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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의 재발견」현장토론⑤
생활정치연구소에서는 격주로 현장좌담토론회 형식으로 '생활정치의 재발견'이란 기획을 마련하여 그동안 네번째 주제에 걸쳐 20대 대학생 아르바이트생, 가정에서 부업하는 주부들, 동네슈퍼 주인, 보육교사들의 생생한 현장 얘기를 들어봤다.  오늘은 다섯번째  이야기로 아직까지도 이방인이라는 세상의 편견에 놓인 이주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우리나라에서 느끼는 노동의 현실과 고민 등 생생한 얘기를 원혜영 의원(민주당 국회의원)의 진행으로 들어봤다. 그 현장속으로 들어가보자.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되고 싶은 ' 이주노동자들의 재발견'

 

일시 : 11월 29일

사회자 : 원혜영 (민주당 국회의원 / 생활정치연구소 이사)

참석자 : 아메드, 노즈룰, 니잠 (방글라데시)

             이한나(필리핀), 샤니(파키스탄), 킹마우잉, 딴진, 윈민우, 조모아 (미얀마)

             박진용(부천 외국인노동자의집 사무국장), 김진국 (생활정치연구소 부소장)

 

 

"여러분~" 이 무슨 말일까?

 

- 오늘 간담회가 편안하게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쉬운 질문부터 시작하도록 하겠다. 가장 빨리 배운말은 어떤것인가?

 

아메드 :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가장 빨리 배웠다.
니잠 : "빨리빨리 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고 빨리 배웠다.

노즈룰 :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말을 시작할 때마다 "여러분~ "이라고 말해서 도대체 무슨말일까 궁금했다.

 

- 이주결혼하신 분도 참석해 주셨는데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나?


이한나 : 현재 아들, 딸이 한명씩 있다. 영어강사로 일했었다. 필리핀 교회에서 남편을 만나 99년에 한국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 문화적 차이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이한나 : 처음에는 문화적 차이와 언어적 문제로 너무 힘들다. 남편이 장남이기 때문에 책임이 너무 많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다닐 때도 선생님들이나 친구들이 "얘네는 다문화야"라고 할 때 속상해 했다. 그런데 초등학교 들어가서 영어를 잘하니까 아이들이 좋아해 주더라....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에

 

- 한국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불법체류자들의 어려움도 심각한 것 같다. 주변의 불법체류자들의 생활은 어떠한가?

 

노즈룰 : 불법비자이기 때문에 일한 만큼의 정당한 급여를 받을 수가 없다. 사장님도 네가 불법고용만 아니였어도 200만원은 줄 수 있는데... 아니기 때문에 조금밖에 못 준다고 말한다.

생활하기 정말 어렵다. 은행에서 통장을 만들 수도 없어 송금을 할 수가 없다. 모은 돈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고 가족에게 보내고 싶어도 브로커를 통해서 보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샤니 : 월급을 조금 주거나 일을 많이 시키거나 해서 불만을 얘기하면 바로 그만두어야 한다. 불법체류자는 한국에서 노예처럼 여겨진다고 생각한다.

 

- 억울함을 얘기하거나 도움을 받을 곳은 있나?

 

노즈룰 : 외국인 노동자의 집에서 많은 도움을 받는다.


- 불법체류자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 것 같은가?


아메드 : 방글라데시 대사관에서 조사한 결과 40% 정도가 불법체류자였다.
딴진 : 미얀마인의 경우는 대략 20% 정도가 불법체류자였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 취업비자를 받고 법적으로 정해진 기간이 지나도 돌아가지 않고 불법체류자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조금만 더 벌어서 돌아가고 싶기 때문에 불법체류자로 남게 된다. 돌아가면 일자리도 없고 3년 동안 번 돈으로 고국으로 돌아가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메드 :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처음에는 한국에 오려면 1100만원 정도를 주고 한국에 들어와야 했다. 3년 동안 열심히 일해도 그만큼 모을 수가 없었다.
샤니 : 파키스탄에서 한국에 일을 하러 올 때 브로커를 통해서 900만원 정도가 들었다. 현재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시험에 붙는 사람은 25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국가간 협정을 맺어 예전보다는 비용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대부분 빚을 지고 한국에 온다.


