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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미녀들의 수다>(미수다)가 법무부로부터 억대 협찬을 받고 법무부를 과잉 홍보해 물의를 빚고 있다.

 

KBS 편성운영팀에 따르면 KBS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법질서 지키기 공익 캠페인 두 건 4개월간 방송 등을 명목으로 모두 10억8000만원(부가세 제외)을 받기로 법무부와 계약을 맺었다.

 

이중 2억원 정도는 지난해 12월 '리빙쇼 당신이 6시'의 한 코너와 지난 4일 방송된 '미수다'. 그리고 향후 방송될 법질서 준수 관련 캠페인성 교양프로그램 2건 제작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 4일 '미수다' 방송은 "법무부와 함께 세계의 교통문화를 비교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소개하며 1시간 동안 일본의 스쿨존과 지하철 문화, 싱가포르의 법질서 문화 등의 아이템을 방송했다.

 

마지막에는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새해 인사말 형식으로 약 2분40초 동안 법무부 홍보연설을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문제는 장관의 인사말에서 법질서와 관련이 없는 'G-20 정상회의' 등 정부의 정책을 홍보하는 수사로 가득했던 것.

 

진보신당 "정부 홍보프로그램은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로 족해"

 

이와 관련, 진보신당이지안 부대변인은 28일 "법무부, KBS '미수다'를 '법수다'로 만들고 싶은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법무부를 맹비난했다.

 

그는 "지난 4일 방송에서 '법무부와 함께 하는 세계 교통문화 비교'를 1시간에 걸쳐 내보낸 KBS '미수다'는 이귀남 법무부장관의 홍보연설까지 3분 가까이 방송해 마치 예능프로그램이 아닌 정부의 법질서 강조 홍보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인상마저 들게 했다"며 "이쯤 되면 '미녀들의 수다'가 아니라 '법무부의 수다'로 불러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또 "이명박 정부의 유난스런 법질서 강조가 예능프로그램에서까지 반복된다면, 시청자는 대체 채널을 어디로 돌리란 말이냐"며 "게다가 법질서와 아무 연관 없는 G-20 정상회의 개최까지 선전해대는 통에 시청자들은 황당할 뿐"이라고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대변인은 "시청자에게 건강한 웃음과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야할 공영방송 예능프로그램마저 정부 홍보에 치중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며 "KBS의 일방적 정부 홍보프로그램은 매주 혼잣말로 되뇌는 라디오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하나로 족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노동당 "국민은 관제방송 KBS가 아니라 공영방송 KBS 원해"

 

민주노동당 백성균 부대변인도 이날 '국민은 관제방송 KBS가 아니라 공영방송 KBS를 원한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KBS를 비난했다.

 

백 부대변인은 "연초에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수신료를 인상하겠다고 해서 논란이 컸는데, KBS가 이렇게 정부의 관제방송이 된 마당에 국민에게 수신료를 더 내라고 말할 자신이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고 질타했다.

 

또한 "뉴스부터 교양과 예능프로그램까지 정부홍보만 가득하다면 TV를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니라 짜증나는 일"이라며 "KBS는 신뢰를 얻어야 할 대상이 정권이 아니라 시청자 대중임을 직시하고, 부디 공영방송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래는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미녀들의 수다>에 보낸 영상 메시지 발언록이다.

 

영상 메시지 발언록

남희석 : 오늘 법무부와 함께하는 미수다2 이귀남 법무부 장관님의 말씀 잠시 들어보시죠.

 

이귀남 법무부장관 :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서 정보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2008년 KDI(한국개발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OECD 법질서 준수수준은 30개국 가운데 중하위권입니다.

 

그래서 법무부는 법질서 준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일상에서 법을 잘 지켜나가자는 법질서 바로세우기 운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광주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교통질서 확립 운동을 전개해서 6개월 만에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15%나 감소했습니다. 충남에서는 2008년 7월부터 원산지표시제 정착운동을 전개해서 1년 만에 쇠고기 원산지표시 신뢰도가 51%나 상승하는 등 좋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른 광역 자치단체에서도 지역특성에 맞는 다양한 법질서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운동이 기초 자치단체와 민간단체 등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범국민운동으로 발전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11월에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어 세계가 우리 시민의식과 법질서 수준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G20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 법질서를 OECD 30개국 중에서 상위권 수준으로 높이는 뜻 깊은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미수다, #법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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