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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를 비방하는 촛불도 아니었고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던 촛불정국처럼 수천 수만의 시민들이 든 촛불도 아니었다. 그저 침몰한 '천안함'의 실종 승조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촛불이었다.
 
10명은 고사하고 2, 3명만이라도 촛불을 들고자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경찰은 그 어떠한 촛불도 용납하지 않고 강제진압했다.
 
4월 1일 저녁 서울 대한문 앞에서는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자 46명의 무사귀환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행사가 있었다. 말이 좋아 촛불행사였지 참석자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2, 3명만이 가지고 온 초에 불을 붙이려고 했지만 경찰이 달려들어 초를 빼앗았다.
 

개인이 산 초를 어떤 근거로 초를 빼앗느냐고 경찰에게 항의했지만 대답이 없었다. 무조건 불법이라며 초를 들고 있는 시민들만 보이면 달려들어 압수해 갔다.

 
결국 참가자들은 하나의 촛불도 켜지 못한 채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눈을 감고 기도했다. 그 순간까지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은 "집시법 위반"이라며 3차례에 걸쳐 해산방송을 내보냈다. 주변에 있던 정보과 형사들은 정복을 입고 체포에 나선 동료 경찰들을 향해 "검거 명령이 떨어지면 저 사람을 꼭 검거하라"며 한 시민을 지목하기도 했다.
 
마침내 검거작전이 펼쳐졌다. 모든 행사가 끝났음을 알리고 귀가하던 시민 2명을 경찰들이 에워싼 채 집시법 위반이라며 강제연행해 갔다. 그중 한 명은 정보과 형사가 지목한 시민이었다. 이 시민에게는 연행사유는 물론 미란다원칙을 고지도 하지도 않았다.
 
연행되어 가던 시민은 "대한민국이 창피하다"라는 외침을 남긴 채 경찰차에 태워져 대한문앞을 떠나갔다.
 
 
▲ 대한민국이 창피하다 백령도 근해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자 46명의 무사귀환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행사에 참석했던 한 시민을 경찰이 불법집회를 벌였다는 이유로 강제 연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연행과정에서 연행이유는 물론 미란다 원칙에 대한 고지 없이 바로 연행해갔다.
ⓒ 최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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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천안함, #실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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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 좋아 사진이 좋아... 오늘도 내일도 언제든지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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