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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가 부인 채정자씨와 함께 3일 오전 0시경 꽃다발을 목에 걸고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무소속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가 부인 채정자씨와 함께 3일 오전 0시경 꽃다발을 목에 걸고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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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에서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63만 482표(53.4%)를 얻어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54만 8721표, 46.53%)를 누르고 경남도지사 당선을 확실시했다(3일 오전 4시 45분 현재).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는 "지역주의 벽을 확실하게 깼다"면서 "유권자들에게 선택권을 돌려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대강사업 중단과 관련해 같은 공약을 내건 광역단체장 당선자들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해서 중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당선자는 2일 저녁 <오마이뉴스> 등 언론과 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희망자치만들기경남연대와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의 야권단일후보였던 김 당선자는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와 1대1로 겨뤄 이겼다.

마을이장과 남해군수, 참여정부 초대 행정자치부장관을 지낸 김두관 당선자는 두 번의 국회의원 선거(남해하동)와 세 번의 경남도지사 선거에 도전한 끝에 이번에 당선했다.

천안함 침몰 원인 발표 등 이른바 '북풍'으로는 지지율이 빠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그는, 그 원인으로 '학습 효과'를 들었다. 그는 "안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학습이 되어 있었다"면서 "학습이 돼 있어 천안함과 지방선거가 별개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3일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인 그는 "균형발전을 이루고, 지역주의의 벽을 극복하려고 한 노무현 대통령의 계승자"라며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 지역주의 극복의 단초를 연 것은 혼자 한 게 아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나무를 여덟 번 찍어놓았다면 나는 두 번 정도 찍어 넘어뜨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2012년 총선서 여당과 야당 절반씩 되는 길 연 것"

야권단일후보인 무소속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후보가 2일 오후 6시경 방송사의 출구예측조사가 나온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야권단일후보인 무소속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후보가 2일 오후 6시경 방송사의 출구예측조사가 나온 뒤 환하게 웃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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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 요인은 무엇이라 보는지.
"경남은 더 이상 한나라당의 볼모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경남에서 지역주의의 벽을 확실하게 깨는 파열구를 냈다. 작은 선거혁명이다. 이제 경남이 정책이나 가치 노선을 갖고 경쟁하는 시스템을 원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영남이나 호남은 유권자 선택권을 박탈당하는데, 유권자에게 선택권을 돌려주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경우 지금 (경남에선) 2명이 민주노동당이고 1명이 민주당, 나머지 14명이 한나라당인데, (이번 승리는) 2012년 총선에서 여당과 야당이 절반씩 되는 길을 여는 것이라 본다."

-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은?
"(내가) 야3당이 지지한 후보기는 했지만, 무소속이다 보니 조직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락소장과 본부장, 자원봉사자들이 결합했지만, 정당이 아니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그분들에게 비용도 드리지 못해서 미안하고 고맙다. 천안함 침몰 원인 발표 이후 지지율이 빠져 나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렇게 빠지지 않았다."

- 야3당과 시민사회진영과 함께 '민주도정협의회'를 꾸린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민주도정협의회가 구속력은 없지만 정치적 약속이다. 도정을 하는데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다. 야당이 도정 정책을 건의할 때 도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할 것이라 보고, 가능하면 반영할 것이다. 열린 도정을 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다수가 되면 경남도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것이라 본다. 예산 편성도 철저히 하겠다. 지금까지 경남은 집행부도 여당, 의회도 여당이라 활력이 없었는데, 앞으로는 활력을 되찾을 것이다. 집행부에서 기획 하나를 하더라도 신중하게 하겠다."

- '민주도정협의회'가 자문기구 성격인가?
"법적 구속력은 없기에 정책안을 대해 받을 수도 있고 안 받을 수도 있다. 야당도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안을 낼 것이라 본다."

- 정무직 인사는?
"아직 의논해 보지 않았다. 정무직은 정무부지사 밖에 없다. 민주도정협의회에 의견을 구해보고 일반적으로 전문가 의견을 구해서 할 것이다. 지금은 단정 지을 수 없다."

