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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11일 오후2시, 진보개혁입법연대와 미디어행동 공동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소희의실에서 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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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주 전 KBS사장의 '언론, 정권, 그리고 민주주의'란 주제의 강연이 끝난 후 발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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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전 KBS 사장이 11일 오후 2시, 진보개혁입법연대와 미디어행동 공동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소희의실에서 열린 '언론, 정권, 그리고 민주주의'란 주제의 강연에서 낮1 2시에 출범한 KBS의 새노조 출범을 "오랜만에 듣는 좋은 뉴스"라고 기뻐하고 "최근 사장 교체로 몸살을 앓은 MBC 구성원들에게도 많은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요즘 본업으로 돌아가 글을 쓰며 지내니 행복하다. 해방된 엄기영 전 MBC 사장 역시 비슷한 심정일 것"이라며 "엄 사장 축출하는 과정을 보면 이 정권 야비하고 치사스럽다. 과거 임면권 있는 것을 통합방송법에서 임명권으로 바꿨다. 임면권없는데 감사원, 국세청, 검찰 동원해 나를 중죄인, 파렴치범으로 몰았고, 엄 사장도 결국 자기 발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며 최근 빚어진 'MBC 사태'를 비판했다.

 

MBC노조에 대해서는 "KBS나 MBC모두 조직을 지키고 이겨내는 건 내부 구성원들의 몫인 만큼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피를 흘리지 않고 자유는 얻어지지 않는다. 또 내부 구성원들이 잘 싸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외부의 지지와 연대, 격려가 필요하다"며 법적 승리를 얻은 KBS 새노조가 힘이 될 것임을 밝혔다.

 

 

한편, 정연주 전 KBS 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이하 방통위)와 김인규 KBS 사장이 수신료 인상과 함께 'KBS의 NHK화'를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언론의 기능은 정권 비판적인 기능 같이 있어야 한다"며 "방송이 교양 프로그램도 제작해야 하는 건 맞지만 무릇 언론이라면 자장면 하나만 잘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걸 보일 필요가 있다. 사실 보도와 권력 비판이라는 기능이 교양 프로그램 제작과 함께 가야 한다"며 "다큐멘터리 등 교양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선 능한 NHK지만 사회·역사적으로 일본 사회 안팎을 비판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는다"며 "영국 BBC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공영방송으로 영국 BBC의 예를 들며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강행했을 때 토니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가 영국군을 파병한 데 대해 가장 치열하게 문제제기를 했던 언론이 바로 BBC"라며 "국회에 돈줄이 잡힌 NHK가 어떻게  독립할 수 있겠는가. KBS 사장 시절 만난 NHK 회장은 매해 1월 1일부터 3월 말까지 국회의원을 만나 로비 한다는 말을 하더라"며 "정부·여당이 무리하게 언론관계법을 강행, KBS를 NHK와 마찬가지로 무색무취하게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일본 자민당의 54년 장기집권을 따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의 메이저 민영방송 5개는 모두 신문사 소유로 언론 본연의 사실보도, 권력 감시 기능보단 전부 오락 기능에 더 강하다. 뉴스 역시 오락처럼 다룬다. NHK가 시청률 1등의 민방을 피해 저녁 9시 뉴스를 10시로 옮겼는데, 뉴스 시청률 1등을 기록한 민방의 앵커는 저널리스트가 아닌 연예인 출신이었다. 뉴스도 연성화되었다. 정부·여당은 KBS를 NHK로 만들면서 MBC를 무너트리고 조선·중앙·동아에 종편을 줘 오락기능 강화와 함께 보도에 있어선 미국 폭스(fox)TV와 같은 '프로파간다 머신' 역할을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은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한 참석자의 질문에 "공영방송을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수신료를 올려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내가 사장에 재직할 때 수신료 인상을 그렇게 반대하던 쪽에서 지금은 먼저 인상 문제를 언급한다"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발언은 종편채널을 준비하는 업자들이 할 이야기지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사람이 할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KBS 보도에 대해서는 "정부를 홍보하는 주요 도구로 쓰이는 등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전락했다"고 지적하고 "대통령의 정치적 직계 인사에 의해 방송이 장악되고 보수신문과 경제지들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비슷한 가치관을 전파하다보니 현 정부 아래서 여론 구도가 90 대 10으로 치우쳤다. 그러나 우리 하기 나름으로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20·30대 젊은층을 희망의 근거로 내세웠다.

 

 

그는 "민주주의꽃은 다양성인데, 사회적 다양성 다 죽이고 있다. 진보매체 매우 어렵다. 10%정도 남은 언론 존재 위협 받고 있다"며 "그러나 20~30대층은 조선·중앙·동아일보는 물론 신문 자체를 잘 안 보기 때문에 기득권 논리가 스며들지 않고 '90 대 10'이라는 여론구도에도 영향 받지 않는다. 역사는 뜻밖에도 쉽게 바뀔 수 있다. 앞으로 어떤 종류의 선거가 있든 무조건 투표장에 가서 찍어라. 역사는 뜻밖에 쉽게 바뀐다"는 당부를 남겼다.

 

정연주 전 사장은 "이 정부엔 진정한 보수주의 없다고 느꼈다. 진정한 보수는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가치다. 정부 믿고 시장에 맡겨 간섭말라는 것, 간섭없이 자유롭게 살게 해 주는 것"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보수주의 없다"며 양심의 자유 언론자유 억압하는 이명박 정권을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남길 말은 없는가? 하는 질문에 정연주 전 사장은 "각 분야에서 다시 새 출발해야 한다. 접근하는 방식, 주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 출발해야 한다"며 "결과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진짜 제대로 된 씨앗 심자 생각한다. 그 심정으로 일하고 활동하면 우리가 역사를 바꿀 수 있다. 자주 만나고 연대해야 한다"는 당부를 남겼다. 

 


태그:#정연주, #진보개혁입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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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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