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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에 화창한 봄날씨를 맞았습니다. 예년보다 매우 춥고 궂은 날씨가 오랫 동안 계속되었기 때문인지 저멀리 한라산엔 잔설이 하얗게 반짝거립니다. 가까운 밭에는 유채가 노란 눈꽃을 떼로 피워 자랑합니다.

 

 

요즈음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왕벚꽃이 한창 물이 올랐는데 이 궂은 날씨 때문에 참 아쉬워했습니다. 하얗고 분홍빛의 이 화사한 꽃은 맑고 푸른 하늘에 비추어야 더욱 도드라지기 때문입니다. 오늘처럼 따뜻한 날이 오래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때마침 오늘 3월 26일부터 28일까지 왕벚꽃 축제가 열립니다. 행사 장소는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 일대입니다. 관심 있는 분은 가서 봄꽃의 향연을 만끽해보면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벚꽃은 청초하고도 화려한 꽃입니다. 넓고 보드라운 꽃잎을 많이 매달아 놓아 하늘을 가린 꽃들은 또 수명이 다하면 바람에 살랑이며 하늘하늘 거리다 떨어집니다.

 

벚꽃은 일제강점기를 지낸 우리에게 한때 미움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이 벚꽃을 매우 좋아하였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에도 벚꽃 피는 즈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바탕 자리다툼을 벌인다고 하니 그 사랑은 둘째 가라면 서럽겠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벚나무는 원래 이 제주도의 왕벚나무를 조상으로 한다고 합니다. 일본 학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열심히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이맘때 제주도에  머물러 보면 알겠지만 많은 가로수들이 이 왕벚나무로 심어져 가슴 설레게 합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가를 이 나무로 단장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왕벚나무를 심어 아름다운 길로는 전농로길, 제주대학교 입구길이 이름나 있습니다. 전농로길은 좁은 도로따라 자란 오래된 나무가 매우 아기자기한 맛이 나고, 제주대학교 입구길은 직선으로 크고 길게 뻗은 길 따라 높이 자란 나무들 덕에 시원시원한 맛이 납니다. 그리고 오라공설운동장 옆 한내(한천) 언덕에 있는 왕벚나무들은 숲을 이루고 있어서 또다른 맛을 냅니다.

 

 

 

꽃이 지고 나면 또 내어줄 자주빛 둥근 그 열매, 버찌를 기다립니다. 해마다 손에, 그리고 혀와 입 안에 그 물을 들여야 직성이 풀리기 떄문입니다. 침이 넘어갑니다. "꼬올깍~!"


태그:#왕벚나무, #왕벚꽃잔치, #제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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