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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는 4-6급, 지난 12월 말 이후부터 2-3 등급 장애를 가진 운전자 및 세대를 같이하는 보호자들에게 지원해 주던 장애인차량 LPG(액화석유가스)연료 세금인상분 지원이 종료되고 가까스로 사업은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저소득 1급 중증장애인에 한해서만 6개월 동안만 지원될 것으로 보여 차량이용을 통해 생계수단을 잇는 장애인들은 직업박탈까지 위협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됐다.

 

그동안 이에 관련해 지난해 11월 20일 정하균(친박연대), 곽정숙(민주노동당), 박은수(민주당) 의원들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등의 국회의원 및 장애인단체에서 "2010년 장애관련 예산 증액 공동요구안"을 마련해 발표했고, 그 전부터 장애인들과 관계자들의 투쟁과 회의 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사업이 축소되자 일부 장애인들은 "이러다가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성토하며 "직업박탈위기에 따른 위협까지 느낀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장애인용 차량 LPG특소세 폐지에 대해서는 이미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부터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선되자 공약했던 것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았으며, 이후 2008년 1월 30일 당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국민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며 "택시 LPG와 장애인차량의 특별소비세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한바 있었지만 역시 지키지 않았다.

 

또한 지난해 10월 13일에 정몸준(한나라당) 대표가 공식발표한 발언 전문 내용에서 관련 발언부분을 발췌해 보면 "...조금 전에 김정록 회장님께서 LPG가격보조가 잘 안 될 까봐 말씀하셨는데 지금 국회에서 예산심의를 하고 있다. 저희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고 반드시 내년 예산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정대표의 발언을 찾아볼 수 있지만 끝내 그 약속은 반쪽짜리가 되고 말았다.

 

차량이용이 잦은 중증장애인들에겐 생계수단마저 위협!

 

위와 같은 여당의원들의 약속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부정수급으로 인한 재정낭비', '차량소유에 따른 장애인 간 형평성', '예산의 효율성' 등의 이유로 지난 2006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장애인차량 LPG연료 세금인상분 지원 사업을 축소했으며 2010년 1월 1일 기준으로 장애인차량 LPG 감면 혜택을 대폭 축소운영 한다는 의견을 밝힌 상태다.

 

그나마 1-3급 장애인 운전자들은 작년까지 감면 혜택을 받으며 차량이용을 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저소득 1급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만 일시적으로 지원 받을 것으로 보여 많은 장애인운전자들이 자동차연료비에 대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춘천에서 보험관련 일을 하고 있다는 민(남·지체장애) 모씨는 "나는 보험 일 때문에 전국적으로 외근을 하는 사람이라 차량이용이 많은데 그나마 할인 되던 LPG가격이 없어지고 제 가격으로 지불해야 한다면 직업상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다. 일의 성격상 고가의 월급제면 모르는데 나 같은 사람은 성과도 적고 수익이 일정치 않아 차량연료비가 소액이라도 내겐 부담이 크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차량 연료비용에 부담이 커지면 그나마 고객관리 차원으로 찾아뵙던 고객들 하고도 미팅 횟수가 줄어들면 이 일도 못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주일에 세 번씩 통근치료차 시외에 있는 대학병원 외래이용을 하고 있는 가평에 전(남·척수장애) 모씨는 "현재 가스 충전 후 20%의 감면혜택을 받고 있어서 그나마 병원을 다닐 수 있지 이 부분마저 감면이 안 되면 차량연료비 부담도 늘어나 마음 놓고 외래진료도 받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지난해 11월 현재 전 모씨의 카드명세서를 보면 LPG가스 1회 충전 시 41,400원이 결제 됐을 때 실제 통장에서 출금되는 금액은 30,170원 정도, 약 11,230원 정도 감면 됐고 보통 결제액의 1만원 안팎의 금액이 감면 돼 출금됨을 알 수 있었다.

