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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성매매!"
"성매매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소통"

제1회 STOP! 성매매영상제의 포스터
 제1회 STOP! 성매매영상제의 포스터
ⓒ 이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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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성매매방지법 시행 5주년을 맞아 지난 15일 '제1회 스톱(STOP)! 성매매 영상제'를 개최했다. '성매매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소통'이란 화두를 내건 영상제는 성매매 및 성착취·인신매매 방지, 피해자 지원 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 마련되었다.

'제1회 스톱(STOP)! 성매매 영상제'에서는 일반시민들이 직접 만든 성매매 영상공모전 본선 진출작과 성매매방지활동에 관련된 국내외 작품 등 총 12편의 영상이 상영된다.

영상제를 주관한 이화영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은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성매매가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하고 성을 권하는 사회 문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감성적이고 호소력 있는 소통 방식인 영상을 통해 (여성)인권에 대한 논의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영상제가 "탈성매매 여성들에게 자기 치유에 대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날 오후 3시에 서울 종로 피카디리 극장에서 막이 오른 개막식에는 200여 명의 시민들이 가득 들어찼고 변도윤 여성부 장관과 신낙균 국회 여성위원회 위원장, 김금래 한나라당 의원 등도 참석했다.

변도윤 장관은 "성매매의 불법성과 범죄성에 대한 인식이 확인·인식되고 있지만 그 공감 대상의 범위가 일부로 한정되어 있다"는 안타까움을 표하며 "이번 영상제가 사회구성원들의 성의식에 영향을 줘 성매매 방지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낙균 의원 역시 "성매매방지법 시행 5년이 지나며 이제 성매매가 범죄인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법으로는 (성매매를) 막을 수 없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서 신 의원은 "소통과 교류의 성이 아닌 매매의 성은 인간 존엄성의 파괴라는 인식, 성매매의 부당성을 더 알려야 한다"며 영상제의 개최에 응원을 보냈다.

개막식을 마친 후 개막작 상영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들은 참석하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떴다.

본선진출 8편... '성매매 공화국'인 우리 사회 보여줘

개막작은 성매매 영상공모전 본선진출작 8편이었다. 6월 초부터 두 달 동안 진행된 영상공모전 예선을 통과한 본선 진출작들은 3분에서 20분 사이의 분량으로서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르포 등 다양한 형식으로 준비되었다.

성매매 반대 광고 'Fresh M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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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극영화 '달콤한 소리'는 신인 여배우 J양이 PD와 감독들에게 성접대를 하며 겪는 갈등과 고통을 보여준다. 한 PD는 J양의 허벅지 살을 더듬으며 "오늘밤 나한테 어떻게 하느냐가 너의 배역을 결정해"란 말을 음흉하게 건넨다. 결국 J양은 아파트 옥상의 끄트머리에 위태롭게 올라선다.

(2) 극영화 '성매매 NO!NO!NO!'에는 음료수 캔 대신 여성들의 사진이 내걸린 자판기가 등장한다. 돈을 넣고 원하는 여성을 선택하면 알몸의 여성인형이 나오고 이를 포주에게 갖고 가면 진짜 여성을 내주는 성매매 과정을 보여준다. 뭐도 모르고 자판기에서 인형을 뽑아든 한 여자아이는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이어서 영화는 "한순간의 쾌락을 위해 사람을 사고파는 비뚤어진 세상. 당신들의 아이들에게 이런 세상을 보여주시겠습니까?"란 물음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3) 애니메이션 '빛'은 도시의 밤거리를 점령한 화려한 불빛 속에 자리 잡은 은밀한 어둠을 들춰내고자 한다. 영상에서는 "성매매 여성들은 하루에 수십명의 남성들을 상대하며, 심지어 생리 때도 솜으로 틀어막고 성매매를 한다"는 설명이 흘러나온다.

(4) 애니메이션 '성매매의 덫, 이런 상상해보셨나요?'에는 네 가족이 등장한다. 동남아로 섹스관광을 떠나는 아빠 '원정대', 여성전용클럽에서 꽃미남들을 주무르는 엄마 '나드리', 성매매 업소에 수없이 드나드는 아들 '원한밤', 돈 욕심에 원조교제를 마다하지 않는 딸 '원하니'. 웃음을 자아내지만 결코 웃을 수는 없는 가족구성이다.

(5) 극영화 '인형'에서는 "난 사람인 것도 잊은 채 인형이 되어가고 있었다"는 성매매 여성의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그녀는 "남자들 밑에 깔려 구역질 해대던 인형", "진열장의 상품"이 된 스스로를 괴로워하며 "성매매는 직업이 아닌 억압"이라고 외친다.

(6) 극영화 'Turning Point'는 가출한 여학생이 성매매 업소를 거쳐 여성쉼터로 향한 여정을 짤막하게 보여준다.

(7) 다큐멘터리 '성매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는 성매매에 대한 남성들의 의식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영상은 남녀 각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찬반 설문조사에서 남성은 77%가 찬성을, 여성은 83%가 반대를 한 상반된 결과를 제시한다. 인터뷰에 응한 남성A는 "성매매가 있기에 성범죄가 줄어든다. 혼자보단 둘이 즐기는 게 좋지 않냐"라고 말했고, 남성B는 "성매매 종사여성은 그로 인해 돈을 번다. 서로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정당한 거래 아니냐"라고 말하며 성매매 찬성을 주장한다.

(8) 르포 '20대 남성들, 그들이 생각하는 성매매란'에서 함께 술자리를 하며 성매매에 대해 논하는 남성들도 "성매매가 왜 문제 되는지 모르겠다", "경제적 관점에서 합리적 거래이다",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해결이다"라는 말을 통해 우리 사회가 왜 '성매매 공화국'이라 불리고 있는지 그 뿌리 깊은 이유를 깨닫게 해준다. 

본선진출작 8편은 심사위원 평가와 관객 인기투표를 통해 대상, 최우수상 등에 선정된다. 선정결과는 16일 오후 7시 폐막식에서 발표되며 수상작은 폐막식에서 다시 상영된다.

개막식 이후에 이어진 소통파티 'talk, STOP!'에서 참가자들이 축배를 들고있다.
 개막식 이후에 이어진 소통파티 'talk, STOP!'에서 참가자들이 축배를 들고있다.
ⓒ 이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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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6일에는 미국 십대 여성의 인신매매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베리 영 걸스'(데이비드 쉬스 감독)가 아시아 최초로 상영되며, 1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네트워크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언니'(계윤경 감독), 성매매 여성들의 자활과 치유를 그린 '기적의 장소 세이지'(세이지 제작)도 상영된다. 또한 '성매매방지문화 확산을 위한 영상매체 활용 방안'을 주제로 한 포럼도 진행된다.

'제1회 스톱(STOP)! 성매매 영상제'는 누리집(http://stop.or.kr/film/)을 통한 참가신청 혹은 현장 참가신청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태그:#STOP! 성매매영상제,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성매매방지법, #성매매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소통, #피카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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