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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권 단일후보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1일 저녁 경기도 수원역광장 유세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손을 잡으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야권 단일후보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1일 저녁 경기도 수원역광장 유세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손을 잡으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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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대지 말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자. 유시민이 진 것은 예의 그 '싸가지' 때문인가? 달랑 둘이 1:1 구도로 붙었다. 그런데 졌으니 궁금할 수밖에 없다. 앞날을 위해서도 따져볼 일이다.

김문수 후보는 오세훈 후보보다 약했다. TV 토론에서도 그랬고, 상대후보와의 지지율 격차에서도 그랬다. 이미지도 탁하다. 헌데 결과는 반대였다. 오 후보는 혼쭐이 났다. 지옥 문턱에서 기사회생했다. 강남표 덕에 0.6%P 차이로 이겼다. 이에 비하면 김 후보의 승리는 넉넉해 보일 정도다. 4.4%P, 19만1600표 앞섰다.

민주당 표를 끌어오지 못한 선거

유시민의 패배는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경기도의 기초자치단체는 31개다. 이 중 16곳에서 유시민은 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에 비해 뒤지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 중 10곳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국회의원을 선출한 지역이다. 그런데 그 격차는 3%P도 채 안 된다.

이게 뭘 말해주나? 간단하다. 이 지역 민주당이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시민이 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 득표율보다 앞선 곳은 15곳이다. 이 중에서 민주당 국회의원이 있는 시·군은 2곳에 불과하다. 요컨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1명이라도 있는 시·군에서 대체로 졌다는 이야기다. 민주당 국회의원이 포진한 12곳 가운데 10곳(83.3%)에서 진 것으로 추산된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1명도 없는 시·군에서는 대부분 이겼다. 민주당 의원이 없는 19곳 가운데 13곳(68.4%)에서 이긴 것으로 추산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민주당이 야권 단일후보에 대한 선거운동을 방기한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야권 단일후보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1일 경기도 부천역 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다음 유세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야권 단일후보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1일 경기도 부천역 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다음 유세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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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른 해석의 가능성도 있다. '우연하게도' 민주당 국회의원이 있는 지역에서 특히 유시민 비토정서가 강하게 표출됐을 개연성이다. 하지만 비토 정서의 강약을 가르는 차이가 민주당 국회의원의 존재여부라면 의당 해석도 달라져야 한다. 대개 현역의원이 있는 경우 조직관리가 잘 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서 유시민의 표가 최소한 비슷하게 나와야 정상이다. 그런데 되레 적게 나왔다. 결국 추론이 다시 제자리다. 민주당 조직이 방기한 것이다. 또는 이들이 비토(veto)한 것이다.  

증거는 또 있다. 많은 무효표다. 경기지역 무효표가 무려 18만3387표에 달한다. 453만4771 표 중에서 나온 것으로, 4.04%를 차지한다. 반면, 비슷한 규모의 서울은 완전히 달랐다. 서울의 투표수는 경기와 엇비슷하다. 442만6182표였다. 이 중에서 무효표가 2만8510표이니 0.64%에 불과할 따름이다. 경기가 서울에 비해 7배나 많은 것이다. 민주당 조직을 빼놓고선 이 무효표를 설명할 도리가 없다. 실제로, 민주당 국회의원이 있는 평택, 남양주, 의정부 등에서 무효표 비율이 높게 나왔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에 대해 유시민의 책임도 있다. 민주당 조직의 지지를 100%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유가 궁금하다. 흔히 말하듯 '싸가지' 문제일 수도 있다. 국민참여당을 창당한 데에 따른 민주당의 반발 심리일 수도 있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의 경쟁의식 발로일 수도 있다. 어쨌든 후보는 그였다. 그들의 지지를 전폭 끌어내지 못한 책임이 결코 작지 않다.

그런데 책임으로 치자면 민주당에게도 있다. 있어도 제법 많이 있다. 양당 후보 간에 단일화 경선을 벌여 민주당 후보가 졌다. 합의한 절차에 의거해 선출된 후보라면 마땅히 민주당의 공식후보이기도 하다. 소속이야 국민참여당이지만 엄연히 양당의 공인된 연합공천 후보인 것이다. 법상 기호를 쓰지 못할 뿐이다. 따라서 마땅히 당 조직이라면 이 결정에 따라야 한다. 신의성실의 원칙을 어긴, 일종의 약속 위반이다.

이 문제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차원으로 끝나지 않는다. 당 대 당의 정치협상은 지켜져야 한다. 당이 소속 의원과 조직을 강제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민주당은 소홀했다. 협량하게 대응했다. 당의 결정에 당원들을 따르게 하지 못하면 그 리더십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누가 됐든 당의 후보라면 마땅히 그에게 당의 지지를 몰아주는 것은 정당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원칙이다.

무거운 숙제 안은 유시민

 야4당 단일후보로 나선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5일 저녁 경기도 파주 금촌역에서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과 함께 거리유세를 펼치고 있다.
 야4당 단일후보로 나선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5월 25일 저녁 경기도 파주 금촌역에서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과 함께 거리유세를 펼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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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미래다. 다음 선거다. 이번 선거는 유시민에게 무거운 숙제를 던지고 있다. 국민참여당 자력으로는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특징 중 하나는 제2당 민주당에게 여권에 대한 반대가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에 의한 '반대의 독점'(monopoly of opposition) 구도라면 국민참여당의 운신폭은 극도로 제약될 수밖에 없다.

국민참여당의 창당정신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통합 운운하는 게 불쾌할 수 있다. 이해한다. 사실 누구에게도 당을 하라 마라 요구할 권리가 없다. 그걸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허나, 정치의 핵심은 전략이다. 때문에 대의가 중요한 만큼 전략적 사고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시민이 경기에서 47.8%를 득표했는데도, 선거 이틀 뒤의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 국민참여당의 지지율은 2.2%다. 그러나 어떤 선택이든 그것은 언제나 국민참여당의 몫이다. 

유시민에게 던지는 숙제는 또 있다. 이제부터 그는 책임지는 행보를 해야 한다. 리더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국민참여당의 스타는 유시민이다. 그럼 리더는? 국민참여당이 답하길 당원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허망한 당위일 뿐이다. 그람시도 '장군'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인정했다. 그렇다면 이제 유시민은 리더로 나서서 국민 앞에서, 그리고 숱한 현안 속에서 자신의 리더십과 역량을 검증해야 할 것이다.

도전을 즐기고 응전에서 기회를 찾는 것, 리더에게 허락된 권리요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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