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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배, 이종걸 민주당 의원과 전국언론노동합, 미디어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언론관련법' 권한쟁의심판 청구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이 내려지자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규탄하며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요구하고 있다.
 천정배, 이종걸 민주당 의원과 전국언론노동합, 미디어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언론관련법' 권한쟁의심판 청구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이 내려지자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규탄하며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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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언론관련법' 권한쟁의심판 청구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기각 결정이 내려지자 전국언론노동합, 미디어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규탄하며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요구하고 있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언론관련법' 권한쟁의심판 청구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기각 결정이 내려지자 전국언론노동합, 미디어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규탄하며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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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아이의 아버지라는 건 분명한데, 아버지의 자식은 아니라는 식이다. 하지만 하나는 분명하다. 한나라당이 재투표와 대리투표 등 법을 위반했고, 민주주의를 짓밟았다는 것이다."

전직 법무장관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천 의원만이 아니다.

29일 서울 가회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미디어관련법 권한쟁의 심판 결정 소식을 들은 모든 사람들의 표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미디어 관련법 무효를 주장하는 쪽과 지지하는 쪽 모두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서로 "도대체 무슨 소리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거야?" 등을 물으며 헌재 결정을 이해하려 애썼다. 일부 흥분한 시민은 헌재를 향해 "헌재는 정권의 개가 됐다!"고 소리쳤지만 그런 행위와 분노가 '대세'는 아니었다.

시민들은 전문가들의 의견에 눈과 귀를 모았다. 전국언론노조와 야당은 헌재 결정 직후인 29일 오후 3시께 헌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뭔가 속 시원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시민 100여 명이 몰렸다. 전직 법무장관, 현직 국회의원 그리고 법학자가 발언을 했지만 갈증은 풀리지 않았다.

천정배 의원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야당과 국민을 무시하고 불법을 저질렀기 때문에 사과를 해야 한다"며 "미디어법은 국회에서 새롭게 논의해 정상적인 표결을 거쳐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헌재의 판결은 절차적으로 문제는 있었지만 그걸 다시 수정하는 건 국회에 맡기겠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회에서 미디어법을 재논의할 수 있는 강제 규정이 없다"고 사실상 미디어법 재논의와 재처리는 불가능함을 밝혔다.

 "위조지폐지만, 사용에는 문제없다고?"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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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특유의 입담으로 이렇게 정리했다.

"위조지폐라는 건 분명한데, 화폐로서 가치가 없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입시부정은 있었지만 합격 무효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의회를 짓밟는 폭거를 저지른 것은 분명하다. 미디어법은 정치적으로 무효다."

미디어법 무효를 위해 헌재 앞에서 1만배를 올렸던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새로운 투쟁을 예고했다. 최 위원장은 "공부 많이 한 사람들이 단순한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절차상 위법을 인정한 헌재가 마지막에 용기가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결국 헌재의 결정은 다시 국민 여론을 수렴해서 정치권에서 해결하라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재논의하지 않으면 다시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역시 "헌재에게 재판을 하라고 했는데, 개판을 쳐놨다"며 "결국 국민의 몫이고, 국민이 판결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를 받아서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국민이 이기긴 이겼는데, 또 하나의 싸움이 시작됐다"며 "전 국민 불복종 운동과 저항 운동을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모든 참석자들이 "미디어 악법 원천무효, 우리가 승리했다"는 구호를 외치며 정리됐다. 어쨌든 야당과 진보 진영 시민사회 단체는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웃는 사람은 없었다. 여전히 뭔가 찜찜한 얼굴이었다.

헌재가 절차적 문제는 있지만 효력은 인정했듯이, 이들은 승리를 선언했으면서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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