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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함평군 해보면 광암리에 위치한 용천사는, 꽃무릇으로 유명한 절이다. 이 용천사의 가을 풍취도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 있어, 늦가을 용천사를 찾았다. 용천사의 여기저기 단풍을 찍다가보니, 작은 석등 한 기가 서 있다. 석등은 부처님의 말씀을 온누리에 펼쳐 사바세계를 밝게 비친다는 뜻을 갖고 있다. 석등은 절 경내뿐만 아니라 묘역 등에도 세우는데, 이것은 유택에 잠든 영혼의 저승길을 밝힌다는 뜻을 갖고 있다.

전남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의 경내에 있는 석등
▲ 석둥 전남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의 경내에 있는 석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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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용천사의 석등은 불을 밝히는 화사석을 받치는 기둥인 팔각 간석에, 강희 24년이라 음각을 해, 조선조 숙종 11년인 1685년에 조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제작한 년대까지 음각을 한 경우도 드문 예이다. 이 석등은 우리가 흔히 보던 것과는 모습이 달라 눈길을 끈다.

우선 이 석등의 머릿돌은 팔작지붕을 본떠 만들었다. 지붕의 형태도 그렇지만 처마에 부연을 달아낸 것까지 조각을 하였다. 부연 밑에는 투박하기는 해도 공포를 조각한 것도 보인다. 이런 석등을 찾아보기란 쉽지가 않다. 화사석은 간단한 무늬를 음각해 고졸한 멋을 풍기고 있으며, 둥글게 창을 내었다.

화사석을 받치고 있는 간석은 연꽃문양을 조각하였다. 석등의 아랫 간석에는 두 줄을 내고 네 마리의 거북이가 매달려 있었는데, 현재는 두 마리만 남아있다. 거북이의 형태는 흡사 줄에 매달린 듯 재미난 형상을 하고 있다.

팔작지붕으로 처마밑에 부연이나 공포등을 조각해 투박하지만 멋스러운 모양이다.
▲ 머릿돌 팔작지붕으로 처마밑에 부연이나 공포등을 조각해 투박하지만 멋스러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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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강암 쑥돌로 제작된 이 석등은 네모난 돌에 원형의 화창을 내었다.
▲ 화사석 화강암 쑥돌로 제작된 이 석등은 네모난 돌에 원형의 화창을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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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사는 6·25 동란 때 불에 타서 거의 모든 유물들이 소실이 되었는데, 이 석등만은 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높이 2.37m의 화강암 쑥돌로 조성된 이 석등은 투박하지만, 나름대로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강희 24년이라 음각을 해 조선조 숙종 11년인 1685년에 조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 간석 강희 24년이라 음각을 해 조선조 숙종 11년인 1685년에 조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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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등의 아랫 간석에는 두 줄을 내고 네 마리의 거북이가 매달려 있었는데, 현재는 두 마리만 남아있다
▲ 거북 석등의 아랫 간석에는 두 줄을 내고 네 마리의 거북이가 매달려 있었는데, 현재는 두 마리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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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용천사의 석등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84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일반적인 석등과는 달리 팔작지붕을 얹고 원형의 화창을 낸 화사석. 그리고 간석에 붙은 거북의 모습 등, 조금은 매끄럽지 못한 듯한 모습으로 조성이 되었지만, 가치가 있는 소중한 문화재이다. 우리는 대개 국보나 보물 등의 지정으로 문화재의 가치를 논하지만, 아무리 작은 지방문화재라고 해도 그 소중함은 동일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태그:#석등, #용천사, #유형문화재, #함평, #화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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