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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장 출마를 놓고 '악연'을 이어온 염홍철 전 대전시장과 권선택 국회의원이 자유선진당 대전시장 후보와 대전시당위원장으로 선거 승리를 위해 마침내 손을 잡았다.

 

자유선진당은 7일 오전 단독으로 공천신청을 낸 염홍철 전 대전시장의 공천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염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대전시당에서 최근 시당위원장에 새롭게 임명된 권선택 위원장과 필승을 다지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염 예비후보와 권 위원장은 말 그대로 대전시장 선거와 관련 '악연'을 이어왔다. 대전시 부시장 출신인 권 위원장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비서관을 거쳐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국회에 입성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 선거 출마를 꿈꾸던 권 위원장은 날벼락을 맞았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시장에 당선됐던 염홍철 시장이 2004년 행정수도 위헌판결 정국을 계기로 한나라당을 떠나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것.

 

당시 열린우리당은 현역 국회의원의 출마보다는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염 시장을 전략공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경선을 요구하며 반발하던 권 의원은 '불출마 선언'과 함께 당을 떠났다. 결국 그 해 선거에서 염 시장이 열린우리당 대표로 선거에 나섰고 결과는 낙선했다.

 

열린우리당에서 나와 심대평 전 충남지사가 주도한 '국민중심당'에 입당한 권 의원은 2008년 총선에서 이회창 총재가 합류한 '자유선진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2010년 대전시장 선거 자유선진당 후보는 당연히 권 의원이 나설 것으로 예측됐다.

 

그런데, 2008년 염 전 시장이 민주당을 탈당했고, 지역정가에서는 자유선진당 입당설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권 의원은 2009년 한 해를 '벙어리 냉가슴'을 앓듯 지내야 했고, 결국 염 전 시장은 그해 연말 자유선진당에 입당했다.

 

권 의원은 또 다시 분루를 삼키며 '불출마'를 선언했고, 같은 당에 있지만 불편한 심기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그러던 중 염 전 시장이 최근 권 의원에게 '화해의 손짓'으로 "권 의원이 저의 선거 전체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아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때마침 이재선 의원의 사퇴로 인해 공석이 된  대전시당위원장 자리에 권 의원이 새롭게 임명되어 이번 선거 전체를 지휘하게 되면서 '악연'의 두 정치인의 '악수'가 자연스럽게 마련된 것.

 

권선택 "마음고생 적지 않았지만, 염 후보 돕는 것은 당연한 도리"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권 위원장은 이러한 과거의 인연을 의식, "참으로 오늘 저와 염 후보가 같이 서서 기자회견을 하게 되니 여러 가지 감회와 상념이 교차한다"면서 "저희 두 사람이 오늘의 공식적인 만남을 갖게 되기까지 무려 5년이란 긴 세월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때는 저와 경쟁관계로서 대립의 각을 세운 적도 있었지만, 돌이켜 보면 끊임없이 경쟁하고 대립했던 시간이 대부분이었다"며 "그러나 모두가 저와 염 후보가 행정과 의식구조 그리고 대전에 대한 애정과 책임의식 등이 유사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제가 불출마 선언을 했고, 염 후보께서 같은 당원이 된 이상,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염 후보를 돕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염 후보를 돕겠다고 결정을 하기까지 마음 고생이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러나 결심했다, 열심히 돕겠다, 염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랜 시간 경쟁하고 대립했지만, 우리 두 사람은 이제 무너지고 짓밟힌 충청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대전의 변화와 발전을 일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염홍철 "오늘은 역사적인 날... 힘 합쳐 반드시 선거 승리할 것"

 

이 같은 권 위원장의 화해의 말에 대해 염 예비후보는 "오늘 저에게는 역사적인 날"이라는 말로 화답했다. 그는 "우리가 그동안 활동하면서 대립과 경쟁의 관계였다"며 "그러나 오늘은 우리가 화학적 결합을 하는 날이다, 매우 감회가 깊고, 의미 있는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 의원은 개인적으로 아주 유능하고 정치적 판단과 식견이 뛰어나며, 대전발전과 국가발전 위해서 큰 역할을 해 온 역량과 인품을 가진 분"이라고 치켜세운 뒤 "다만 대전발전에 대한 의지가 같다 보니 경쟁관계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큰 틀에서 지역과 당을 아끼는 마음으로 대전시장 출마를 포기한 결단에 고마운 마음을 드리고, 한편으로는 마음에 부담을 드린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든다"면서 "이제 시당위원장으로서 저의 선거뿐만 아니라 대전 전체 선거를 책임지게 됐으니 서로 힘을 합쳐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염 후보는 이날 자신의 공천이 확정된 것과 관련해서도 "저에게 공천을 준 의미는 세종시 원안을 꼭 지켜내라는, 그리고 대전발전에 대한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시민들에게 당선으로 희망을 드리라는 '지상명령'으로 생각한다"며 "이 자리를 빌려 반드시 그 명령을 수행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태그:#염홍철, #권선택, #자유선진당, #대전시장 선거,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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