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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0일 낮 12시 30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10일 국민참여당에 입당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창전동 국민참여당 당사에서 이병완 창당주비위원장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하고 주권당원(평당원)이 됐다.
 
그는 이날 미리 배포한 입당선언문에서 "2012년 한나라당 정권을 마감시켜야 한다, 2010년에는 먼저 지방권력을, 그리고 그 다음에 의회권력과 청와대 권력을 차례차례 국민의 품으로 찾아와야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을 5년으로 끝내고 국민이 대통령인 시대를 다시 열겠다"며 정치 재개의 목표를 분명히 했다.
 
그는 입당식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민참여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국민참여당이 억울하고 힘 없는 사람들의 생활, 복지를 중심에 놓고 정책을 펴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시민 전 장관은 "우리 모두 철저한 리얼리스트가 되자, 하지만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꾸자"는 체 게바라의 말을 인용하면서 국민참여당이 "불가능한 꿈을 실현할 정당"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유 전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국민참여당을 선택한데 대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강조했다.
 
국민참여당이 내년 1월 17일 창당을 앞두고 있지만, 유 전 장관은 아직 당내에서 구체적인 직책이나 역할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필업을 하고 있는 작가"이자 평당원으로서 그때 그때 필요한 일을 하겠다는 얘기다.
 
내년 지방선거 참여 계획도 "아직은 없다"고 못박았다. 당 안팎에서 경기도지사 혹은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지만, 자신이나 당 모두 아직 결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아주 먼길을 떠나는 심정"이라는 말로 기자들의 질문을 비껴갔다.
 
▲ 유시민 "노 대통령이 말렸지만... 민주당 미래 안 보여"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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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넥타이 매고 국민참여당 평당원 입당 원서 제출
 

- 왜 국민참여당을 택했는지 좀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두 가지를 눈여겨 보고 있다. 우선 6년 정도 정당 생활을 하면서 정치인들 자신의 이익이나 소망에 따라 정당을 만들고 없앤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또 하나는 억울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생활, 복지를 중심으로 놓고 정책을 해나가는 정당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국민참여당이 그런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서 당원이 됐다. '철저한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꾸자'는 말처럼 불가능한 꿈을 갖고 대한민국에서 실천할 수 있는 흐름 가진 정당이 현재로선 국민참여당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 앞으로 한두달 동안 계획은 뭔가. 또 내년 지방선거 참여 계획은.
"오늘은 입당원서를 내고 주권당원, 평당원이 됐다. 평당원으로서 당을 건설하는데 해야 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판단하기 보다 앞으로 시간 갖고 당원, 지도부와 상의해 가면서 당과 정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언제 뭘하고 하는 구체적 계획은 없다. 현재로서 구체적으로 선거와 관련해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다."
 
- 천호선 부위원장은 영남에서 한나라당과 호남에서는 민주당과 싸우겠다고 했다. 민주당과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이병완) "어떤 순간에도 대의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현재 (영호남에서) 무당독재, 무비판, 무견제, 무대안의 지방정치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분명한 대안-비판세력으로서 분명히 경쟁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수도권 등에서는 참여와 연대, 협력의 정신을 항상 갖겠다."
 
(유시민) "국민참여당은 현재 상충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는 정치일반의 대원칙인 경쟁의 원리에 따라 모든 정당과 치열하게 정책으로 경쟁할 것이다. 동시에 많은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의 종식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경쟁하면서 필요한 협력을 해야 한다. 이는 국민참여당 뿐 아니라 진보정당도 외면할 수 없는 대의다.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지 않나."
 

-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거연합도 염두에 두고 있나.
(이병완) "국민참여당 당원의 의지는 똑같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가능한한 전국에서 다 후보를 내고 경쟁 구도로 갈 것이다. 하지만 반한나라당의 큰 대의에서는 연합과 연대, 협력,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다. 특히 수도권이나 몇 군데에서는 국민적 열망 있을 것이다."
 
(유시민) "국민참여당은 이제 막 출발하는 작은 정당이다. 생각은 많이 하지만 현실에서 한계가 있다. 뜻이 높다고 하더라도 주체 역량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일을 해야 한다."
 
- 국민참여당에서 유 전 장관의 역할은 뭔가.
(이병완) "우리의 당면 과제는 내년 1월 중순 창당작업을 마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당원, 국민의 바람을 수렴해 가야 한다. 물론 유 전 장관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있다. 하지만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정리해 가려고 생각한다."
 
