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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잘 만나야 좋은 대학 갈 수 있는 사회가 됐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실이 23일 공개한 '대한민국 교육불평등지도'에 따르면 지역별 공시지가, 지역별 학력수준에 따른 수능 상위 등급 학생 수와 서울·연·고대 진학율이 높아졌다.
 부모 잘 만나야 좋은 대학 갈 수 있는 사회가 됐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실이 23일 공개한 '대한민국 교육불평등지도'에 따르면 지역별 공시지가, 지역별 학력수준에 따른 수능 상위 등급 학생 수와 서울·연·고대 진학율이 높아졌다.
ⓒ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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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난다"는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3일 공개한 '대한민국 교육불평등 지도'([내려받기] PDF파일)에 따르면, 지역별 공시지가가 높은 지역일수록 수능 상위등급(외국어 영역, 1~2등급) 학생 수가 많았다. 또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SKY 대학' 진학율과 전문대 이상 학력 순위도 대동소이했다.

권 의원은 전국 232개 시·군·구의 지역별 집값과 학력수준의 순위를 색깔로 표시해 ▲서울·연·고대 진학비율 ▲수능 상위등급 비율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위치 여부 등과 함께 비교해 부의 정도와 학력의 정도가 상당히 일치한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특히 특목고와 자사고를 제외한 상태에서 수능 상위등급 비율이 높은 지역을 보면 집값과 학력순위와의 일치도는 상당히 높았다.

수능 상위등급 학생이 가장 많은 서초구와 강남구의 경우, 지역별 공시지가나 전문대 이상 학력 수준과 비교할 때도 1위를 차지했다. 소위 'SKY 대학' 진학율도 이와 비슷했다. 즉 부와 학력이 세대를 뛰어넘어 세습되고 있는 셈이다.

강원도 횡성, 경기도 가평과 동두천, 충남 공주, 전남 나주 등과 같이 집값과 부모의 학력 순위가 높지 않은데도 상위권 비율이 높게 나온 곳도 이유가 있다. 이러한 지역에는 자사고와 특목고,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자율학교들이 위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권 의원은 "이러한 특목고와 자사고의 외지인 비율은 76%에 달한다"며 "이러한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학생들은 대체로 해당 특목고와 자사고에 진학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부모 잘 만나야 'SKY' 갈 수 있는 현실... 공교육비 재정 분배도 '불균형'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실은 23일 교육불평등지도를 발표하고, 특목고 등 부모의 사회경제적 조건에 의해 교육불균형이 발생하는 현실에서 정부마저 특목고 등에 예산을 편중지원해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실은 23일 교육불평등지도를 발표하고, 특목고 등 부모의 사회경제적 조건에 의해 교육불균형이 발생하는 현실에서 정부마저 특목고 등에 예산을 편중지원해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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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의원은 또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으로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전국 학교회계 세입결산총액'과 '국·공립학교 교원인건비·등록금 총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교육비'마저 일반계고보다 특목고에 편중 지원돼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권영길 의원실은 공교육비 구성 요소로 ▲정부 교육예산 ▲학부모부담 교육비 ▲사립학교 재단전입금을 포함했다.)

자료에 따르면 특목고 학생 1인당 공교육비가 총 1162만 원 정도가 지출되는데 반해 일반계고는 612만 원 정도로, 특목고 학생이 약 1.9배 더 많은 공교육비 지원을 받고 있다. 자사고 학생도 일반계고에 비해 1.6배 많은 공교육비 지원을 받고 있었다.

교육재정 목적사업비 격차로만 따지면 이 차이는 더욱 심화된다. 정부는 특별교부금으로 특목고에 지난 3년 간 연평균 1인당 162만 원을 지원했지만 일반계고에는 지난 3년 간 연 평균 11만 원 정도를 지원하는데 그쳤다.

특히 특목고·자사고와 일반고의 학생 1인당 평균 학부모 부담 교육비 격차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정부의 교육재정 정책은 '편중 지원'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6일 최근 3년간 '전국 학교회계 세입결산총액'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특목고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학부모는 2008년 기준으로 일반계고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학부모보다 2.1배의 돈을 부담해야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기준 특목고 학생 1인당 평균 학부모 부담 교육비는 약 592만 원, 자사고 학생 1인당 평균 학부모 부담 교육비는 약 611만 원으로 일반계고 학부모의 부담(258만 원)보다 현저히 높았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골고루 분배되어야 할 교육예산이 고소득층 자녀가 대부분인 외고 등 특목고에 편중지원되고 있다는 것은 정부가 교육격차를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늘리는 주범인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 정부는 적극적인 교육 역차별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년동안 정책연구과정에서 작성된 통계들을 그래픽 작업을 통해 한 눈에 들어오도록 교육불평등지도를 작성했지만 작성한 입장에서도 결과가 충격적"이라며 "교실로 침투한 빈곤과 차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태그:#교육 불평등, #권영길, #자사고, #특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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