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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직원(까만 옷을 입고 등진 사람)이 노영수씨(오른쪽에서 두번째 빨간 옷) 등으로부터 사찰과 관련 항의를 받고 있다.
 두산중공업 직원(까만 옷을 입고 등진 사람)이 노영수씨(오른쪽에서 두번째 빨간 옷) 등으로부터 사찰과 관련 항의를 받고 있다.
ⓒ 다큐멘터리 작가 안창규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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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24일 오후 8시 38분]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한 직원이 중앙대에서 퇴학당한 한 학생을 사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산중공업 소속 한 직원은 24일 서울 동대문 종합시장 근처에서 중앙대 퇴학생 노영수씨를 사찰하다가 당시 유인물을 배포하던 두산중공업 해고노동자들에 의해 발각됐다. 그는 '노영수 동향보고'라는 문건을 소지하고 있었다.

노씨는 중앙대의 '대학구조조정'에 반대해 지난 4월 타워크레인에서 시위를 벌였다가 지난 5월 퇴학당했다. 중앙대는 지난 2008년 두산그룹에 인수된 뒤 대규모 대학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두산중공업 대리에게서 '노영수 동향보고' 문건 발견했다"

중앙대 퇴학생 노영수씨.
 중앙대 퇴학생 노영수씨.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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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의 개인사찰은 노씨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던 안창규씨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안씨는 24일 오후 4시 15분께 트위터(아이디 'gom1997ahn')에 올린 글을 통해 "중앙대 퇴학당한 노영수 학생을 중앙대 교직원도 아닌 두산중공업 대리가 개인사찰하다가 걸렸다"고 전했다. 특히 안씨는 두산중공업의 직원한테서는 노씨의 개인동향이 적힌 문건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그에게서는 노씨의 일정이 적힌 문건이 나왔다"며 "그 문건에는 '노영수 동향 파악'이라는 제목과 함께 노씨의 일정이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안씨는 "그 직원이 가지고 있는 문건을 촬영하려는 과정에서 중앙대 교직원들의 방해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노씨의 동향이 적힌 문건은 노씨 등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혜화경찰서 소속 경찰관에게 넘겨졌다.

노씨는 경찰조사를 받고 나온 뒤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동대문쪽에서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었는데 노조의 한 조합원이 '동향보고'라고 적힌 문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며 "쫓아가 문건을 확인하려 했는데 종로5가까지 도망갔고, 그는 거기서 붙잡혔다"고 말했다.

노씨는 "본인이 문건 확인을 거부해 경찰관을 불러 확인했는데 '노영수 동향보고 문건'이었다"며 "그 문건을 갖고 있던 사람은 중앙대 교직원이 아니라 두산중공업 대리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노씨는 "이전에는 대학 학생처에서 관행적으로 (문제학생들을) 사찰해왔다"며 "학교가 회사 직원까지 동원해 입체적이고 다중적으로 사찰한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노씨는 "경찰서에서는 '개인비밀을 침해한 것으로 문제삼고 싶다면 고소하라'고 했다"며 "동향보고 문건 사본을 확보해 모레(26일) 정식으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두산중공업측은 "관련내용을 전달받지 못해 경찰서 등을 통해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고 밝혔다.  

노씨, '대학구조조정' 반대하다 퇴학 당해... "두산대에서 해고됐다"

한편 중앙대 독어독문학과에 재학중이던 노씨는 지난 4월 8일 30m 높이의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대학은 기업이 아니다"라고 적힌 펼침막을 내걸고 '대학 구조조정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에 중앙대는 지난 5월 10일 "시위가 언론에 보도되어 학교의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재단이 투자 의욕을 잃을 수도 있다"는 등의 이유로 노씨에게 '퇴학'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당시 그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두산대'에서 해고됐다"고 항변했다. 

실제로 두산그룹에 인수된 중앙대는 18개 단과대, 77개 학과를 10개 단과대, 46개 학과로 통폐합하는 '대학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와 함께 총장 직선제 폐지, 교수 차등 연봉제 전환, 전교생 회계학 수강 의무화 등의 조치도 실행하면서 '기업을 위한 대학구조조정'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중앙대는 구조조정 반대활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2명 퇴학, 1명 무기정학, 1명 유기정학, 1명 서면경고 등의 처분을 내렸다.


태그:#노영수, #두산중공업, #중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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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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