "20일 만에 함안보에서 내려오는 날 피눈물이 나는 심정이었다"라며 "지금 내려오는 분들의 심정도 그때 제 심정과 같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 국장은 이어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키기 전까지는 내려오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올라갔는데 정부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농성자들도 국민들도 지쳐있는 게 사실이지만 다시 손을 잡고 4대강을 지키는 일에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시재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도 "농성 10일이 됐을 때는 이들이 자랑스러웠고 20일이 넘었을 때는 걱정이 됐다"며 "이들이 올라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아래서 싸우고 있나 반성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4대강 사업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농성자들의 의지는 결연하다"며 "이제 같은 땅에서 함께 운동하기 위해 내려올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한편, 농성자들은 여주 고려병원에서 기초적인 건강검진을 받고 7시 20분경 경찰 조사를 위해 여주경찰서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농성자들과 병원까지 동행한 우경선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박평수 위원장만 추가적인 검진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고 다른 분들은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박 위원장도 특별한 질병이 있는 것은 아니고 오랜 농성으로 체력이 고갈되고 체중이 많이 감소해 지속적인 관리와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 변호사는 이어 "경찰은 48시간 조사 후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구속영장 집행은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농성자들의 기본권 차원에서 무리"라고 전망했다.

9월 11일 '4대강 사업 반대' 대규모 도심 집회예정

환경운동가들의 이포보 농성은 41일 만에 끝났지만 그 파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비록 농성자들이 정부에 요구했던 세 가지 요구안은 수용되지 않았지만 정체돼 있던 4대강 사업 반대운동에 힘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이들의 농성은 종교계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의 흐름에 시민사회 각계각층과 정치권이 결합하는 자극제가 됐다.

이를 통해 야5당, 시민사회, 환경, 노동·진보, 여성, 언론, 문화예술, 학계, 4대 종단 등을 총 망라하는 '4대강 공사중단을 위한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이 구성됐다. 국민행동은 지난 25일부터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며 9월 11일 대규모 도심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농성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이포보를 찾은 국민행동 대표자들은 오후 3시 공사현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11 국민대회' 참가를 호소했다. 국민행동 대표자들은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2010년 하반기 집중적인 국민행동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반드시 중단시키겠다는 것을 결의한다"며 "모든 민주사회운동세력과 정치세력이 굳건한 대오로 4대강 반대운동으로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9월 11일 10만 촛불의 국민대회 조직화를 달성할 것"이라며 "이를 전후로 각 지역별로 다양한 대규모 저항을 조직하고 이를 바탕으로 9월 말 2차 국민대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2신 : 31일 오후 5시]

경찰 합의 위반, 이포보 농성자 철수 지연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경기도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41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31일 오후  농성을 중단하고 농성장에서 내려올 예정인 가운데,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이포보 공사현장 에서 곤봉과 방패를 든 경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경기도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41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31일 오후 농성을 중단하고 농성장에서 내려올 예정인 가운데,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이포보 공사현장 에서 곤봉과 방패를 든 경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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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군 이포보 농성자들의 철수가 경찰과 시민사회단체 대표자간의 마찰로 난항을 겪고 있다.

농성자들은 지난 30일 시민사회 원로들의 농성철수 제안을 받아들여 31일 오후 3시경 이포보 농성장을 내려올 예정이었다. 시민사회 원로들과 대표자들은 농성자들이 27m 높이의 보 위에서 경찰에 연행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신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직접 보에 올라 농성자들과 함께 내려오겠다고 경찰에 요청했다.

경찰도 이 요구를 수용하고 농성자들의 신변을 보 아래서 인수받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농성장과 농성자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언론사 카메라 한 대를 대표자들과 동행시키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양측의 합의는 대표자들이 보 위로 올라가기 위해 공사현장에 들어서자 어긋나고 말았다. 이날 오후 3시 30분 대표자들이 공사현장으로 들어갔지만 경찰이 내부방침이라며 언론사 카메라의 동행을 거부한 것.

이미경 민주당 4대강특위 위원장과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이시재 환경운동연합 대표 등 정당,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은 합의 사안을 이행하라며 그 자리에서 농성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자들은 언론사 카메라가 동행할 수 없다면 농성자들이 병원으로 이송되기 전 공사현장 입구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정당,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과 환경단체 회원 200여 명은 공사현장 입구에서 농성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9월 11일 국민대회 참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신 : 30일 오후 8시 55분]

여주 이포보 농성자 3명, 41일 만에 귀환... 시민사회 원로들 제안

환경연합 활동가 3명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경기도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시민환경단체 회원들이 이포대교위에서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환경연합 활동가 3명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경기도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시민환경단체 회원들이 이포대교위에서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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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군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 명의 환경운동가들의 귀환이 결정됐다. '4대강 공사중단을 위한 국민행동'은 오는 31일 오후 3시 농성자들이 보에서 내려올 것이라고 30일 전했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등 세 명의 농성자들은 지난 7월 22일 오전 4시 보 기둥에 올랐고, 31일로 농성 41일째를 맞는다.

'정부 여론수렴 기구 구성' 요구하며 40여일 고공농성... 정부는 '모르쇠'

농성자들은 '4대강 공사 중단'과 함께 '국회 검증기구 구성', '정부 여론수렴 기구 구성'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지만 요구사안이 수용되지 못했다. 정부는 이들의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했고 한나라당도 국회 특위를 구성하자는 야당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뚜렷한 성과없이 농성은 장기화 됐고 농성자들은 식사도 제대로 못하며 한 달 이상을 보내 체력이 고갈된 상태였다. 게다가 법원의 퇴거명령과 불이행시 하루 900만 원이라는 벌금의 부담도 안고 있었다.

이렇게 조건이 악화됐지만 농성자들은 요구 사안이 실행될 때까지 농성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들은 지난 24일에도 농성 중단을 제안받았지만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농성자들은 결국 '농성을 중단하자'는 시민사회 원로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 원로들은 오는 9월 11일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국민대회'를 앞두고 농성자들에게 "함께 준비하자"며 철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운동연합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제 서울을 거점으로 하는 운동을 본격화 해야 한다"며 "광화문에 차려진 농성장을 중심으로 4대강 사업 반대의 여론을 확산시켜 9월11일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에서 내려오는 즉시 경찰에 연행돼 병원 진료를 받은 후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각 정당 대표와 시민사회 대표들로 구성된 '4대강 국민행동 대표자협의회'는 31일 오후 3시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농성자들과 함께 9월11일 '국민대회'의 참여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태그:#4대강, #이포보, #환경운동연합, #이명박,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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