- 유 전 장관은 대구로 내려갈 때 노무현의 지역주의 타파를 이을 생각으로 큰 포부를 갖고 내려갔다. 그런데 아무런 얘기 없이 떠났다. 어떤 판단 때문에 떠났는지, 또 국민참여당의 요구가 있다면 다시 대구로 갈 것인지 밝혀달라.
"너무 깊게 안 갔으면 좋겠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진보개혁진영의 정치인, 당원, 유권자들이 너무 자기 생각이나 계획을 앞세우지 않는게 좋겠다는 점이다. 정치와 국가 발전을 위해서 자기가 할수 있는 일이 뭔지 생각하고, 하기 싫고 마음에 안 차더라도 (당의 명령이 있다면) 해야 한다. 대구에서 저의 활동이나 거취는 큰 원칙 속에서 정해야 한다. 당에서 상의하고 하나하나 정리했으면 한다."
 
"아주 먼길 떠나는 심정...선 그어놓으면 나중에 뭘 하기 어렵다"
 

- 4대강 사업, 미디어법, 세종시 등 최근 현안에 대한 생각도 밝혀달라.
"국가운영의 중심주체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다. 이 분들이 거의 모든 의사결정권 갖고 있다. 4대강과 세종시, 미디어법도 나름의 판단과 소신을 갖고 있고, 그것을 관철하려는 노력은 이해한다. 집권세력은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하지만 자신이 반드시 옳지 않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래서 법과 제도, 이를 운영하는 민주적 절차가 필요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나 한나라당 지도부는 지나치게 독선에 빠져 있다. 국민참여당이 이를 막기 위해 당장 뭘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지금 연장을 다듬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에 넘어간 권력과 그들의 '사적 권력 오남용'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지방권력 회수하고, 의회권력, 청와대 권력 바꾸는 구체적인 행동계획에 대해 정치인이 머리 맞대고, 대의에 맞는 행동하고, 국민들이 지지해주고 해서 표로 끝내야한다."
 
- 아까 지방선거에서 너무 깊게 안들어갔으면 한다고 했는데, 국민이나 당의 요청이 있으면 경기도지사나 서울시장 출마할 의향이 있는가.
"국민참여당은 지금 무슨 역할하기가 매우 어려운 정당이다. 각지에 기초의원 정도가 몇 사람인 아주 작은 신생정당이다. 아주 먼길을 떠나는 심정이다. 거취 문제도 그런 차원에서 봐달라. 무엇은 한다, 무엇은 절대 안한다고 선을 그어놓으면 나중에 뭘 하기 어렵다."
 
- 지난 대선에서 유시민, 이해찬, 한명숙이 힘을 합쳐 많은 지지자들 지지 받았다. 지금 활동 영역이 다른데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두 분 전 총리는 제가 존경하는 분들이고, 제 인생의 선생님들이다. 그래서 상의하고 의견도 듣고 참고한다. 하지만 제 거취에 대한 판단은 다르다. 다 함께 움직이면 제일 좋다. 그런데 살다보면 믿고 존경하는 사이라도 판단이 어쩔 수 없이 다른데는 있다. 저는 두 분을 모시고 함께 갔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 개혁당 시절 '고래를 삼킨 새우' 비유를 들었다. 개혁당이 성공했다고 평가하나. 그렇다면 이번에도 성공하리라 생각하는가.
"고래를 삼킨 새우라는 슬로건이 있었다. 낭만적인 슬로건이다. 하지만 대립구도 설정을 미숙하게 한 것 같다. 그 당시 개혁당이 갖고 있던 당원제도나 좋은 프로그램 갖고 많은 국회의원 있는 정치세력과 통합해서 좋은 시스템을 도입하면 당을 장악하지 못해도 좋은 정당이 실현될 것이라는 취지에서 그런 슬로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잘 안됐다. 거기서 교훈을 얻었다. 일확천금 하듯 '정치 M&A'를 통해, 로또 하듯 하면 단기간에 욕심부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새우끼리 좋은 집을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는 지난 시기의 경험에서 오는 쓰라림과 각성이다."
 
- 만약 노 전 대통령이 살아있다면, 유 전 장관의 선택을 공감했겠나.
"전화를 걸어볼 수 없으니까 알기 어렵다(웃음). 아주 오랜기간 노 대통령과 제가 토론한 핵심 주제 중 하나다. 사실 2007년 초부터 저하고 노 전 대통령의 의견이 많이 달랐다. 노 대통령은 따로 정치세력을 갖고 가는게 너무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면 민주당 안에서 해보는게 어떠냐는 생각 많이 갖고 있었다. 저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자네 생각이 맞기는 하지만 너무 빨리 판단하지 말라'고 한게 이 문제에 대한 마지막 대화였다. 만약 지금 제가 전화를 걸 수 있다면 '이번에는 제 판단대로 하겠습니다, 말리셔도 하겠습니다'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아마 지금은 노 전 대통령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태그:#유시민, #국민참여당, #입당, #주권당원, #이병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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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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