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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도 꽁꽁 발도 꽁꽁 추억의 등굣길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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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모르던 그 때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에 가려면 논둑길 따라, 큰 길로 나와 개울 위 다리도 건너고 산고개 서너번 넘어야 했습니다. 조그만 꼬맹이는 2살 차이나는 동생과 동네 형, 친구들과 함께 돌멩이나 깡통을 차면서 또는 달리기 시합을 하면서 그렇게 먼 학교길을 오갔습니다.

 

그렇게 학교가 멀다보니 비가 오면 정말 학교 가기가 귀찮았습니다. 집에 온전한 우산이라고 해봐야 몇 개 없고, 비포장 흙길과 물웅덩이를 잘 피해가도 바지와 무거운 가방 속 책들이 젖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큼지막한 신발주머니 또한 바람에 휘청이는 우산을 들기도 벅찬 아이에겐 꽤 골치거리였습니다.

 

 

대신 겨울철 눈이 오면 상황은 180도로 바뀝니다. 춥지만 눈을 아무리 맞아도 비맞는 것처럼 찝찝하지 않고,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운동장에서 뛰놀며 만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점심때가 지난 한낮에 눈이 녹으면서 집으로 길이 진창이 되면 또 곤욕스럽긴 했지만 비 보다는 눈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겨울에는 눈보다 눈비가 내리는 날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뜨거워진 지구와 기후 때문에 겨울이 예전과는 전혀 다르게 변해버린 것입니다. 덕분에? 오락가락하는 개나리도 노란 꽃망울을 제멋대로 터트리고 맙니다.

 

요즘처럼 날이 한창 따듯하다가 갑자기 추워지기도 합니다. 이런 변덕스런 날씨와 한파 때문에 고생인 것은 어른들보다 역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입니다. 어린 조카처럼 감기에 걸려 고생하기 일쑤입니다.

 

그런 어린 아이들이 동생과 친구와 손을 꼭붙잡고 손도 발도 꽁꽁 얼어붙게 한 이른아침 학교가는 모습은 참 애틋했습니다. 겨울추위가 연출한 그 따듯한 풍경은 옛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어쨌거나 다들 건강했으면...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와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등굣길, #초등학생, #겨울, #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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