사업장 무단 이탈하면 최대 2000만원의 벌금

 

딴진 : 다른 이유로는 어떤 이주노동자는 유독물 공장으로 배치를 받았는데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사업장 변경을 신청했지만 사장이 허가를 해주지 않아서 옮길 수가 없었다. 너무 힘들어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고 작업장을 무단으로 이탈한 것이 되어 불법체류자가 되었다.


사무국장 : 현재 근무이탈을 하게 되면 최고 20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 체류기한이 어느 정도 된다면  불법체류자가 되지 않을까?

 

조모아 : 보통 10년 정도 일하면 고국으로 돌아간다. 불법체류자 신분이 아니라면 5년이면 되겠지만 불법체류자이다 보니 급여도 적고 공장을 옮겨다니다 보니 돈을 모으기 쉽지 않다. 5년이면 가능할 것 같다.

아메드 : 돈을 빌려서 한국에 오는데 그것을 갚고 고국에 있는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서 돈을 보내고 나면 3년 정도 걸린다. 이제 돈을 모아 보려고 하면 불법체류자가 되어 버려서 일자리도 구하기 어렵고 월급도 적어진다.

 

- 한국에 온 목표는 무엇인가? 또한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목표는 무엇인가?

 

노즈룰 : 방글라데시에서는 대부분 한사람이 돈을 벌어서 온가족을 부양한다. 돈을 모았지만 동생이 사업을 하고 싶다고 500만원만 보내달라고 하면 보내주고 나면 남은 돈이 없다. 또 다른 가족들이 어렵다고 돈을 보내달라고 하면 쉽게 돈을 모을 수가 없다. 돈을 모아서 돌아가게 된다면 머신센터(가공하는기계)를 사서 사업을 하고 싶다. 앞으로 한2년 동안만 더 노력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 고국으로 돌아가서 성공한 사례는 많이 있는가?

 

조모아 : 성공한 사람이 많이 없는 것 같다.
딴진 : 부다라는 동료가 고국에 돌아가서 한국어, 컴퓨터를 가르치는 학원을 차렸다. '한국의 집'을 만들어서 한국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도 만들려고 시도하는 중이다.
조모아 : 저도 고국으로 돌아가면 한국이랑 미얀마랑 교류할 수 있도록 아시아의 문화를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이주노동자들이 가장 배우고 싶어하는 기술은 운전면허, 자동차정비

 

- 한국에서 배운 기술을 가지고 귀국해서 사용가능한가? 어려운 점이있나?


킴마웅잉 : 미얀마의 경우는 기술이 있고 돈이 있어도 여러 가지 문제로 회사를 차리는 허가를 잘 내주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
사무국장(외국인 이주노동자의집) :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일을 하면서 배운 기술들이 고국에 돌아가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들은 아니다. 이주노동자들이 가장 배우고 싶어하는 기술들은 운전면허, 자동차정비 기술등을 배우고 싶어한다. 현재는 불법체류자들을 무조건 잡아서 쫓아내는 방식이다.

사무국장 : 최근에는 외국에 지사를 두려고 하는 회사들이 한국말이 가능한 불법체류자들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현지 언어도 가능하고 한국말도 가능한 중간관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지금처럼 불법체류자들을 무조건 잡아서 강제추방하는 방식보다는 이러한 방법이 서로에게 좋을 것 같다.

 

- 요즘 신종플루가 유행하는데 증상이 나타나서 검사를 받아본 사람 있는가?


샤니 : 의료보험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불법체류자들은 아파도 의료보험이 없기 때문에 병원비가 너무 비싸서 병원에 가는 것이 부담스럽다.
조모아 : 같이 일하는 동료 중에는 아무도 안 받았다.
노즈룰 :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의료보험이 없어서 29만원이나 들었다. 너무 부담스럽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되고싶은 ' 이주노동자들의 재발견' ⑤-2편은 2010년 1월 4일 계속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생활정치메타블로그(www.lifepolitics.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생활정치연구소, #이주노동자, #원혜영의원, #생활정치, #부천외국인노동자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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