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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지배와 통치의 수단이 아니라,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로서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어가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 '큰들' 전민규 대표

일본사람들이 우리 사물놀이와 마당극에 푹 빠져 있다. 일본 음악단체가 한국에 와서 사물놀이를 배워가 일본에 퍼뜨리고 있는가 하면, 전통예술단체가 2월말부터 한 달 동안 일본 12대 도시를 돌며 풍물놀이·마당극 공연을 벌이기로 해 관심을 끈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오는 2월 말부터 한 달 가량 일본에서 순회공연하면서 '삼도사물놀이' 등을 무대에 올린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오는 2월 말부터 한 달 가량 일본에서 순회공연하면서 '삼도사물놀이' 등을 무대에 올린다.
ⓒ 큰들문화예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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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순회 공연에 나서는 단체는 경남 진주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큰들문화예술센터(대표 전민규)다. 큰들은 오는 24일부터 3월 17일까지 일본 홋카이도, 도쿄, 효고현 등 12개 도시에서 13회 공연한다.

올해는 경술국치(한일합방) 100년이 되는 해로, '큰들'이 일본 땅에서 한판 신명나는 놀이를 선보이기로 해 의미가 새롭다. 전민규 대표는 "일제는 36년간 한국의 전통문화를 없애려 온갖 애를 썼지만, 그로부터 65년이 지난 지금 일제가 그토록 말살하려고 있던 한국의 문화는 여전히 살아있고, 심지어 일본의 전역에서 일본인들에게 감동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큰들'의 일본 순회공연은 근로자음악감상협회인 '로온'이란 단체에서 초청해 이루어졌다. '로온'은 일본 전역에 40여개 지부와 20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으며, 5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 단체는 세계의 좋은 음악이나 문화예술을 찾아서 감상하기도 하고 직접 배우기도 하며, 초청 공연도 한다.

'큰들'이 일본 무대에 서기는 2008년에 이어 두 번째. 2008년에는 일본의 10개 지역에서 12회 공연을 했는데 1만 여명이 관람했다. 이번에는 공연 횟수를 늘려 또 초청한 것이다.

'큰들'과 '로온'은 2006년부터 교류해 오고 있다. 5년간 8회에 걸쳐 100명이 큰들을 다녀갔다. 지난해 큰들 정기공연(창원) 때는 회원 23명이 관람하러 오기도 했다.

이번 순회 공연은 2008년 말부터 논의가 있었고 지난해 7월부터 본격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 34명의 '로온' 회원들이 '큰들'을 방문해 이번에 공연할 작품들을 미리 감상하고 평가하는 리허설을 하기도 했다.

'큰들'은 현재 일본에서 사물놀이를 배우는 열풍이 점점 번지고 있다고 밝혔다. '큰들'에서 사물놀이를 배워간 '로온' 회원들이 '사물놀이 교실' 등을 통해 동호회를 만들어 정기 연습과 공연을 하고 있는 것. 이들은 마당극에도 관심이 많은데, 지난해 11월 '로온 55주년 기념 마쯔리(축제)' 때 '큰들'의 마당극 작품을 가져가 연출·배우·스태프까지 직접 구성해서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큰들'은 이번에 '삼도사물놀이', '판소리', '사철가', '진도아리랑', '풍물판굿'을 무대에 올린다. 이어 이산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마당극 '순풍에 돛달고'를 공연한다.

2008년 공연 때 이 마당극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는데, '큰들'은 이 작품에 대해 "한반도에만 국한될 수도 있는 분단과 통일이라는 이야기가 멀리 바다 건너 일본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음을 확인 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마당극 공연 때는 일본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극 중 중요한 대사를 일어로 바꾸어 공연한다. '큰들'은 "일본 관객들과 공감하되 한국의 정서 또한 그대로 전달해야겠기에 재일동포, 일본어 통역, 일어교수 등 관계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생생한 번역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오는 24일부터 3월 17일까지 일본 홋카이도, 도쿄, 효고현 등 12개 도시에서 순회 공연한다. 사진은 일본 순회공연 포스터.
 큰들문화예술센터는 오는 24일부터 3월 17일까지 일본 홋카이도, 도쿄, 효고현 등 12개 도시에서 순회 공연한다. 사진은 일본 순회공연 포스터.
ⓒ 큰들문화예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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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12개 도시 13회 공연인데, 객석 숫자를 따지면 총 1만884석이다. ▲24일 홋카이도 오비히로시 오비히로시민문화홀 ▲26일·27일 하코다테시 하코다테시예술홀 ▲3월 2일 사야마시민회관 ▲4일 타치카와시시민회관 ▲6일 도쿄 니시아라이문화홀 ▲7일 지바현 마츠도시민회관 ▲10일 오사카 쿠레오오사카히가시홀 ▲12일 아마가사키시노동복지회관 ▲13일 시소시야마사키문화회관 ▲14일 히메지시문화센터 ▲15일 카코가와시민회관 ▲17일 우베시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올해로 창립 26주년을 맞는 '큰들'은 진주·사천·창원·산청에 지부를 두고 35명의 단원이 상근하고 있다. '큰들'은 연간 평균 2개의 마당극 작품을 창작하여 100여회의 공연을 해오고 있다. 또 전통문화교육을 통해 월 평균 300~400명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치고 있는 단체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2월말부터 한 달 가량 일본에서 순회공연하면서 마당극 <순풍에 돛달고>를 무대에 올린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2월말부터 한 달 가량 일본에서 순회공연하면서 마당극 <순풍에 돛달고>를 무대에 올린다.
ⓒ 큰들문화예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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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큰들문화예술센터, #로온, #사물놀이, #마당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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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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