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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낙태를 한 의사를 고발한 이후 상당수 산부인과가 낙태 수술을 기피하면서 큰 혼란이 일고 있습니다. 원치않은 임신으로 낙태를 생각하던 많은 여성들이 근심에 빠지게 되었는데요. 10대 임신의 경우 문제가 특히 심각합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미혼모 수도 크게 늘고 있는데요. 그 절반 가까이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과 같은 10대입니다. 그렇다면 선진국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애타는 마음에 지혜를 구하고자 선진국의 사례를 조사해 보았습니다.

첫째, '10대 임신예방에는 금욕 강조보다 피임교육이 효과적'이라는 기사입니다. 미국에서 지난 1995~2002년에 10대 임신이 급감한 것은 금욕에 의한 것이 아니라 피임 방법이 개선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는데요.

존 산텔리 교수는 지난 2006년 미국 공중보건 저널 인터넷에 공개한 논문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미국 정부가 전개하고 있는 금욕에 초점을 맞춘 성교육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산텔리 교수는 지난 1995년과 2002년 15~19세 여성 1400명과 1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기간 중 해당 연령층의 임신 가능성은 34% 감소했으며 이 중 86%가 피임기구의 사용 개선 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성생활을 줄여 임신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습니다.

구체적으로 15~17세 사이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77%가 피임방법 개선으로 임신을 피할 수 있었다고 응답한 반면 금욕을 그 원인으로 돌린 경우는 23%에 머물렀습니다. 18~19세 사이에서는 그 경향이 한결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피임약과 콘돔 사용이 눈에 띄었다고 산텔리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둘째, 2009년 영국에서 10대 임신을 줄이기 위해 낙태광고를 허용했다는 기사입니다. 영국 방송광고심의위원회(BCAP)는 10대 임신을 줄이기 위해 콘돔 및 낙태 광고를 폭넓게 허용하는 방송광고 정책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노동당 정부는 10대들의 임신을 줄이기 위해 피임교육 등에 모두 3억 파운드를 투입했으나 16세 이하 청소년의 임신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라 합니다.

2007년 기준 13~15세 가운데 7715명이 임신했고, 18세 미만 임신자의 절반이 낙태수술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10대 임신이 많은 영국에서 TV나 라디오를 통한 낙태 광고가 허용되고, 콘돔 TV 광고도 시간 제한 없이 가능해 졌다는 내용입니다.

셋째, "자녀 성교육, 일찍부터 자주 시켜 주세요"란 2006년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입니다. 이 신문은 '10대의 섹스' 특집 기사를 통해 부모들이 자녀들과 사랑과 섹스, 인간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돕기 위한 '10대 임신 예방본부'의 9가지 충고를 소개했습니다.

'10대임신예방본부'는 먼저 부모가 자녀들을 어렸을 때 가까이서 보살펴 주는 관계를 가져야 하고, 섹스에 관한 태도 및 가치관에서 명료한 자세를 보여야 하며, 특히 자녀에게 일찍 자주 성에 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 조기 임신 또는 일찍 부모가 되는 것 보다 더 매력적인 미래의 선택을 찾도록 도울 것 ▲ 부모가 교육을 중시하고 있음을 자녀들이 알게 할 것 ▲ 자녀들이 무엇을 보고, 읽고 듣는지 알고 있을 것 ▲ 자녀를 감독할 것 ▲ 자녀의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가정에 대해 알고 있을 것 ▲ 어린 나이에 빈번하게 진지한 데이트를 갖지 않도록 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넷째, '생명은 양지에서 싹튼다'는 경향신문에 개제된 목수정 작가의 칼럼입니다. 그녀가 처음 프랑스에 왔을 때, 거리에 서 있는 콘돔자판기를 보고 그 과감한 성적 개방성에 놀랐다 합니다. 하지만 사랑과 성에 대해 솔직한 사회 분위기가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억압하는 권위적 질서에 대항해 쟁취한 결과라는 사실을 알고, 콘돔자판기도 방종이 아닌 자율의 상징으로 보았다 합니다.

아울러 그녀는 낙태를 줄이기 위해 사회가 갖는 의무는 철저한 성교육으로, 프랑스에선 부모가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성에 대해 정확하게 긍정적으로 말해주고, 학교는 '안전한 사랑'을 가르친다고 전합니다.

출산율의 저하와 함께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낙태고발과 금지 주장으로 표면화된 낙태. 기왕에 열린 판도라의 상자인 만큼 낙태천국의 부끄러운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생산적인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태그:#낙태예방, #10대 임신, #프로라이프 의사회, #콘돔자판기, #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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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열 기자는 '포항 지진 - 그것이 알고 싶다' 블로그(http://blog.naver.com/bluebirdinme) 운영자로 평범한 삶을 꿈꾸는 포항 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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