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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초계함인 천안함은 백령도 인근에서 지난 26일 오후 9시30분께 침몰했다. 그로부터 1시간여 뒤인 오후 10시57분, 사고 현장 인근에 위치해 있던 속초함은 레이더에 나타난 미확인 물체를 향해 76mm 주포 130여발을 쏘았다.

 

천안함은 왜 수심이 24m에 불과한 백령도 뒤편 1마일(약 1.6km)위치에서 기동했고, 촌각을 다퉈야할 인명구조 작업을 놔둔 채 속초함은 무엇을 향해 주포를 쏜 것일까?

 

[의문 1] 천안함은 사고 당시 어떤 임무를 수행했나?

 

 지난 26일 밤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는 해군 초계함 '천안함'을 해안에서 해병대원이 열영상관측장비(TOD)로 촬영한 모습. 국방부측은 '천안함'의 함미부분은 이미 떨어져 나간 상태이며, 선수와 승조원들의 모습이 촬영되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천안함이 15번 지나다닌 통상작전구역이며 파도를 피해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천안함 전역자들은 "크기가 작은 참수리고속정도 섬 1마일 부근에서는 경비를 하지 않는데, 1200톤급의 대형 초계함인 천안함이 들어간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일부 군사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천안함이 통상의 경계수준을 뛰어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군이 감청을 통해 이미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해 놓은 북한이 NLL쪽으로 사격움직임을 보인다는 특수첩보를 입수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천안함과 속초함을 파견한 것으로 안다"면서 "작전중에 북측과의 충돌 등 접촉은 없었으며, 현재까지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천안함이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천안함은 북측 동향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백령도에 근접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1월25일부터 이달 29일까지 백령도 북쪽 해상 1곳과 백령도 오른쪽 해상 1곳에 각각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바 있으며, 1월 27일부터 29일까지  NLL 자기 측 지역으로 포사격을 해 서해상 긴장이 높아졌었다.

 

<연합뉴스>가 지난 30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천안함이 백령도 내해로 항로를 변침(변경)해 초계임무를 수행한 것은 북한이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것과 연관이 있다"며 "북한이 대청해전 보복의지를 드러내고 포병부대와 미사일 발사대를 NLL 인근으로 재전개하는 등 군사적 특이동향을 보이는 상황에서 천안함은 상당히 긴장된 근무태세를 유지했다"고 보도한 것도 이와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실종자 중 한 명, 밤 9시16분 '지금 비상'이라고 전화 끊었다"

 

 지난 26일 밤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고 당시 고속단정에 구조된 승조원들이 '해경 501함'으로 옮겨 타고 있다.

사고직전의 천안함이 '평상 상황'이 아니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평택해군기지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있었던 이종걸 의원은 31일 "실종자 한 명이 사고 당일 오후 9시 16분경 가족과 전화하다가 '아버님, 지금 비상이니까 나중에 통화하면 좋겠습니다'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군이 사고시각이라고 정리한 오후 9시 30분 이전인 오후 9시 16분무렵부터는 '모종의 상황'이 발생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통화가 끊어진 시간이 '9시 16분경'이었다는 것은  <한겨레>가 3월 30일자에 보도한 '실종자의 문자통화 중단 시간'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실종자 차균석 하사는 여자 친구인 김아무개씨와 32분간 문자를 주고 받다가 오후 9시 16분경에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 오후9시 16분은 실종자 가족이 이종걸 의원에게 '작전'이 진행됐다고 전달한 시간과 일치하는 시간이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당시 천안함이 북한군의 동향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작전중이었느냐는 질문에 "아는 바 없다. 확인이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답했으며, 국가정보원 역시 이를 부인했다.

 

[의문 2]  속초함의 주포는 무엇을 쏘았나?

 

 지난 26일 밤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하는 순간이 구조에 나선 해경에 의해 촬영되었다. 침몰 중인 '천안함' 선수에 적힌 초계함 고유번호 '772'의 일부가 보이고 있다.

속초함이 사건 발생 20~30분 뒤인 오후 9시 57분께 천안함 승무원에 대한 구조작업 대신 미확인대공물체를 향해 76mm포를 발사한 것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 의혹 가운데 하나다.

 

이와 관련 군은 속초함이 임무를 수행하다가 레이더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미확인 물체를 발견하고 발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새떼'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속초함의 발포에 대해서는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에 당한 것으로 오인해 대응사격을 가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게 본다면 대함정용 포인 76mm포로 대공사격했다는 부분도 설명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한겨레>는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고 당시) 레이더상에 북쪽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이동 속도가 40노트 가량이고 규모가 북한 반잠수정과 비슷해 천안함을 공격한 실체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자위권 차원에서 76㎜ 함포 76발로 대응했다"면서 "76㎜ 함포는 자동 조준돼 명중률이 높은데도 함포가 너무 안 맞아 '반잠수정도 수상함도, 항공기도 아닌 새떼'라고 판단해 사격을 멈췄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는 당시 속초함의 정확한 위치 등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일부의 오해를 사더라도 일체 알려줄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편 '북한 동향 첩보'의 내용에 대해 다른 주장도 있다. 천안함과 속초함이 북한 잠수정(또는 반잠수정)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작전중이었다는 것이다. YTN은 "한미 정보 당국은 사고 당일 오전 북의 반 잠수정 3~4척이 남쪽으로 내려오는 사실을 포착했다"면서 "우리 해군도 대응 차원에서 대잠수함용 초계함인 천안함과 속초함을 출동시킨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군 관계자가 "북한의 반 잠수정이 남하한 것은 북한의 통상적인 훈련이 일환이며, 당시 특이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북한의 반 잠수정에 대응하기 위해 초계함을 투입한 것은 맞지만, 천안함 침몰과 북한의 반 잠수정이 연관이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우리 군 자체 작전 중에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사실을 종합해보면 사고 직후 대잠수함용 헬기인 링스 헬기와 대잠용 초계함 2척이 현장에 투입된 점, 천안함 침몰 직후 속초함이 대함포인 76㎜ 포를 발사한 것도 북의 반 잠수정 가능성을 염두해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천안함이 북한의 반잠수정을 경계하기 위해 현장에 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을 둘러싼 각종의혹을 풀어줄 키가 될 교신일지 공개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나, 김태영 국방장관은 "교신일지에는 정확한 사고원인이 나오지 않으며, 군사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어 공개하기 곤란하다"며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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