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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원주 중앙시장 차없는 거리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배우 문성근씨가 이광재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31일 원주 중앙시장 차없는 거리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배우 문성근씨가 이광재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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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에서 한 시간 간격을 두고 열린 지원 유세였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지방선거를 불과 이틀 앞둔 31일, 강원도 원주시 중앙시장 차 없는 거리. 낮 12시에는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오후 1시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각각 등장했다. '쫓기는' 이계진 후보와 '쫓는' 이광재 후보에게 '뒷심'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초반 20%대까지 벌어졌던 이계진 후보와 이광재 후보의 격차는 선거 막판 점점 좁혀져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비통한 정세균 "이광재 부친 폭행, 명백한 정치테러"

오후 1시 정세균 대표는 "마음이 무겁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전날(30일) 이광재 후보의 부친이 선거운동을 하던 중 폭행을 당해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 후보와 함께 이 후보의 부친이 입원 중인 병원을 방문하고 오는 길이었다. 이 후보는 착잡한 표정으로 정 대표의 연설을 지켜봤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폭력을 행사한 피의자는 이 후보 부친의 신원을 확인한 뒤 뒷주머니에 있던 소주병으로 내려치려다 실패하자 거리에 내동댕이 치듯 쓰러뜨렸다고 한다.

정 대표는 "이 후보 부친에 대한 폭행 사건은 명백한 정치 테러"라고 주장했다. 그는 4년 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테러 사건을 언급하면서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고, 계획된 정치테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한민국 정치와 민주주의 수준이 높아졌는데도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폭행 사건의 배후로 한나라당을 의심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과거 강원도 선거가 늘 밋밋하게 흘러갔는데, 이광재 후보의 등장으로 한나라당에 일방적인 선거양상이 바뀌자 이를 반전시켜보고자 하는 시도"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어떤 목적으로, 누가 이런 일을 시켰는지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당 차원에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민주당 강원도당 선대위원장인 조일현 전 의원의 목소리는 더 격앙됐다. 조 전 의원은 "한나라당이 의도한 행동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는 의도된 행동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광재 후보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었고, 오늘 토론회도 무산됐다"며 "선거운동을 방해하고 토론회를 무산시키기 위한 계획을 가진 의도적인 행동"이라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부친의 폭행 사건을 당한 이광재 후보는 내내 비통한 표정이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선거운동이 끝나는 내일(1일) 밤 12시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절절하게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한나라당] 네거티브 정몽준 "아버지 고향이 강원도"

31일 원주 중앙시장 차없는 거리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이계진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31일 원주 중앙시장 차없는 거리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이계진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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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앞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이계진 후보도 차 없는 거리에서 유세전을 펼쳤다. 스마트유세단장 전여옥, 중앙선대위 대변인 안형환 의원도 이 후보 옆자리를 지켰다.

한나라당 원경묵 원주시장 후보의 유세차량 위에 오른 정 대표는 이광재 후보를 향해 곧바로 독설을 퍼부었다. 이계진 후보를 "산소같은 남자", 이광재 후보를 "연탄가스"에 비유한 그는 이 후보의 군 면제 의혹도 제기했다.

정 대표는 "강원도지사가 군대를 안 가려고 손가락을 잘랐다는 의혹을 받는다면 그런 사람이 강원도지사가 될 수 있겠느냐"고 맹비난했다.

'박연차 게이트'를 동원한 비난전도 빼놓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이광재 후보가) 박연차에게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2차 재판이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유죄로 벌금 100만원이 넘게 되면 도지사를 할 수 없게 된다"고 공격했다. 이어 "(이광재 후보는) 도지사 자리를 피신처로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거듭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

이광재 부친 폭행 사건으로 비통한 표정을 지은 민주당 유세단의 분위기와는 달리 한나라당 유세는 밝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정 대표는 유세장에 나온 노인들을 향해 "저희 아버지 고향이 강원도인 것 아시죠"라고 친근감을 나타내며 표심에 호소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전날 벌어진 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태그:#6.2 지방선거, #이광재, #이계진, #정몽준,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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