"대통령·중앙정부에 원칙과 소신으로 대할 것이다"

2일 오후 6시경 방송사의 출구조사(예측조사) 결과 무소속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후보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김두관 후보 선거사무소에 모인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2일 오후 6시경 방송사의 출구조사(예측조사) 결과 무소속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후보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김두관 후보 선거사무소에 모인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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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침몰 원인 발표 이후 지지율이 빠질 것이라 우려하지는 않았나.
"분단국가로서 늘 겪는 일이다. 중요한 대선이나 총선에선 안보 위기가 늘 있어 왔다. 그래서 집권 여당이 그런 것을 선거 시기에 활용하려고 했다. 천안함 침몰은 이번 지방선거 두 달 전에 일어났고, 조사 발표가 선거 시작하던 날에 있었다. 아무래도 보수진영에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경남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 영향이 없었다고 본다. 처음에는 지지율이 쑥 빠져 나갈 것으로 우려했지만 경남 표심에는 영향이 없었다."

- 북풍의 영향이 없었다면 원인은 무엇이라 보나?
"학습 효과다. 안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학습이 되어 있었다. 천안함 사고 원인에 대해 여러 의심들이 많았다. 학습이 되어서 천안함과 지방선거에 대해 도민들은 별개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 도정을 펼치다 보면 청와대나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도 있을 것인데.
"도정을 맡으면 중앙정부와 협력할 일이 많을 것이다. 대통령과 중앙정부에 예의를 갖추고 원칙과 소신으로 대할 것이다. 협력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야권단일후보 도지사로서 정치적으로 원칙과 소신을 갖고 일 할 것이다. 반대만 하는 도지사, 찬성만 하는 도지사는 도지사라 할 수 없다."

- 창원·마산·진해가 통합하면서 진주나 양산지역은 소외될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지만, 울산광역시가 경남에서 분리승격하면서 광역지방정부를 구성했다. 만약 울산이 광역정부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도시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창원·마산·진해는 울산에 비해 전체 소득은 떨어지지만 전국 기초지방정부 중에서는 크다. 도시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의 권한을 넘겨줄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진주의 서부경남은 산업 인프라가 없어 낙후 내지 소외의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혁신도시가 진주로 간 것이다. 진주를 중심축으로 해서 인근 지역이 동반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 창원시 통합과정에서 빚어지는 갈등은 해당 시장이 화합하도록 노력하고, 도지사는 측면에서 거들어야 할 것이다."

- 4대강정비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사업이 진행 중이다. 도가 가지고 있는 인허가권이 있을 것이다. 환경전문가들과 의논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 생명 파괴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사업은 많은 종교지도자들도 우려하는 일이다. 대통령 면담을 통해 재고할 것을 요구하고, 도지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 법적이나 행정적으로 4대강 사업 중단에 대해 검토한 부분은 없나?
"아직은 못해 봤다. 안희정 후보 등도 반대했다. 4대강 사업 중단을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한 단체장들과 협의체를 만들어 강력히 정부에 건의할 것이다."

- 경남도정 인수위원회를 구성할 생각은 있나.
"전혀 고민해 보지 못했다. 실국장들이 현안 보고를 할 것이라 본다. 취임하면 2개월 정도, 그러니까 추석 때까지 도정을 살필 것이다. 김태호 지사의 도정에 대해 진단한 뒤 승계해서 마무리 할 것은 마무리 할 것이다. 김두관 컬러의 도정은 복지다. 공약을 하지 않았더라도 더 중요한 일이 있으면 할 것이다. 연말까지 계획을 세울 것이다. 인수위 구성은 해야 한다면 하지만 아직 고민 못했다."

- 기초자치단체장은 한나라당이 많은데 갈등은 없을까?
"갈등이 상당히 있을 수 있다.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한나라당에서 좋은 정책을 제안하면 조정하고 정치력을 발휘해서 할 것이다. 우리는 타협문화가 잘 돼 있지 않는데, 여당을 설득할 일이 있으면 할 것이다. 무소속으로 7년간 남해군수를 할 때 한나라당 소속 군의원들이 많았다. 정책 제안이나 예산 편성에 있어 크게 부닥치지 않았다. 서로 의견을 존중했다."

"공무원노조는 행정개혁의 중요한 파트너"

-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 참배 계획은 있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했다. 우선적으로 참배할 것이다. 나는 어쨌든 균형발전을 이루고, 지역주의의 벽을 극복하려고 한 노무현 대통령의 계승자라 본다. 만약에 노 대통령의 가치가 10가지라면 저는 그 중에 하나 정도는 계승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는 말이 있다. 지역주의 극복의 단초를 열었는데, 그것도 혼자 한 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이 나무를 여덟 번 찍어놓았다면 저는 두 번 정도 찍어 넘어뜨린 것이라 본다."