 

일반인들이 볼 때는 이러한 감면액이 크다고 생각되지 않을 수 있으나 감면이 되지 않을 경우 일정 수익이 없는 장애인들에게는 20%의 감면은 큰 도움이 되는 금액이다. 하지만 이 감면액도 제한이 따랐다. LPG 1ℓ당 220원씩 월 최대 250ℓ씩 LPG 세금인상분을 지원하는 방식이라서 월 250ℓ를 초과하면 그나마 감면도 안 됐던 것. 허나 이제는 이런 감면조차 되지 않는 다는 것에 장애인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피부로 와 닿는 부담감

실제로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LPG할인 기간만료를 알리는 문자가 전송됐다. 이날 전송된 문자는 1개월 이내 할인기간을 연장하고 감면대상자들은 축소할 예정이며 축소 시기는 별도 통보한다는 내용으로 즉, 이 번 달 안으로 할인기간을 정하고 감면대상자는 축소하며, 그 대상자(장애2-3급)들의 축소 시기는 별도로 알려주겠다는 것이다.

 

이런 문자를 수신한 한 장애인운전자(지체3급)는 "실제 올 것이 왔다. 이젠 자동차연료비에 대한 부담감이 피부로 와 닿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앞서 장애인관련단체에서는 정부에 수없이 많은 해결책 방안을 촉구하고 투쟁도 고사하며 다방면으로 해결책 촉구를 요청했지만 정부의 농락으로 현재 이 문제는 최악의 벼랑 끝으로 와있는 상태다. 실제로 이 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위에서 인터뷰한 민 모씨는 "직업을 다른 것으로 바꿔야할 지 모른다."며 직업전환에 대해 신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진정한 대안이 없는 것일까?

 

현재 이 사업이 중단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위에서도 밝혔듯이 2006년 말 정부가 "'부정수급으로 인한 재정낭비', '차량소유에 따른 장애인 간 형평성', '예산의 효율성' 등이라고 지목한 것인데, 그렇다면 위에서 지목한 내용 중 '부정수급으로 인한 재정낭비', '차량소유에 따른 장애인 간 형평성'에 대해 집고 넘어가 보자.

 

첫 번째로 부정수급으로 인한 재정낭비, 이 부분을 냉철하게 파헤쳐보면 정부의 잘못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재 장애인등급을 판정하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취재 알게 된 여론이다. 즉,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도 부정적인 방법으로 장애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그러다 보니 차량소유에 따른 장애인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 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면 그동안 장애등급 판정을 안일하게 내리다 보니 실질적으로 해당 등급을 받은 장애인과 불법으로 판정 받은 장애인과 동등한 대우를 해줘야 했고 이를 무시하면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는 등에 후유증도 생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전적으로 장애등급 판정과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정부에게로 화살을 돌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취재원들은 말했다. 이렇다 보니 당연히 예산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이를 이용해야 하는 대상은 많으니 효율적이지 못한 것은 불 보듯 뻔한 결과. 이런 사정을 보고 느낀 일부 장애인들은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 대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2010년부터 변경돼 적용되는 장애등급 판정처럼 장애인자동차운전자만을 위한 판정기준도 마련해 실질적으로 차량이용이 꼭 필요한 장애인들을 위한 장애판정을 받게 하고 이 기준을 통과한 장애인들에게만 별도의 카드를 발급한 뒤 면세유 혜택을 받게 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또 다른 문제가 발생 되겠지만 전문가들과 해당 장애인들 간에 공청회 등을 열어 해법을 찾으면 분명 해결책이 나올 것이란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아무런 대안 없이 장애인차량 LPG연료 세금인상분 지원 사업을 종료해 간다면 차량이용이 잦은 중증장애인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감만 안겨주는 악법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회의와 투쟁에도 불과하고 장애인차량 LPG연료 세금인상분 지원 사업 예산을 160억여 원 증액하는 방안이 포함 되면서 이 사업은 올해 상반기까지 1급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대폭 축소돼 이어질 수 있다는 소식이 나왔고, 이에 장애인계는 "사실상 사업이 폐지된 것과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더불어 이들은 생계수단 또는 이동수단을 주목적으로 하는 중증장애인들에게도 동일한 감면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pmn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LPG, #장애인, #자동차, #할인, #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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