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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 예의와 도리를 상실한 시대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10월 9일 아침, 희망의 빛이 한 줄기 엿보였다. 88CC경기보조원 43명 전원이 부당징계무효확인소송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지난 2월 4명의 제명자와 39명의 출장유보자 43명이 부당징계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였고, 이날 오전 10시 결심공판이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렸다. 법원은 43명 전원에 대해 승소판결을 내렸다. 88CC 김은숙 분회장은 "당연한 결과지만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때이니 만큼 몹시 기쁘다" 고 말했다.

보훈처 소속의 88CC 경기보조원들이 해고된 지 1년 15일, 김은숙 분회장의 무기한 단식 26일째인 이날. 우리 사회의 상식이 아직은 살아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회사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88CC 경기보조원들을 차례로 해고한 후 정말 가열차게 투쟁했다.

특수고용노동자인 이들에게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례적으로 부당노동행위와 부당해고를 인정한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행강제금까지 물면서도 노동위원회 판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노동조합을 탈퇴한 조합원에 대해서는 즉각 복귀를 시키고 있다. 사실상 이 해고 싸움은 노동조합을 지키기 위한 투쟁인 것이다.

88CC 김은숙 분회장은 말한다.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경기보조원으로서 위축감에서 벗어나 당당해졌다. 나도 '건강한 노동자'라는 인식, 합당한 대우를 받고 싶다는 권리의식이 생겼다." 노동자로서의 자존감의 회복. 생계를 위협하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88CC 경기보조원들은 노동조합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회사는 대법까지 갈 것을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안 된다. 이제는 보훈처가 나서서 사측을 압박해야 한다. 상식의 절반을 되찾는 일은 이제 멀지 않다. 우리가 아는 것들 - 정직, 그른 것을 그르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내 일과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세상이 빨리 오기를 바라본다.

덧붙이는 글 | 생생여성행동 블로그, 소속단체 사이트에 동시게재됩니다.



태그:#88CC, #김은숙, #부당징계무효확인소송, #승소, #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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