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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구성된 여·야 원내대표가 11일 첫 상견례 자리에서 '5월 임시국회 개회', '천안함 침몰 진상규명특위 구성', '스폰서 검사 특별검사 도입' 등에 대해 의견을 좁히는 등 화합 모드로 출발했다.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기 전부터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난 여·야 원내대표는 공개발언부터 시종일관 서로 덕담을 건넸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보다 조금 늦게 귀빈식당에 도착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포옹부터 한 번 하자"며 박 원내대표를 안았다. 또 원내대표단을 향해 "(박 원내대표가) 명대변인 출신이시기 때문에 공보 대변인들이 아주 잘하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는 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저보다 국정 전반에 대해 훨씬 더 크고 많은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제가 지도편달을 받겠다"며 "사석에서 제가 형님으로 모시는 사이이기 때문에 마음의 문을 열고 기싸움하지 말고 잘 화합해서 모시겠다"고 몸을 한껏 낮췄다.

 

박 원내대표도 "김 원내대표는 국정 경험이나 여당 중진 의원으로서 인격적으로나 일적으로 존경하고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화합 모드'에 부응했다. 그는 "우리 두 사람이 여야 원내대표로 선출되고 나니까 모든 언론과 국민들, 당내에서 기대가 너무 큰 것 같다"면서 "모든 것은 김 원내대표가 저를 얼마나 도와주시느냐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원내대표 회동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10년 집권 경험을 살려 성숙한 야당이 되겠다"며 "한나라당도 더 이상 청와대에 끌려다니지 말고 큰 집으로서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해달라"고 부탁했다. 또 "민주당에도 명분을 주고 한나라당도 실리를 찾는 여·야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대결'보다는 '협상'에 무게 중심을 놓았다.

 

김 원내대표도 "한나라당도 무리가 아닌 이상 양보하는 미덕을 보이겠다, 통 큰 정치를 하겠다"며 화답했다.

 

여·야, 천안함 진상조사특위 구성·스폰서 검사 특검 도입 등 의견 차 좁혀

 

'호형호제'하는 사이답게 민감한 정치현안들에 대해서도 상당한 접근이 이뤄졌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통해 지난 4월 29일 출발도 못하고 좌초된 '천안함 진상조사특위'를 다시 띄우는 데 합의했다.

 

김학송 국방위원장의 특위 위원장 임명을 반대하던 민주당은 "당내 논의를 거치겠다"며 한 발 물러섰고 한나라당은 "특위위원 명단을 이미 구성했으므로 위원장이 임명되는 대로 곧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여·야 원내대표는 '스폰서 검사'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에 대해서도 의견을 상당히 좁혔다.

 

김무성 한나라당 대표는 '특검 도입 반대' 방침을 접고,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조사범위 등을 추후 조율하는 등 특검을 전향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대해선 "국회 내 사법제도개혁특위 산하 검찰개혁특위가 있는 이상 그 안에서 공수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해보자"고 선을 그었다.

 

여·야 원내대표는 '5월 임시국회 개회'에도 합의했다. 여·야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SSM 법안 등을 비롯해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민생국회를 열기로 합의하고, 구체적인 일시는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간의 협의로 결정하기로 했다. 특히 SSM법 처리와 관련, WTO와 한-EU FTA 규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정부의 지적에 따라 정부 의견을 청취한 뒤 처리키로 했다.

 

"야당의 정치공세용"이라며 5월 임시국회를 거부하던 한나라당이 일단 태도를 바꾼 셈이다. 다만 현재 한나라당은 5월 임시국회는 '원포인트 국회'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옥임 한나라당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민생법안이 38개 정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원포인트 국회가 될 것"이라며 MBC 청문회 등 다른 현안과 관련한 의사 일정 합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5월 국회에선 민생법안이 주로 다뤄질 것"이라면서도 "회동 중 두 원내대표가 5월 임시국회가 원포인트 국회라고 말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하반기 원 구성 놓곤 신경전... 5월 임시국회 '원포인트' 여부도 쟁점으로 남아

 

이외에도 여·야 원내대표는 국회의장단 선출에 대해선 지방선거 이후에 진행할 수 있도록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여·야는 국회의장단 선출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5월 국회 회기 내에 국회법을 지키는 방향으로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방선거 때문에 어려울 수 있다"며 "선거 직후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국회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기 내에 시행하자"고 합의했다.

 

하반기 원 구성에 대해선 '작은' 신경전이 벌어졌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18대 상반기 원 구성 당시 합의정신을 지키자"고 제안한 반면, 김무성 원내대표는 "국회의 전통은 의석 비율"이라며 "원 구성은 한나라당 내에서 결정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미래희망연대(친박연대)와 합당 등을 통해 의석수가 대폭 늘어날 예정인데다 자유선진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이상 상임위원장 여당 몫을 더 늘려야 한다는 태도이다.

 

현재 한나라당은 18개 상임위 및 상설특위 가운데 11개를 여당 몫으로 확보하고 있다. 민주당은 법사위, 교과위, 농수산위, 지경위, 환노위, 여성가족위 등 6개 상임위를, 창조한국당과 교섭단체를 구성했던 자유선진당은 보건복지위원장을 차지하고 있다. 


태그:#박지원, #김무성, #원내대표, #스폰서 검사, #천안함 침몰 진상규명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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