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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10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김대중 자서전'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인사말 도중 흐느끼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10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김대중 자서전'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인사말 도중 흐느끼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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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앞두고 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10일 열린 <김대중 자서전> 출판기념회에는 정세균 전 대표,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 박주선·천정배·김효석 의원 등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치열한 물밑 샅바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당권 경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김대중 정신' 계승은 공통으로 입에 올렸다. 행사장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DJ 계승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이 한층 뜨거워진 모습이었다.

민주당 당권 주자들... 너도 나도 'DJ 정신' 계승

가장 먼저 도착한 손학규 상임고문은 행사장 곳곳을 돌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곁에는 이춘석·이찬열·김동철·전혜숙 등 당내 지지 의원들이 자리를 지켰다.

손 고문은 "민주주의 위기와 한반도 평화의 위기 상황을 볼 때 김대중 대통령이 보여준 비전과 리더십이 아쉽게 생각되는 때"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손 고문은 정계복기 시기나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한 언급을 피한 채 다시 춘천으로 돌아갔다.

정동영 상임고문도 "김대중 대통령께서 하늘에서 지금의 한반도 위기를 보고 계신다면 얼마나 통탄하겠느냐"며 "DJ 정신인 6·15 정신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김대중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김대중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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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시작 후 모습을 드러낸 정세균 전 대표도 'DJ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그는 "서거 1주기가 됐는데도 민주주의 위기, 남북관계 위기, 서민경제 위기 등 3대 위기는 여전하다, 그 분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권 재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선당후사의 길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권 예비주자 중 '빅3'으로 분류되는 세 사람은 모두 'DJ 정신 계승'이라는 같은 이야기를 했지만 분위기는 서먹했다. 이들은 같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지만 행사를 지켜보기만 할 뿐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박주선 의원도 DJ 정신 계승을 강조하면서 "혁신 중도를 민주당의 정체성으로 삼고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김효석 의원은 "당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를 잘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정치인들 한 자리에 모은 <김대중 자서전> 출판기념회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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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상도동계도 한자리에... 특임장관 이재오 "잘 좀 봐줘"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화해를 선언한 동교동계와 상도동계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동교동계에서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권노갑 고문, 한화갑 평화민주당 대표 등이, 상도동계에서는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 등이 모습을 비쳤다. 김무성·박지원 두 여야 원내대표는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주고받고 서로의 일정을 체크해 수첩에 메모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 측에서는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주호영 특임장관이 참석했다.

특히 8·8 개각 이후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지원 원내대표와 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이재오 내정자가 "잘 좀 봐달라"고 하자 박 원내대표는 "그렇게 방해를 했는데도 어떻게 당선이 됐느냐, 감정을 갖고 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각계 인사 1500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국민의 정부 각료 출신 인사들도 모두 자리를 지켰다. 또 투병(파킨슨병) 중인 장남 김홍일씨와 홍업·홍걸씨 등 김 전 대통령 가족들도 모두 나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10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김대중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서평을 낭독하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김대중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서평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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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이사장, 눈물의 인사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은 눈물로 인사말을 했다. 이 이사장은 "남편은 생전에 납치, 감옥, (가택)연금, 망명 생활 등 모진 고난을 당했는데 이런 일생은 세계 역사상 매우 드물다"며 "자서전을 읽는 동안 남편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이사장은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희호 이사장은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지켜나가야 하는지 많은 분들이 공감했으면 한다"며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대중 평화센터'는 이날부터 18일까지 다양한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이 기간 동안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 로비에는 분향소가 설치되고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집무실도 추모객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또 17일에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추모문화제가 열리고 1주기인 18일에는 서울 현충원에서 추도식을 거행한다.


태그:#김대중, #민주당, #김대중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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