- 김태호 지사의 중심 정책인 '남해안프로젝트'를 그대로 추진할 것인가?
"한번은 진단해 봐야 한다. 환경에 손을 대는 영역은 안 된다. 전직 지사에 대한 예의가 아닌지 모르지만, 남해안은 워낙 환경이 좋아 환경에 손을 대서는 안될 것이다. 남해안프로젝트는 개발 중심 사업들이 많다. 그것은 점검해서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할 것이다. 자연친화적인 개발은 승계하겠지만 환경파괴적인 부분은 재고하겠다."

- 이번 선거에서 김두관 후보를 반대한 도민들이 절반 정도였다고 볼 수 있는데.
"선택을 받고 나면 330만 도민의 심부름을 하는 도지사다. 이달곤 후보가 공약했거나 이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생각과 여망을 받아 안아서 도정에 반영하겠다. 빠른 시일 안에 이 후보도 만나겠다. 2002년과 2006년 도지사 선거 뒤 김혁규 전 지사와 김태호 지사와 경쟁했지만 끝나고 나서 식사도 함께 했다. 그 분들이 당선된 뒤 한번도 도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이달곤 후보도 점잖게 할 것이라 본다."

야권단일후보인 무소속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후보가 2일 오후 방송사의 출구(예측)조사 결과가 나온 뒤 기자들을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야권단일후보인 무소속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후보가 2일 오후 방송사의 출구(예측)조사 결과가 나온 뒤 기자들을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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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부와 공무원노조가 마찰하고 있다.
"공무원노조와 부닥칠 이유가 없다. 인식 차이다. 공무원은 국민의 녹을 먹는 사람들이다. 공무원노조를 인정하는 나라도 많고,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을 보장하는 나라도 많다. 공무원노조는 다른 노동조합과 달라서 도정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참여정부 행정자치부 장관 때 노무현 대통령한테도 공무원노조를 인정하자고 강력하게 권했다. 나가 장관으로 있을 때는 공무원노조와 관계가 원만했다. 그 뒤에 여러 마찰이 있었다. 공무원노조는 행정개혁의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 계속해서 무소속을 할 것인가?
"2년 8개월 전 당적을 정리했다. 당적이 없어 출마과정에 시민사회나 지도자들과 의논했다. 굳이 당적이 없어도 될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하려면 당적을 가지지 않고 선거연합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선거 싸움은 51대 49인데, 이전에 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이곳에서 35% 안팎으로 얻었다. 이기려면 중립지대를 견인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무소속 전략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무소속 도지사를 약속했으니 지킬 것이다. 도지사를 그만두게 된다면 당적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 이번에 승리한 것이 이명박정부의 심판론 이라고 보나 아니면 개인적인 역량이라고 보나?
"어느 것이 우선인지 모르겠다. 후보가 잘해서 이기는 게 바람직하지만 선거에서는 상대의 실수로 승리하는 게 많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한 것도 참여정부의 오해나 실망으로 그랬다고 하듯이, 이번 선거에서는 자체 역량도 있었지만, 한나라당 공천 과정의 파열음 등이 종합적으로 겹쳤다고 본다. 한나라당에 실망하는 도민들이 많았는데, 그런 사람들도 선택할 만한 사람이 없으면 오지 않았을 것이다. 약간의 대안에다 한번은 바꿔야 한다는 흐름, 거기다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 자기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나.
"일에 대한 추진력은 누구한테도 뒤지고 싶지 않다. 글을 잘 쓰거나 이슈 파이팅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어떤 조직을 맡든 그 조직이 갖고 있는 사람과 정보, 자원을 잘 활용해서 하는 장기가 있다. 조그마한 <남해신문>을 창간한 뒤 전국 곳곳에 지역신문이 만들어진 적이 있고, 남해군을 지방자치 1번지로 만들었으며, 행정자치부 장관할 때도 주민투표법이며 지방발전특별법, 균형발전특별법 등을 만들었다.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있던, 2003년 상반기 19개 장관 평가에서 1등을 했다. 군수나 장관이나 그랬다. 일하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태그:#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 #지방선거, #경남지사 선거, #이달곤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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