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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삼성 신입사원이다."

 

12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선 지난 3월 KT에서 삼성전자로 옮겨 화제가 된 강태진 전무가 첫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다.

 

1980년대 말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한 한글과컴퓨터 초기 멤버인 강 전무는 씽크프리 등을 거쳐 올 초까지 KT 서비스육성실장(전무)로 일했다.

 

최근 CPU 사양 논란을 빚은 삼성 첫 안드로이드 폰 갤럭시A를 들고 나온 강 전무는 "디자인이나 기능이 우수한 단말기만 만들면 되는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이제 소비자들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아래 앱)을 원하는데 삼성은 이쪽에 아직 많은 경험이 없어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전무 역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들을 만나 설득하고 채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 소프트웨어 경험 부족... 개발자 설득 작업 나서"

 

이날 오후 강연을 마친 뒤 미국 아이폰 앱 개발업체 태퓰러스 CEO 바트 데크렘과 나란히 기자회견장을 찾은 강 전무는 스마트폰 시장 전망과 삼성전자 에코시스템 가능성을 놓고 비교적 활발하게 의견을 풀어냈다.

 

강 전무는 "이제 삼성에 온 지 한 달 좀 더 된 신입사원이라 공부 중인데 기자회견에 나간다고 하니 홍보팀에서 많이 걱정하더라"고 조심스레 운을 뗀 뒤 삼성의 독자적인 스마트폰 플랫폼인 '바다폰' 사용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강 전무는 "초반에 바다폰을 써보니 문제가 꽤 많은 거 같았는데, 1~2주 전 업그레이드된 바다폰을 받아보니 너무 좋았다"면서 "한 달 사이에 저렇게 좋아질 수 있는 걸 보니, 소프트웨어도 그렇게 집중하면 발전 속도를 많이 앞당길 수 있겠구나 감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단말기와 펌웨어, 플랫폼은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에코시스템 성공에도 충분한 조건인지는 모르겠다"면서 "여러 에코시스템 간 싸움에서 삼성은 에코시스템으로 다른 사람도 같이 돈 벌게 해주는 경험이 부족해 개발자들이 믿고 자신들 시간을 투자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삼성도 전 세계 개발자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한국 독자적 앱 스토어엔 회의적... "세계 시장 상대해야"

 

바트 데크렘 역시 "개발자 입장에서 애플은 아이팟터치, 아이폰, 아이패드까지 한 플랫폼이어서 하나만 만들어도 모든 단말기가 통하지만 삼성은 다양한 단말기가 있어 (호환성이) 취약하다"면서 "단말기 간 호환성을 담보하고 앱 개발했을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설득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 전무는 MS 윈도가 PC 환경을 90% 이상 장악하며 여러 폐해가 발생한 한국 사례를 거론했다. 강 전무는 "애플이 잘한다 해도 하나의 환경이 전 세계 모든 사용자를 장악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개발자는 하나에 맞춰 개발하는 게 좋겠지만 소비자는 다양한 OS가 나와야 이익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에코시스템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한국적 앱 스토어를 만들려는 움직임에 대해선 둘 다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강 전무는 "개발자 입장에서 전 세계에 팔 수 있는 앱을 개발하고 싶고 그런 스토어 찾으려 한다"며 "적절한 지역화는 필요하겠지만 한국만의 것을 만들어서는 개발자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트 데크렘 역시 "앱 시장에선 한국 개발자들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장을 닫아놓고 하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사용자를 상대로 개발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태그:#강태진, #삼성전자, #스마트폰, #서울디지털포럼, #에코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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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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