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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에서 열린 제3회 세계인의 날 공연
▲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3회 세계인의 날 공연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3회 세계인의 날 공연
ⓒ 김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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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20일은 '세계인의 날'이다. 올해도 '제3회 세계인의 날'을 맞아 서울광장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세계인의 날'이란 다양한 민족적·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로 2007년 법무부가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 의해 제정했다. 이는 우리 사회가 그만큼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 간 이해와 존중이 절실함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불법적, 일방적인 단속을 계속적으로 시행하고, G20 정상회담을 맞아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탄압 조치까지 발표하면서 '세계인의 날'의 의미를 찾고 있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이날 기념사에서 "국민 모두가 외국인을 진심으로 포용해 주어야 하며,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며 꿈과 희망을 키워갈 수 있는 열린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세계인의 날이 우리 사회에 살고 있는 모든 외국인들에게 삶의 보람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기대감을 밝혔다.

그렇다면, 경찰청이 G20 정상회의 준비의 일환으로, 지난 2일부터 외국인 이주자와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특별 단속을 실시하고, 법무부 역시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미등록 이주자 집중 단속 기간을 발표했다면 '세계인의 날'은 누구를 위한 날인가? 다문화가정, 이주여성, 이주노동자 등을 바라보는 편견 섞인 시선과 차별은 여전하면서 진심으로 포옹해주고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라 말할 수 있는가?

이에 '이주노동자 권리지킴이'는 서울을 비롯한 인천, 대구, 청주, 광주에서 '세계인의 날 규탄, 단속추방 중단 동시다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에서 "이주노동자 탄압을 중단하라!" "이주노동자 합법화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에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권리를 요구했다.

또한 민주노총,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등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요구하는 여러 사회단체들은 '누구를 위한 세계인의 날인가?'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를 규탄했다.

성명서에서는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은 본질적으로 이주민의 인권과 권리를 외면한 차별적 논리를 기반으로 마련되었으며, 세계인의 날 역시 주인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면서 "세계인의 날을 맞아 117만 이주민을 들러리 세워 가식적인 행사를 하려는 정부는 즉각 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실제로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서는 결혼이민자, 전문 인력, 유학생 등 20%의 합법체류자들만 적용 대상으로 삼고 있어, 이에 해당하지 않는 70만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은 배제되고 있다.

에바, 손요, 아비가일, 크리스티나 등의 '미녀들의 수다' 출연진들과 같은 소수의 유명 인사를 위한 '세계인을 위한 날'이기 보다 소수에 속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도 보호해주는 세계의 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태그:#이주민, #이주노동자, #세계인의날, #미수다, #인권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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