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강원춘 후보 "무상급식 정책은 정치 선동에 가깝지 않나 싶다."

정진곤 후보 "경기도에서 친북좌파 교육감을 몰아내야만 한다."

 

보수우익 진영의 두 후보는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후보 단일화에는 실패했지만, '타도 김상곤' 목표 아래에서 두 사람은 역시 끈끈한 동지였다. 두 후보는 색깔론이라는 무기를 들고 진보개혁 진영의 김상곤 후보를 협공했다.

 

경기도 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경기도교육감 후보 초청 TV토론회'가 26일 오전 KBS 1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 자리에는 보수우익 진영의 강원춘·정진곤·한만용 후보, 진보개혁의 김상곤 후보 등 경기도교육감 출마자 네 명이 모두 참석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현 경기도교육감인 김상곤 후보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100분 동안 진행된 TV토론은 한마디로 '김상곤 대 반김상곤'의 대결 양상이었다. 가장 집요한 공격수로 나선 이는 바로 정진곤 후보. 정 후보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을 지낸 'MB맨'이다.

 

[1라운드] 보수우익 후보들, 김상곤 협공 "친북좌파 교육감 몰아내야"

 

정 후보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돼 길거리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고 있다"며 "전교조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현 (김상곤) 교육감이 다시 4년 동안 교육감으로 일하면 경기도는 '망신교육'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왔다.

 

하지만 김상곤 후보는 "(내가 취임한 후 1년 동안)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학교가 경기도에서 5배 늘었고, 혁신학교 33곳도 인기가 많아 학생들이 다른 지역에서 전학을 온다"며 "다시 교육감이 되면 무상급식과 혁신학교를 통해 경기교육을 튼튼히 하겠다"고 차분하게 자신의 정책을 내세웠다.

 

이어 후보자들끼리 질의 응답하는 시간. 정진곤·강원춘 후보는 무상급식을 주제로 이런 대화를 나눴다.

 

정진곤 후보 "강 후보님의 홍보 책자를 보면, '무상급식은 소리만 요란했지 실행이 안 됐다. 김상곤 당신은 학생과 학부모를 볼모로 잡은 피도 눈물도 없는 선동가 아닌가'라고 나온다. 이 말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강원춘 후보 "무상급식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교육감은 무상급식을 정말 하고 싶었다면 도지사, 의회 등을 찾아가서 읍소를 했어야 했다. 의회 등에서 반대할 것을 모르고 그런 공약을 냈다면, 한마디로 이뤄질 수 없는 '헛공약'이다."

 

이에 정 후보는 다시 "안 될 걸 모르고 정책을 냈으면 순진한 것이고, 알면서도 그랬으면 선동가나 정치 전략가가 아닌가"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강원춘 후보는 "무상급식은 예산을 고려해야 하는데, 김 교육감이 이를 무시했다면 정치 선동가가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또 정 후보는 민중의례와 천안함 침몰을 주제로 김상곤 후보를 공격했다.

 

정진곤 후보 "사이버노동대학 총장을 할 때 애국가(를 부르는) 대신 민중의례를 했다. 여전히 같은 생각인가."

김상곤 후보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명박 대통령도 취임 후 부른 곡이다."

 

정진곤 후보 "정부가 다시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했다. 김 후보는 전교조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 북한을 주적으로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상곤 후보 "나는 자본주의 경영학자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지한다. 다시 한 번 천안함 전사자들의 명복을 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해 교육자가 그런 식으로 질문하는 건 부적절하다. 유언비어에 따른 비방 발언은 옳지 않다. 교총이든 전교조든 교육감은 모든 이를 아울러야 하는 자리가 아닌가."

 

이렇게 정 후보는 '김상곤 저격' 발언으로 토론 시간 대부분을 보냈다. 정 후보는 토론회를 마치는 순간에도 "사이버노동대학 총장을 지낸 친북좌파 교육감 때문에 경기교육이 나락으로 떨어졌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모셨던 내가 친북좌파 교육감을 경기도에서 몰아내겠다"고 강조했다.

 

[2라운드] 반격에 나선 김상곤 "공정택 비리 저지를 때 청와대에서 뭐 했나"

 

김상곤 후보도 가만히 당하고 있지는 않았다. 우선 김 후보는 정진곤 후보가 적극 내세우는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경력을 역으로 공략했다.

 

김 후보는 "나를 향해 계속 흑색 비방을 하고 있는데, 비리하면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떠오른다"며 "공 전 교육감이 비리 저지를 때 정 후보는 청와대 교육과학수석을 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정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을 모시면서 청와대 수석을 한 것과 공 전 교육감의 비리를 연결시키는 것이야말로 흑색 선전이다"고 발끈했다.

 

또 김 후보는 "정 후보는 저소득층 지원과 무상교육을 위해 약 1조원을 확보하겠다고 했는데, 사실 청와대 수석으로 있을 때 경기도교육청의 예산은 많이 깎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후보는 "교육청의 예산을 깎거나 증가시키는 건 청와대 수석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김 교육감처럼) 정부와 사사건건 충돌하고, 학생들에게 가르쳐서는 안 될 친북좌파 교육을 하니 중앙정부도 예산을 지원할 생각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교육비 절감 대책에 대해 강원춘 후보는 "교사들의 경쟁을 도입해 우수한 교사가 학생들을 잘 지도하도록 하겠다"고, 한만용 후보는 "교사가 학습지도와 인성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 환경을 새롭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진곤 후보는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저렴한 강의를 만들고, 경기도 곳곳에 좋은 학교를 많이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김상곤 후보는 "내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학교는 벌써 사교육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 고교 입시를 개선해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말했다.

 

또 강원춘 후보는 "교장공모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교장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만용 후보는 "상담교사를 확충하고 학교에서 아이들 돌봄을 확대해 학교 폭력을 예방하겠다"고 주장했다.

 

김상곤 후보는 "교육청-정부-지방자체단체와 협의하면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정진곤 후보는 "길거리에서 투쟁하는 전교조 교사들을 퇴출시키겠다"는 점을 각각 강조했다.


태그:#경기도교육감 선거, #김상곤, #한만용, #강원춘, #정진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