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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국무총리로 내정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오피스텔에 들어서며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신임 국무총리로 내정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오피스텔에 들어서며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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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배우자 신아무개씨가 2004년 경남도지사 재보궐 선거 당시 인사청탁을 받고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고 김 후보자가 이 사실을 덮기 위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도움을 받았단 의혹이 제기됐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19일 "김 후보자가 당시 거창군수직을 그만두고 2004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 당선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고조될 때쯤 경남도청 과장 출신 강아무개씨가 김 후보자의 배우자에게 거액의 금품을 제공했다"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강씨는 당시 거액의 금품을 제공하는 대신 경남개발공사 사장에 임명해준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실제로 2004년 7월 1일 경남개발공사 사장에 임명됐다"면서 "이에 대해 도 의회와 김 후보자의 측근들마저 거세게 반대했고 지역 언론사에서도 이 황당한 인사에 대해 10여 차례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후보자가 2006년 경남도지사에 두 번째 도전할 때 지역지 <조간경남>이 창간호로 이 내용을 기사화하려 하자 김 후보자가 이를 알고 해당 기사가 실린 신문을 전량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 의원은 김 후보자가 이 과정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도움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재정상태가 열악했던 <조간경남>의 사정을 이용, 기사 전량 폐기의 조건으로 박 전 회장이 <조간경남>에 2억 원을 투자하도록 했단 것이다.

"박연차, 김태호 부탁 받고 '뇌물수수 의혹' 취재 언론사에 2억 원 투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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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에 따르면, <조간경남>은 2006년 3월 27일자 창간호에 관련 의혹을 기사화해 창원시 중앙동 소재 <한국일보> 창원지사에서 총 6만 부를 찍었지만 돌연 전량 폐기를 지시하고 해당 기사를 다른 기사로 교체해 발행토록 했다.

이 의원은 "김 후보자가 해당 기사가 전량 폐기된 날 마산 창동의 한정식 집에서 해당 언론사 사장, C상무 등과 함께 식사를 했으며 이후 C상무와 김 후보자는 단 둘이서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함께했다고 한다"며 "C상무를 비롯해 사건 관련자들의 녹취록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또 "전량 폐기를 지시했던 <조간경남>의 C상무가 회사 대주주인 P에게 '김해 지역의 사업가(박연차)가 2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하니 동의서에 도장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며 박 전 회장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지분율 저하를 우려한 P가 C상무의 요청을 거절하자 C상무는 임시주식증서를 발행해 박 전 회장에게 2억 원을 투자 받았다"며 "그 뒤 박 전 회장은 자신이 투자한 2억 원이 지분 투자에 사용된 것이 아니란 것을 알고 검찰에 C상무를 고소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당시 박 전 회장이 막 창간한 신생신문사에 투자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었고 또한 태광실업이 다른 언론사에 투자한 사실도 전무했다"며 "따라서 사건 관련자들은 '신문 폐기'를 조건으로 김 후보자가 박 전 회장에게 투자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김태호 총리내정자 뇌물수수 의혹, 언론 입막음까지?
ⓒ 오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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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측 "<조간경남> 들어본 적도 없어... 대응할 가치 없다"

한편, 이 의원은 "거액의 뇌물 수수와 언론사 압력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김 후보자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인 국무총리로 부적절하다"며 해당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특히 "검찰 수사가 이뤄질 경우 제보자 보호를 위해 익명 처리된 관련자들의 인적 사항과 확보한 녹취록, 폐기된 신문기사 등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겠다"며 "김 후보자 입장에서도 해당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 향후 행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조간경남>이란 신문을 들어본 적도 없다, 삼류소설에나 나올 얘기"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근거도 없는 의혹제기에 대응해야 할 가치조차 못 느낀다"며 "어떤 근거를 갖고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태그:#김태호, #박연차, #인사청탁,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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