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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 본촌산단에 위치한 (주)태봉의 회사 전경. 사업확장 때 마다 공단내에 새로 입주해 본촌산단에만 4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다.
▲ (주)태봉 광주 북구 본촌산단에 위치한 (주)태봉의 회사 전경. 사업확장 때 마다 공단내에 새로 입주해 본촌산단에만 4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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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산업이 사양 산업인가?

섬유를 접한 지 47년이 된 (주)태봉(대표 이봉상)의 김기문 부사장은 섬유는 결코 사양 산업이 아니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의 이야기는 생필품의 70%를 섬유가 차지하고 있고, 비행기 1대를 분해하면 60%의 섬유제품이 나올 정도로 섬유제품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섬유가 사양 산업으로 보이는 것은 연구와 투자가 없기 때문이며, 기업이 투자하고 대학에서 연구를 좀더 하면 다시 경쟁에서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태봉은 70년도 후반 직원 5명으로 시작해 86년도 법인으로 전환한 섬유원료 생산과 특수 섬유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지난 2006년 500만불수출탑을 수상하고 내년 중엔 1,000만 불 수출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광주지역의 우수중소기업이다.

주 생산품은 드레싱제, 거즈, 시트 등 의료용품과 위생용품으로는 기저귀, 생리대 커버, 물수건, 마스크, 키친타월 등이 있으며, 신종플루 때문에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는 마스크에는 항균, 소취(냄새를 제거), 방취 등의 기능성 원단과 은나노, 황토 등을 첨가한 완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탈지면과 알콜솜 등은 세계 1등급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제적으로 탈지면 1등급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는 미국의 바나트, 프랑스의 하이드라, 벨기에의 알마, 일본의 마루산, 한국의 태봉이 꼽히고 있어 세계 1위 그룹에 당당히 '태봉'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다.
내수판매만 하는 생리대는 전량 모두 동아제약의 OEM 제품으로 판매돼 국내 대기업에서도 품질을 인정하고 있다.

동아제약의 삽입식 생리대 '템포'가 바로 그것인데 동아제약은 태봉의 기술력과 품질을, 태봉은 동아제약의 영업력과 브랜드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서로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태봉은 2006년 12월 한 달 동안 동아제약에 기술직원을 파견해 템포 제조기술을 습득하고, 2007년 1월에 1년 뒤인 2008년부터 완제품을 납품하자는 OEM생산방식을 계약했다. 하지만 2007년 3월에 납품을 할 정도로 기술이전을 정확하고 빠르게 성공시켜 동아제약은 물론 동종업계 관계자까지 놀라게 했다.

98년 제1공장 전소로 위기... 4개월 만에 정상화

(주) 태봉의 김기문 부사장
▲ 김기문 부사장 (주) 태봉의 김기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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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화 된 이후 23년의 기간 동안 태봉이 겪은 가장 큰 위험은 IMF 때이다.
작년 환율사태 때는 키코에 가입해서 손실을 봤지만 다행히 환율과 반대로 농산물 가격이 내려 전년도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제자리걸음이었지만 다른 기업이 환율 때문에 고생한 것에 비하면 선전한 것이다.

IMF 당시에도 처음에는 그랬다. 해외에서의 주문이 꾸준히 이어져 다른 기업의 도산과는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98년 3월에 제1공장이 전소하는 큰 불이 났다. 자산의 손실도 큰일이었지만 가장 먼저 생산을 해왔던 제품인 만큼 국내외 여러 곳에서 물량 주문을 받았는데 이를 제때 공급하지 못해 장기적 거래처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보험회사마저 고의로 불이 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었지만 태봉의 재무제표로 그동안의 실적을 확인한 후 의심을 풀었고, 물건을 납품받는 일본과 대만 기업에서는 조속한 정상화로 빨리 태봉의 물건을 받고 싶다며 행정적 지원을 부탁하는 편지를 광주시에 보내기도 했다. 이런 주변의 노력과 발 빠른 위기 대처 능

력으로 인해 제1공장은 4개월 만에 정상적으로 가동을 할 수 있었다.

(주)태봉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주원료는 목화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전남 곡성에서만 관광과 원예용으로만 소량 재배하고 있어 원료는 100% 수입할 수밖에 없다. 목화의 가격은 해마다 경작면적, 작황 상태와 태풍의 피해 정도 등에 따라 가격이 변동 한다. 또 화학제품의 가격이 오르면 동반 상승한다.

우리나라는 목화의 90%를 미국과 호주에서 수입하고 있고 나머지 10%정도를 브라질, 페루, 멕시코, 인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들어오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작년에는 농산물 가격이 하락해 이득을 봤지만 2009년 3/4분기부터 가격이 오르고 있어 2010년에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친환경 침식억제 매트 개발로 내년을 기대

(주) 태봉의 제품 알콜솜 휴(HUE)
▲ 알콜솜 (주) 태봉의 제품 알콜솜 휴(H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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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태봉은 키르키즈스탄의 현지 공장이 품질 개선이 안 되고 원자재 가격에 메리트가 떨어져 철수를 하는 등 탄탄대로만 걸어오지 않았다. 앞으로도 원자재가 언제 오를지 몰라 항상 위험을 안고 있고, 총 생산비의 15%나 차지하는 운송비도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외부의 악재를 이기는 내부의 능력을 최대한 높여 미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특히 새로 개발한 침식억제용 식생 매트 '이지그린매트'는 100% 천연소재로 100일 이내에 생분해되기 때문에 주변의 관심이 뜨겁다. 

기존 제품들은 폴리에틸렌, 폴리비닐 등 비생분해 소재로 만들어져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완전분해까지 70여년이 걸리지만 이지그린매트는 토양의 정도에 따라 최소 2주면 완전분해가 되고 특히 경사면 설치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올해는 제품 출시가 늦어 겨울 공사가 없어 매출을 많이 올리지 못했지만 내년 봄부턴 여러 건설현장에서 효자노릇을 할 것이란 기대가 대단하다.

또 이 매트는 농업용 멀칭비닐의 대체품으로 개발되면 밭작물 경작에 있어서도 환경오염을 줄이고 비료성분이 첨가된 매트는 지력까지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2009년 초반에 설립해 아직까진 구체적 성과가 없지만 기술연구소의 불은 늦게까지 꺼지지 않고 있다. 기술연구소는 완제품 생산에 있어서 태봉만의 품질로 국제시장을 겨냥하고, 생산하는 모든 면제품을 세계적 제품으로 높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어, 향후 태봉이란 이름이 세계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태그:#태봉, #섬유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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