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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특임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정무위원회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주호영 특임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정무위원회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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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 때 20여 차례 인사청문회에 참여하면서 다른 분들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 적이 있었다. 이제는 '이 정도면 적격자다' 하는 일정한 기준을 정리해 가야 논란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주호영 특임장관 후보자는 15일 인사청문회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자신의 '과거'에 대한 '참회성 답변'을 내놨다.

주 후보자의 답변에 같은 한나라당 소속이면서 초선인 김용태 의원이 "지난 10년 동안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이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해온 것에 적절한 유감이나 사과를 표명해야 하지 않느냐?"고 다시 묻자, 주 후보자는 "적절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본다"는 답변까지 내놨다.

"청문회 대상자로 서 보니 이해된다"

17대 국회 때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인사청문회 저격수'로 20여 차례 인사청문회에 참여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인사의 각종 의혹을 파헤쳤던 주 후보자는 이날 완전히 바뀐 처지에 적잖은 당혹감을 느껴야 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증여세 탈루 의혹. 주 후보자는 2006년 9월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전 후보자의 자녀들의 통장에 수천만 원씩이 입금된 사실을 들어 증여세 탈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나라당은 전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고 전 후보자는 결국 낙마했다.

주 후보자에게도 같은 의혹이 제기됐다. 20대 초반에 아직 학업 중인 두 아들 명의의 통장에 각각 7000여만 원과 5000여만 원이 입금된 적이 있었던 것. 주 후보자는 해외 유학을 한 자녀들의 학비와 자녀들의 인턴 수입 등으로 해명했다.

주 후보자는 이날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구입시의 다운계약서 작성, 겸직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위반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이날 오후 청문회 도중 주어진 쉬는 시간에 소감을 묻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주 후보자는 "'알고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청문위원의 처지에서 보면 나의 모든 것이 의혹 덩어리로 보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과거 자신이 매섭게 추궁했던 인사청문 대상자들의 심정이 이제야 이해된다는 얘기다. 

이제는 '맞아도 안아픈 부메랑' 위장전입.. "장관급 20%가 위장전입 경력"

15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개회를 기다리던 주호영 특임장관 후보자가 먼저 손을 내민 신건 의원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15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개회를 기다리던 주호영 특임장관 후보자가 먼저 손을 내민 신건 의원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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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인사청문회 등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위장전입'이라는 '낙마 결정타'는 이명박 정부에 들어 강력한 부메랑이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맞아도 안아픈' 부메랑이 된 형국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주양자 보건복지부 장관, 장상 총리 후보자, 장대환 총리 후보자가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났다. 참여정부 시절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최영도 인권위원장도 같은 이유로 낙마했다.

이명박 정권 초기 위장전입 부메랑은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이춘호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장관 후보자, 남주홍 통일부장관 후보자,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 등도 그렇게 낙마한 경우다.

그러나 위장전입 부메랑을 맞고도 끄덕 없는 고위 공무원들도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현인택 통일부장관, 이만의 환경부장관, 김준규 검찰총장, 오세빈 중앙선관위원,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등은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났지만 굳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 개각에 포함된 인사들의 경우 정운찬 총리 후보자, 임태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귀남 법무부장관 후보자 등 3명의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4일 인사청문회를 마친 민일영 대법관 후보자도 위장전입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현 정부 출범 뒤 국무위원과 장관급 공직자,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되거나 지명된 후보자 가운데 14명이 위장전입 논란에 휩싸인 셈이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게 "이명박 정부의 필수 과목인 위장전입도 없이 어떻게 내정됐는지 궁금하다"며 뼈있는 농담을 던지고 있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게 "이명박 정부의 필수 과목인 위장전입도 없이 어떻게 내정됐는지 궁금하다"며 뼈있는 농담을 던지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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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현 정부의 장관급 고위 공직자 20% 이상이 위장전입 경력자라는 진기록을 남겼다"며 공세를 계속 이어나갈 태세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MB정부 들어 위장전입은 고위공직자가 모두 의혹을 받을만큼 공통필수 과목이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이날 열린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되지 않은 최 후보자에게 "(위장전입은) 공통필수 과목인데, 어떻게 장관에 내정됐는지 궁금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태그:#인사청문회, #주호영, #김용태, #위장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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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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